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테마별시 모음 ◆

[스크랩] <바다에 관한 동시 모음>

작성자백합|작성시간12.06.21|조회수490 목록 댓글 0

<바다에 관한 동시 모음>

+ 바다를 보며

네 마음
나처럼 고요해졌니?

네 눈빛
나처럼 맑아졌니?

바다는
그렇게 물으며

날마다
창문 열고 들어온다.
(오선자·아동문학가)


+ 파도

동글동글
예쁜 돌 하나 주워
살짝, 주머니에 넣었어요.

멀리서
그것을 어떻게 보았을까요.

솨-
허연 거품 물고 와서는
내놓으라고 야단입니다.
(우남희·아동문학가)


+ 섬은

파란 들판에
홀로 핀
한 송이 꽃



파도 소리
그리운
작은



(선용·아동문학가, 1942-)


+ 하나

바다에
다다르면

한강도 바다로
낙동강도 바다로
섬진강도 바다로
압록강도 바다로
두만강도 바다로

이름을
바다로 바꾼다.

몸짓도 목소리도 바꾼다.
(박두순·아동문학가)


+ 걸어다니는 바다

꽃게가
한 덩이 바다를 물고 왔습니다.

집게발가락에 꼭 물려 있는
조각난 푸른 파도

생선 가게는 이른 아침
꽃게들이 물고 온
바다로 출렁입니다.

장바구니마다
갈매기 소리가 넘쳐납니다.

쏴아쏴아
흑산도 앞 바다가 부서집니다.

꽃게는
눈이 달린 파도입니다.
걸어다니는 바다입니다.
(이상현·아동문학가)


+ 바다 교통사고

달리는 배로 뛰어오른 숭어는
숭어잡이 가던 어부들도
잡지 않고 살려 준대
그러면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

어허, 교통사고 나셨군
다음부터 잘 보고 뛰세요

텀벙!
(함민복·시인, 1962-)


+ 바닷물은

우리 엄마와 같습니다
달려왔다 달려갔다
늘 바쁩니다.

전복 해삼
물고기 돌보느라
할 일이 많아요.

파래에게도 일렁,
바위에도 철썩,
모래사장에도 쏴아.

잠시라도 쉬면
큰일납니다.
(김마리아·아동문학가)


+ 파도는
                     
파도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

세차게 달려와
바위벽 결승선을 튕겨 나간다.

숨도 차지 않은가 보다.
잠시 바위에 주저앉았다가
벌떡 일어나 되돌아간다.

파도는
마라톤  선수.

먼길 달려서 지쳤을까?
모래밭 결승선을 밟고 쓰러진다.

숨이 몹시도 가쁜가 보다.
한참 모래밭에 뒹굴다
가까스로 일어난다.
(이상문·아동문학가)


+ 바다를 담은 일기장

지난 여름
해변을 다녀온 일기장에
동해의 퍼런
바다가 누워 있다.

깨알같은 글씨
바다를 읽으면
골골이 담겨진
바다의 비린내

한 잎
갈피를 넘기면
확, 치미는 파도 소리
갈매빛 바위 위에서
울어대는 물새 소리

바다가 들어와
누운 그 자리
눈을 감아도
팽팽히 일어서는
파도 소리
우루루―

장마다
미친 듯 신이 들려
파랗게 넘치는
바다의 살점들

이제는
바다를 멀리 두고서도
바다를 껴안은 듯

일기장 구석구석
줄줄이 읽으면
바닷물이 어느새
몸에 와 찰싹인다.
(노원호·아동문학가)


+ 바닷가 마을

누워 있는
어미 개의
젖꼭지에 매달려

젖을 빠는
새끼 강아지들처럼

작은 배들이
나란히
바닷가에
매달려 있다

어떤 배는
젖을 다 먹은
강아지처럼

꾸물꾸물
몸을 돌려
다시
바다로 나가고

젖을 먹는 새끼들
사이로
다른 새끼가
끼여들 듯

어떤 배는
배와 배 사이로
파고 들어와
몸이 편하게
누울 수 있을 때까지
꿈틀거린다
(오규원·시인, 1941-2007)


+ 아버지의 바다

아버지가
바다에 일 나간 밤
잠자리에 누우면
천장은
온통 바닷물결로 출렁거리고

뱃머리에 부딪치는
물소리, 물소리는
내 베갯머리에 와 찰싹인다.

식구들의 무게를 지고
바닷일을 하시는 아버지의 어깨에는
찬바람, 파도 소리
쏴!
쏴!

물이랑에서
힘겹게 건져 올리는 그물에는
퍼덕, 퍼덕거리는
은빛 무게들.

아버지가 일 나간 밤에는
내 방 안은
물결이 일렁이는
아버지의 바다가 된다.
(권오훈·아동문학가)


+ 바다를 담은 일기장

지난 여름
해변을 다녀온 일기장에
동해의 퍼런
바다가 누워 있다.

깨알 같은 글씨
바다를 읽으면
골골이 담겨진
바다의 비린내

한 잎
갈피를 넘기면
확, 치미는 파도 소리
갈매빛 바위 위에서
울어대는 물새 소리

바다가 들어와
누운 그 자리
눈을 감아도
팽팽히 일어서는
파도 소리
우루루―

장마다
미친 듯 신이 들려
파랗게 넘치는
바다의 살점들

이제는
바다를 멀리 두고서도
바다를 껴안은 듯

일기장 구석구석
줄줄이 읽으면
바닷물이 어느새
몸에 와 찰싹인다.
(노원호·아동문학가)


+ 강물은

바다로 나가기 싫어서
일부러 구불구불 산을 돌아서 들을 돌아서
천천히 천천히 흐른다.

댐을 만나면
다이빙도 해보고
나룻배를 만나면
찰싹찰싹 나룻배 꽁무니도 밀어 주고

강물은
학교 가기 싫은
내 동생하고 똑같다.
(전영관·아동문학가)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대한항공 정우회 카페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