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씹기]한 말의 곡식도 만 석(萬石)의 은혜

[석관일]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 만일 안으로 나를 생각하지 않고 밖으로 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한 말의 곡식도 만 석(萬石)의 은혜가 된다.

그러나 남에게 이익을 베푼 사람이, 자기가 베푼 은혜를 계산하고 그 사람이 갚을 것을 요구한다면,

비록 천 냥의 많을 돈일지라도 한 푼의 공(功)도 되기 어렵다.

[석관일]

전장(前章)과 비슷한 뜻이다. 남에게 은혜(恩惠)를 베푸는 사람이, 만일 자신이 은혜를 베풀고 있다는 생각과 상대방이 자기로부터 은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마음에 두지 않고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 베푸는 순수한 은혜라면, 비록 한 말의 곡식을 베푸는 은혜일지라도 그 가치는 만 석의 곡식을 베푸는 은혜를 능가할 것이다.

[석관일]

자기가 베푸는 은혜를 따져 그 사람이 갚아 주기를 바라고 베푸는 은혜라면, 비록 백만금의 큰 돈을 베풀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순수한 마음에서 주는 백 원짜리 동전 하나의 가치도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