어색한 입원 첫 날
퇴원을 한지 2주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오늘 '종합병원2'를 보는데 갑상선 환자가 수술을 앞두고 입원을 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혼자 입원을 하는 장면을 보고는 경악을 했답니다.
'정말 저렇게 큰 병원에서 보호자도 없이 환자 혼자 입원이 된다고?'
사실 저는 입원하는 게 정말 어려웠습니다.
종합병원에는 보호자 입원 동의서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입원 치료비를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한 재정보증인 같은 셈입니다.
당시 지방에 계시는 부모님께서는 제가 화상을 입은 줄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10년 전 쯤에 교통사고로 놀래켜 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화상으로 입원한다고 그러면
심장 약한 어머니께서 응급실에 실려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씀을 드릴 수 없었습니다.
평일 낮에 입원을 하려고 하니 입원 동의서 작성해 줄 보호자가 마땅히 없었습니다.
직장 다니는 친구들도 나오기 어려울테고,
가장 만만한 프리랜서 사촌 언니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미팅이 있지 뭡니까.
어쩔 수 없이 전화를 온 동네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름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직종에 있는 친구부터 골라서 전화를 했습니다.
오후에 출근하는 입시학원 수학 선생 친구한테 전화를 했더니...
글쎄.. 꿈나라였습니다...
시나리오 쓰는 친구가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아르바이트 중이랍니다.
마치자마자 달려오겠다며 기다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외래 예약 시간은 다가오고... 입원은 해야할 거 같고...
마음은 다급해졌습니다.
원무과에 전화를 걸어 입원 동의서를 친구가 퇴근하고 와서 작성해도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시큰둥하게 "어렵다느니" 이러는 겁니다.
그래도 정말 보호자가 없다고 꼭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하겠다고 했더니 "좋다"는 답을 얻었습니다.
그리곤 제일 친한 소꿉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입원을 해야하는데 보호자 입원 동의서가 필요해. 저녁에 퇴근하고 병원에 와 줄래?"
한참 업무중인 친구는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한 걸음에 달려왔습니다.
반차를 내고 말이지요.
입원 첫 날 기념 사진은 친구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요즘 외래 진료를 다니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다리와 허벅지를 감싸고 있던 붕대를 풀었습니다.
이제 샤워를 해도 될 정도로 많이 회복했습니다.
한 달 월급이 고스란히 치료비로 날아간 거 외에는 많이 회복했습니다.
새 살이 돋아서 외출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탓에 자칫 움직이다 보면 살이 찢어질 수도 있기때문에
화상 부위에 수시로 로션과 화상용 스프레이를 뿌려줘야합니다.
이번 연말 모임은 좀 힘들겠죠??^^;;
발묵 식솔들 뵙고 싶은데...
다음 기회에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는 화상을 입고 세브란스에서 진통제를 맞고 '베토벤 바이러스' 야외 촬영 취재 갔을 때 찍힌 사진입니다.
이재규 감독님 카페에 사진이 올라왔길래 업어왔습니다.
이순재 선생님과 오보에 최윤영 선생님 그리고 저 이렇게 찍혔네요..^^;
허벅지에 감은 붕대가 흘러내려 쑥스러웠습니다.
이재규 감독님 카페 조은하~루님 사진 펌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정병철 작성시간 08.12.04 상태가 심했네....병문안 못가 정말 죄송....휴유증없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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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홍석미*오타낭 작성시간 08.12.04 생각보다 많이 다쳤구나 .. 저런 ... 회복하기도 전에 일을 하다니 .. 고기 많이 먹고 얼른 쾌차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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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구혜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8.12.05 면상의 비애님! 참... 이런식으로 말씀하면 제가 협박한 게 뽀록나잖아요..^^;; / 정병철 대감 괜찮습니다 바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 / 석미 낭자.. 사실 많이 아파요.. 흑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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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부사리 작성시간 08.12.17 어쩌다가...마음 아프군요. 쾌유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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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지현 작성시간 09.01.08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이런일이..것도 한달여전에 있었네..ㅡ.ㅡ;;; 어찌하다 화상을 입었길래 양쪽다리를 다 감고 있지요? 저 다리로 또 취재까지 하러 다니다니.. 베토벤 한창 할적에 구낭의 편애모드 기사 참 열심히 봤더랬는데.. 여튼 괜찮아 지고 있다니 다행이네요.. 새살돋아 전보다 더 비단결 같은 피부가 되길~ ^^* 늦었지만 새해복도 많~~~~이 받으시옹. 오늘 그대의 '치킨' 기사가 '다음'에 화제더이다.. 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