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묵은 된장이 파슬파슬 말라버려서
질척하게 만든다는 것이, 그만 집간장을 붓고 말았지요.
완도 고향에서는 으례 간장을 부어서 농도를 맞추셔서 그리하셨는데,
절집 된장이 이렇게 짜리라고는 생각지 못하셨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보리개떡'을 쪄서 섞는 방법이었답니다.
보통은 보리밥을 삶아서 넣기도 하지만,
된장이 질어서 밥보다는 개떡이 나을 것 같았기때문.
보리를 껍질째 방앗간에서 빻아옵니다.
보기에도 쌀가루처럼 곱기만 하지는 아지요?
하지만, 금방이라도 구수~한 보리냄새가 나는 듯...쩝
보릿가루는 찬물을 조금씩 섞어가며 반죽을 해요.
반죽하기좋게 몇 개의 큰 덩어리로 만든다음에
동글납작하니 손바닥만하게 만들지요.
너무나 대충대충 하신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이것이 예쁘게 시루에 찔 떡이 아니라,
된장에 막 섞을 개떡이라서 그런가봐요..
눈으로 봐서는 '익었는지...안익었는지...'구분하기가 어려웠어요.
살짝 떼어먹었는데...뭔가 거칠면서도 찐덕~한것이...
아직 덜 익었다는 말씀에 뚜껑을 덮었지요.
잠시후에 다시 개떡 끄트머리를 조금 떼서 맛보았는데...
역시나 익었는지..안익었는지 분간하기 어렵데요...ㅡ,.ㅡ
그런데 보살님께서는 다 익었다고 하셔서...얼릉 채반에 옮겨담았지요.
사진이 어두워서 잘 모르겠지요?
저것이 순 보릿가루로 만든 보리개떡이랍니다.
책으로만 봤던 개떡을...
눈앞에서 만들어서 먹어보니...
처음에는 정말, 맛으로 먹기에는 쫌...그랬지요.
근데, 쪼금씩-쪼금씩-
손가락으로 떼가면서 먹어보니,
그도 별미더군요.
이렇게 만들어진 보리개떡은 식은 후, 된장에 섞습니다.
그럼, 항아리에서 된장과 함께 발효되면서
짜지않고 맛있는 된장으로 변하겠지요.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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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지우 작성시간 07.08.01 완전 맛있게땅~! 지금 새벽까지 온라인 회의중ㅜ 배고파용~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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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람에 놀고(문영숙) 작성시간 07.08.03 공양주보살님 곁에서 원초적인 요리바탕을 잘 익히십니다. 서울낭자님이 보리개떡도 만들어 맛도보고 우리촌년들보다 촌문화를 더 체험하신당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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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主人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8.05 정말 그래요...서울 촌년이 제대로 촌문화를 배웠지요. 몇몇은 공책에 빼곡히 적어두기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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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죽봉 작성시간 07.08.19 한여름 나기가 여간 아니지요 ...? 사진을 보니 공양주보살님도 잘계신것 같고, 서울처녀도 계신것 같군요! 처서를 앞둔 여름날이 길어야 얼마나 길겠습니까? 암튼 절집 식구들 모두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