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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과제 제출

C3117 이진수 분라쿠(文樂)

작성자あいしてる♬|작성시간05.11.25|조회수79 목록 댓글 0
1.[닝교조루리]라는 말, [분라쿠]라는 말
오늘날 일본에는 여러 가지 인형극이 있지만, 에도시대에 발생되어 오늘날까지 약 300년간 전승되고 있는 전통 인형극을 '닝교조루리(人形淨瑠璃)' 혹은 '분라쿠(文樂)'라고 한다.
 
'닝교조루리'라는 말은 닝교(人形), 즉, 인형을 '조루리(淨瑠璃)' 라는 노래에 맞추어 놀린다는 뜻이다. '조루리'란 원래 주인공인 '조루리히메(淨瑠璃姬)'의 이야기를 비롯한 장편 서사시를 악기반주에 맞추어 노래하는 유랑예인들의 예능의 명칭이었다.
조루리를 부르는 전문 예능인들은 '다유(太夫)'라 했는데, 조루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자 레퍼토리도 늘어났고, 연희방식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그전까지는 다유가 노래하는 조루리만 감상하던 것이 조루리에 맞추어 진행되는 인형의 연기도 함께 감상하게 되었다. 여기에 '샤미센(三味線)'이라는 악기 반주를 전문으로 하는 예능인인 '샤미센히키(三味線引き)'가 합세하여 팀워크를 시도했고, 대규모의 새로운 인형극을 만들어냈다. 이전의 인형극이나 이전의 조루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식의 극이라 하여 이를 '닝교조루리'라고 명명하였다. 
분라쿠
 

 2. 오사카 니홈바시에는 국립분라쿠극장
발전을 거듭하던 닝교조루리는 한 때, 침체기를 겪기도 하였으나, 19세기 오사카에서 조루리의 명인인 '우에무라 분라쿠켄(植村文樂軒)'에 의하여 크게 부흥되었다. 그의 뒤를 이은 문하생들은 인형극 전용극장을 개설하였고, 스승인 우에무라 분라쿠켄의 이름을 따서 '분라쿠자(文樂座)'라 했다. 분라쿠자는 새로운 인형극으로 많은 인기를 얻자, 닝교조루리라는 이름 대신, '분라쿠'라 부르게 되었다. 분라쿠는 역사의 대변혁기의 시련을 잘 견디면서 인형극의 전통을 유지하여 왔다. 오늘날의 분라쿠는 일본의 대표적인 전통예능의 하나로 일본인들의 문화적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분라쿠자가 있던 오사카 니홈바시에는 국립분라쿠극장이 설립되어, 오늘날에도 이곳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정기 공연과 순회공연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3. 분라쿠의 무대에 삼위일체를 이루는 사람들
객석에서 분라쿠를 보면 일반 연극의 무대에 배우들만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무대에는 (1) 배우인 '인형과 인형조정자'  (2) 인형의 대사와 극의 내용을 노래로 전개하는 '다유'  (3) 샤미센으로 '다유'의 노래 반주와 배경음악을 연주하는 '샤미센히키' 등이 나와서 역할을 분담한다.

무대 중앙에는 배경과 대도구를 설치하며, 인형조정자들이 인형을 들고 나온다. 무대의 오른쪽에는 '유카(床)'라는 지름 2.5미터 정도의 회전무대를 설치한다. 유카는 다유와 샤미센히키가 앉는 자리이다, 보통 분라쿠 한 편을 다 부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여러 명의 다유와 샤미센히키가 각 대목을 분담하여 연주한다. 다유와 샤미센히키는 유카에 나란히 앉아서 연주하다가 다음 사람들과 교대할 때는 그 자리에 앉은 채로 유카를 180도 회전시켜서 퇴장한다. 동시에 객석의 반대편 유카에 앉아서 대기하고 있던 다유와 샤미센히키가 객석에 등장하게 된다.
 
4. 무대에는 인형조정자의 통로인 후나소코를
분라쿠의 무대는 일반연극의 무대와는 다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극의 내용에 따라 여러 가지 배경을 설치하고 대도구를 배치한다. 인형의 키는 인물에 따라 다르지만, 실제 인물보다 좀 작게 만든다. 보통 인물은 1.3미터 정도로 만들기 때문에 건물이나 장치, 소도구도 이 크기에 맞추어 실제보다 좀 작게 만든다.

무대장치를 만드는 방식은 다른 연극과 같지만, 무대의 바닥은 다른 연극과 달리, 특별히 인형을 조정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낮게 만든다. 이 통로는 무대면보다 0.36미터 정도 낮게 만들어, 인형조정자의 눈높이와 인형의 눈높이가 비슷해지도록 한다. 무대에 낮추어 만든 통로 부분은 배의 밑창처럼 만든다고 하여 '후나소코(船底)'라고 부른다. 후나소코는 객석에서 보이지 않게 가림대를 만들어 둔다.

5. 인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은
  분라쿠의 가장 큰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인형의 다양한 동작과 섬세한 표정에 있다고 생각된다. 나무토막으로 만든 무생물인 인형이지만, 인형조정자인 '닝교즈카이(人形遣い)'의 조정에 따라서 늠름한 장수의 기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사랑하고 기다리는 애틋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도 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 인형조정자들은 인형을 좀 더 정교하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하여 손발과 몸체, 그리고 머리에 여러 가지 장치를 고안하였다. 아주 섬세한 동작의 표현까지 가능하게 된 것은 하나의 인형에 세 사람이 매달려 인형의 동작을 분담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인형조정방식을 '산닝즈카이(三人遣い)'라고 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하인·시녀·동행인 등 그리 중요하지 않은 단역이나, 동물 인형인 경우에는, 한 사람이 조정할 때도 있는데 이런 방식은 '히토리즈카이(一人遣い)'라 한다.

6. [있지만 없음]을 상징하는 구로고
  분라쿠의 무대를 보면 닝교즈카이들이 검은 색 옷을 입고, 검은 색 헝겊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와서 인형을 조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닝교즈카이들은 인형을 들고 등장하기 때문에 그 모습이 관중에게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관객이 조정자들을 의식하지 않고 인형에만 관심을 집중하도록 하기 위하여 '있지만 없는 것'을 상징하는 검은 복장을 한다. 이 인형을 돋보이게 하는 검은 복장을 '구로고(黑衣)'라고 한다. 닝교즈카이들은 모두 구로고를 입고 인형을 조정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주 중요한 장면에서 조정자는 구로고 대신에 얼굴을 드러내고 예복을 입고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일류 닝교즈카이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하여 중요한 주 조정자의 얼굴을 드러내는 연출법이 있는데, 이를 '데즈카이(出遣い)'라 한다.

7. 20년이나 걸리는 수련의 길
  분라쿠 인형의 특징은 산닝즈카이 즉, 인형 하나를 세 사람이 조정한다는 점이다. 인형의 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동작을 표현하기 위하여, 한 사람은 인형의 두 발의 조정을 담당하고, 한 사람은 인형의 왼손을, 또 한 사람은 인형의 얼굴과 오른손을 담당한다. 이들의 역할을 각각 '아시즈카이(足遣い)' '히다리즈카이(左遣い)' '오모즈카이(主遣い)' 라 한다.

세 사람이 하나의 인형을 조정하기 때문에 인형의 동작 하나하나는 세 사람의 호흡이 잘 맞아야 생명력이 있는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오랜 숙련기간이 필요하다. 먼저 인형의 발만 조정하는 아시즈카이 수련과정이 10년, 왼손 조정의 히다리즈카이 수련과정이 10년 걸리는데, 이런 오랜 수련을 거치고 나서야 비로소 가장 중요한 역할인 오모즈카이를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오모즈카이는 이 인형의 몸체를 자신의 왼손으로 받쳐들고 얼굴의 표정을 조정하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인형의 오른손을 조정한다.

오모즈카이는 인형을 조정하면서 아시즈카이와 히다리즈카이를 리드해 나간다. 인형을 조정할 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아시즈카이와 히다리즈카이는 오모즈카이가 조정하는 인형의 머리와 어깨의 움직임에 맞추어 발과 왼손을 조정한다. 이들은 오모즈카이와 호흡을 잘 맞추기 위하여 오모즈카이의 허리에 자기 몸을 바짝 붙여서 미묘한 동작까지 감지하면서 세 사람이 일심동체가 되도록 한다. 이런 일은 단기간에 숙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동안 한 가족처럼 지내면서 수련을 쌓아야만 되는 일이다.

오모즈카이는 인형을 조정하면서 아시즈카이와 히다리즈카이를 리드한다는 기술적인 어려움과 함께 인형의 무게도 감당해야 하는 육체적인 고통도 함께 한다. 정장을 한 인형은 가벼운 것도 수킬로그램이나 되고,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칼을 든 장수 인형은 20킬로그램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8. 유형화된 분라쿠의 인형 40여 종류
  여러 분라쿠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효는 수없이 많지만, 현재 분라쿠에 쓰이고 있는 인형 머리의 종류는 한정되어 있다. 초창기인 17세기에는 새로운 작품을 창작할 때마다 등장인물에 맞추어 인형의 머리를 새로 만들었다지만, 이후로는 한 번 만들어 두었던 인형의 머리를 다른 작품에 다시 쓴다. A라는 인형의 머리가 이 작품에는 α라는 인물로, 저 작품에서는 β라는 인물로 전용되었던 것이다.

현재 쓰이고 있는 인형 머리의 종류는 약 40가지, 이 인형들은 의상을 바꾸어 입히고, 다른 소도구를 들리우고, 헤어스타일을 바꾸어 다른 작품에 등장인물로 나온다.

이 가운데, 아리따운 아가씨가 한 순간에 요상한 여우로 둔갑하는 경우도 있다. 미녀로 변신해 있던 요코(妖狐)가 갑자기 본색을 드러내는 장면은 두 개의 인형을 순식간에 바꾸는 순발력이 있는 연출법을 쓴다. 인형 가운데는 선악(善惡), 혹은 미추(美醜) 등, 일순간에 대조적인 얼굴로 변신하도록 장치된 인형도 있다. '나시와리(善梨割り)'나 '멘오치' 등의 이색적인 인형은 얼굴을 이중구조로 만들어 두었다가 순간적으로 모습이 바뀌도록 장치를 해 두는데, 이런 대목은 닝교즈카이들이 실력을 발휘하는 대목이자 고객들이 열광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9. 인형의 머리 속에는 표정을 짓기 위한 장치가
  인형의 머리는 오동나무나 노송나무를 깎아서 만들고 속을 파낸 뒤에 눈동자나 눈썹 혹은 입이나 턱을 조정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한다.
  인형 머리의 움직임과 표정은 오모즈카이가 담당하는데, 머리통 아래부분에 손잡이를 만들어 쥐고 조정한다. 손잡이에는 눈이나 눈썹, 입을 움직이기 위한 갈고리가 달려 있어서, 이를 돌리기도 하고 당겼다 늦추었다가 하면서 여러 가지 표정을 나타낸다.
  인형은 머리와 손발을 만들어 달지만, 몸통부분은 따로 만들지 않고 옷을 내려뜨려서 몸체가 있는 거 같은 실감이 나게 한다. 특히 여자 인형은 원칙적으로 발이 없고, 기모노의 옷자락으로 발이 있는 것처럼 연기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10. 옷소매를 깨물며 울음을 참는 여인을
  여자 인형은 나이가 18세 이상인가 이하인가에 따라서 아가씨 인형과 노파 인형으로 구분한다. 처녀나 새색시를 나타내는 미녀인형은 하얀 얼굴에 빨갛게 연지를 바른 작은 입이 특징이다. 이런 인형의 입술 오른쪽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못을 박아 둔다. 이 못은 수건이나 소매를 걸어서 이를 깨물며 울음을 참는 표정을 연기할 때 쓰인다.
  인형의 왼손 움직임은 히다리즈카이가 담당한다. 손은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남자 손과 여자 손은 크기와 색깔이 다르다. 손가락, 손목, 팔꿈치는 관절이 있는 것처럼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다. 옷소매 밖으로 내민 손의 미세한 움직임은 인형의 팔꿈치 뒷부분에 붙어 있는 장치로 조정한다.
  분라쿠는 인간이 아니라 굳이 인형을 통하여 연기를 한다는 데 묘미가 있다. 인형이기 때문에 인간의 육체로는 표현할 수 없는 연극적으로 과장된 동작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육체를 표현하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작을 표현하는 인형은 남자를 더욱 남자답게, 여자를 더욱 여자답게 연기하여 감정을 고조시킨다. 이런 경지에 이르면 분라쿠의 관객은 시공을 넘나드는 인형의 연기를 통하여 작품세계에 도취되어 즐거움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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