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7일 수요일
한 낮의 햇살은 너무나 따뜻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여
감기 걸린 아이들이 많습니다. 잘 살펴봐주세요.
김천 직지사 현장학습은 너무나 좋았습니다.
직지사의 단풍은 너무나 아름다웠구요.
그 사이를 오고가는 우리 아이들은 더 없는 천사였습니다.
비록 희재는 직지사 입구에서 너무나 방귀냄새가 심해 화장실로 가서
30분을 사투끝에 큰 놈을 해결하느라 절 구경은 몬했지만,
세훈이는 한 쪽 보정기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끝까지 스스로 다 걸었구요.
특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풍을 보고는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러더니 떨어진 단풍잎을 주워서 연신 이리저리 보면서 웃었습니다.
선영이는 단풍나무아래서 힘들어 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이쁘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시영이랑 미성이를 잡은 손을 놓지 못해
제가 못찍고 옆반 도우미샘의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미성이와 해웅이는 무엇이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 아무곳이나 돌아다녀서
조용해야 할 사찰내에서 연신 아이들 이름을 불러야 했습니다.
시영이는 묶여진 손보다 겨우 한쪽에만 남아 있는 잔존시력도 더
나빠진 진 것이 분명하다 할 정도로 보행이 손을 잡고도 힘들었습니다.
몇번을 넘어지려 했지요. 큰 일입니다.
점심시간,
역시 오늘도 제대로 밥을 먹을 수 없을꺼야라고 생각 하면서 부지런히
아이들을 먼저 먹였지요. 그리고 한 놈은 허리춤에 묶고 세놈은
바로 앞에 앉혀 두고, 두놈은 스스로 먹게 하고,
과자를 중간중간 먹이며 앉혀 놓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거짓말처럼 아이들이 제가 밥 먹을 동안 가만히 앉아서 기다려 주는겁니다
불과 한달 전만해도 코로먹는지 모를 정도로 밥을 못 먹었거든요.
이럴수가..정말로 제가 밥을 중간정도 먹을 동안 아이들은
제 언어적 지시만으로 가만히 기다려주었습니다.
갑자기 목이 메였습니다.
1년여의 교육의 결과인지
가을 나들이가 너무 좋았는지
일정하게 먹여주는 과자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초당 3숟갈씩이 아니라,
한 술 한술 천천히 먹을 수 있는 여유가 감동입니다.
이쁜 것들...
비록, 밥을 다 먹기도 전에 아이들은 또다시 이리저리 난리를 쳐대서 정신없었지만
차를 타고 돌아오는 동안 이리 쿡 저리쿡 머리를 박고
잠을 자는 아이들을 보는 내내 제 가슴은 뿌듯하기만 했지요.
가을..
시리도록 푸른 하늘
너무도 아름다운 단풍이 이쁜 산사
그 속의 빛나는 천사들
그리고
부족하지만 정성을 쌓아가는 비바람샘
아.. 너무 좋은 날..
담임 김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