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을 다녀왔지요
대구 수목원으로 다녀왔지요.
7만평이라는 말과 같이 무척이나 넓었고
3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넘쳐났지요
그 사이 우리 아이들을 꽃가지 꺾어 들고
꽃잎이 떨어질까 조심하듯 품고 다녔습니다.
아무리 봄꽃이 이쁘다고 해도
야외 봄햇살 사이에
맘껏 웃어제끼는 아이들의 웃음보다 나을리 없고
아무리 꽃향기가 그득한들
지맘대로 와서 부벼제끼는 아이들의 살갗 냄새보다 나을리 없었지요
천지 분간 못하고 뛰어 다니는 놈들을 잡느라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에
쉬이 피곤에 절여 징징대며 매달리고 우는 놈들 때문에
소풍의 하루가 긴장과 녹초와 입술 부르터짐으로 남는다 해도
제맘같이 저를 이해하는 선생님과
핏줄로 이어져 목숨처럼 사랑하는 어머니와 함께이기에
편견의 벽들 사이에 무시와 허기의 끈을 잠시나마 놓고
샛강같은 맑은 숨을 쉬며 하루를 편히 놀 수 있는 너희들이기에
그저
그저
맘껏 웃는 모습만으로도 눈물 겨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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