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30일 금요일
아침 등교하는 아이들 버스를 기다리며
‘결석없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언제나 밝고, 신나고, 씩씩한 하루를 위해 큰소리로 아이들을 부르며 꼭 껴안으며 마중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사실, 특수교사 20년을 하다보니 아침에 아이들과 하는 첫 눈맞춤과 껴안았을 때의 느낌으로 아이들의 컨디션을 어림할 수 있지요.
특히 오늘과 같이 등반을 하는 날은 아이들 상태를 더욱더 잘 살피게 되지요.
다행히 희재와 미성이 기분과 시영이와 해웅이 건강상태, 세훈이도 별 탈이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선영이는 오늘도 경기 때문에 학교 등교하지 못하여 안타깝습니다.
벌써 열흘이 다 되어가는데, 자꾸 갑자기 넘어지고 쓰러진다고 하네요.
전화 한 통화씩 걸어서 위로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한 쪽 다리때문에 교실에 남아서 개별지도로 공부를 하는 세훈이 빼고 4명이 등반을 하였습니다. (세훈이는 구체물을 이용한 10이하수 가감산 했습니다)
교감선생님께서 날씨가 춥다고 걱정하셨지만 1년동안 금요일마다 훈련한 등반이라 멈출수 없었지요.
다행히 걷지 않을까 걱정하던 희재가 등산을 오를 때 너무나 잘 걸어 주었습니다. 해웅이와 미성이도 이제 스스로 등반을 잘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영이는 남은 한쪽의 시력도 좋지 않아서인지, 걷기 싫어 하며 조샘의 손을 잡을 때는 아예 앉거나 누워버려서 오르는 내내 제가 데리고 등반을 해야 했습니다.
내려 올 때는 해웅이와 미성이가 겁을 먹어서 손을 잡아 주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처음 등반을 할 때 길인지 구덩인지도 모르고 아무곳으로나 막 걸어가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던 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젠 가파르면 손잡아 달라고 기다리기도 하고, 매달리기도 하고, 조심할려고도 하고. 대견스럽지요.
하지만 역시 등산을 오를 때 제일 앞서서 하던 희재는 힘이 드는지 내려 올 때는 울면서 걷지 않으려 해서 애를 조금 먹었습니다.
한 30분 동안 제가 희재 앞에서 갖은 애교와 재롱을 부려야했구요........
사실 학교에 무사히 도착하고 나니 양쪽 어깨가 무너져 내리면서 빠질려고 합니다. 힘이 들긴 들었나봅니다.
그래도 깨끗하고 맑은 하늘과 코끝에 느껴지는 상쾌한 바람사이로 아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평온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늘 느끼는 맘이지만 우리 아이들은 참으로 자연과 닮아서 자연 속에 있을 때 더욱 이쁘구나 싶어요.
내려오는 길목의 이름도 모르는 산소에 앉아 쉬었다가 왔습니다. 햇살이 참 따뜻하더라구요. 그리고 아이들과 잔디에서 장난도 치고, 팔베개하여 눕혀서 노래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살갑게 보냈습니다.
점심은 잡곡밥에 추어탕에 파래무우무침에 김치, 멸치 아몬드 볶음이였습니다. 밥 먹이는 것도 약간 힘이 들었겠지요
아이들도 피곤한지 밥 먹고 나서 양치하고 세수를 시켜놓으니 나대지 않고 얌전허니 앉아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저는 아이들과 사랑하기에 충분했으니 너무도 행복합니다.
목욕 따뜻이 시켜주시고 푹 재워주세요.
담임 김미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