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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검사

작성자비오는 날의 바람|작성시간08.04.10|조회수23 목록 댓글 1

어제 투표는 잘 하셨는지요?

내리는 비 때문에 꽃구경을 못해서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체질검사하는 날이였습니다. 난리도 아니였습니다.

혼자서 아이들 등교시간에 교실에 올려 보내지 않고

바로 소변검사통에 소변 받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미리 눌까봐 예원이도 붙잡고 있었습니다.

예년에도 보면 컵에 소변받기가 보통일이 아닙니다.

잘 누던 놈도 컵만 가져다 대면 긴장이 되어서 누지를 않고

여자아이들은 변기에 앉혀서 손을 내밀어 받다보니 더 더욱 힘이들고

손에 뭍는 것이야 다반사이지만...

역시 잘 누던 은주도 10분간 실랭이 끝에 볼일을 보고,

철호랑 성은이는 한시간 동안 다리가 저리도록

쪼그리고 앉아서 컵을 대고 있어도 누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 예원이랑 정호가 한번에 성공을 했습니다.

그 다음 오늘의 하이라이트!

피검사하는 순간이왔습니다.

정호는 찌르고 난 다음에야 바둥거려서 피 받는 것이 힘들었고,

철호는 찔끔 한번 하고는 성공하고,

은주는 시작부터

"반장님! 씩씩하다" '최고! 최고!" 치켜주는 바람에 간단하게 성공하고,

예원이는 하기도 전에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 시작해서

끝나고도 한참 울먹였습니다.

드디어 성은이 차례가 왔습니다,

작년에도 돼지 한마리 잡듯이 그 소란을 기억하면서..

한 참을 실랑이 끝에 남선생님 3명과 제가

팔따로, 다리따로, 몸따로 잡고서야 겨우 끝냈습니다.

힘이 얼마나 센지, 목소리는 얼마나 센지....

아직도 어깨가 욱신거립니다. 이렇듯이 낯선 것을 한가지 해 내기가 힘이 들지요.

엑스레이는 은주만 실랭이를 하고 수월하게 끝냈습니다마는

혼자서 옷들을 벗고 입기는데 너무 힘이들었습니다.

비도 오는데 한 놈 벗겨 놓으면 한 놈 도망가고 

한 놈 입혀 놓으면 한 놈 다른 곳에 가 있고,

오늘 하루 죙일 아이들 이름을 목터지게 얼마나 불렀는지.....

다음부터 체질검사날은 단추나 쟈크가 없는 옷을 입혀보내주시면

이런 번거러움없이 잘 할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내진을 하였는데요.

은주랑 예원이(심장 수술이 잘 되었다고)랑은 별 말씀이 없으셨구요,

정호는 심장에서 소리가 심하다고 심장병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아시고 계시죠?

철호, 정호는 입을 벌리지 않아서 구강검사는 못했구요.

성은이는 여기서도 배에 청진기대고 진료하는데 3분의 선생님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도저히 귀나, 구강은 진료가 힘들었습니다.

다 끝내고 성은이를 화장실 데려가서 겨우 아주 작은 양의 소변을 겨우 받았지요.

그런데 지나가던 놈이 발로 차서 바닥에 버려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그나마 다행히 몇방울이 남아서 검사를 마쳤구요.

철호는 물만 계속 먹이면서 소변을 참게 했더니 다행히 잘 누었습니다.

겨우 오전에 마치고 조금 쉬다가 점심을 먹여보냅니다.

점심 먹여서 양치하려고 보니 은주가 없어져서 한바탕 찾았는데요

은주는 멋대로 비오는데 놀이터 갔다가 옷을 다 버려왔습니다.

오늘 너무 치켜세웠더니..그래서 혼났습니다. 언어치료실 가는 차시간 맞추어

겨우 옷을 갈아입혀 보냅니다.

아휴!!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했는데도 제 등에는

땀이 흥건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더디지만 조금씩 조금씩

경험이 쌓여서 중학부에 가면 의젓하게 체질 검사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어느 것 하나 세상과의 소통에서 쉬운 것이 없지만

정성과 애씀 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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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主人公 | 작성시간 08.04.11 후...애쓰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에 제가 다 큰ㅡ 숨 쉬게됩니다요. 정말, '난리도 그런 없다'라고 할 만한 날이었겠습니다. 그래도, 선생님 말씀처럼, '정성과 애씀'속에서 아이들은 자라고 있겠지요. 편히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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