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생샘이 더 이상 오지 않는다
나에겐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유도 가지고 와야하고
아이들도 교실로 데려가 화장실부터 다녀와야하고
늘
아침이 부산하기 짝이 없었는데
교생샘이 계실 때는
아이들을 교실까지 데리고 올라오는 일을 맡아주었었다
하지만.
역시,
아무 놈도 교생샘이 안계셔도 궁금해하거나
묻는 놈이 없다(물론 말하는 것은 은주랑 예원이 뿐이지만)
그저
내가 한달 동안이나 소홀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에 좋기만 하다는 표정이다
교생샘이 전화가 왔다
아이들이 벌써 보고싶다고
힘이 들었지만 많이 배웠다고
혹시
자기를 찾지 않느냐고
그래서 대답했다
아이들이 찾기도 하고
말 못하는 정호랑 철호는 두리번 거린다고
나도 있다가 없으니까 너무 허전하고 힘들다고...
물론 거짓말이지만..
아마도 나중에 현장에 가셔서 선생님이 되심 알게되리라
이렇게 말한 나의 심정도
이런 아이들도....
1교시 구강검진차 의사샘이 오셨다
입을 제대로 벌리는 놈이 한 명 뿐
나머지는 손가락으로 벌리느라 물려서 자국이 파랗다
온통 엉망인 아이들의 치아를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
제 때 진단과 치료를 못받는 것은 교육뿐만이 아니라는 사실!
아파도 표현도 못하고 썩어가게 놔 둔 것이
비단 치아 뿐이 아닐 것이라는 사실!
지금 부터 치료를 한다고 해도 정상아이들보다
두배다 더 힘이 든다는 사실!!!
성은이는 밥을 안 먹고 살았는지라 씹지 않고 놔 두어서 마모가 다 되었고
정호는 발치를 제 때 하지 않고 두어서 온통 이빨이 자유분방하게 많고
철호는 치료할 이가 4개에 어금니가 통째로 비어 있고
다행히 은주와 예원이는 어머니가 치과를 데리고 다녀서 양호했다
성은이네는 아빠 빼고 엄마도 약간 부족하시고
오빠도, 동생도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형편이 알만하고
철호는 겨우 아버지가 막일로 철호보다 조금 나은 어머니랑 살고 있어
몸 전체의 영양이 걱정이 될 정도이고
정호는 심장수술 후유증이 심하니 문제고...
후유~~
그래도
검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오니 안기고 뽀뽀하고 웃고 난리다
"뭐가 문제냐고?
아무 걱정 없다고
주어진 대로 살겠노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 와
나도 그렇게 말합니다
"사는 거 그저 주어진 대로 살면 되는 거 아니냐?"고
오늘 하루! 지금 이순간! 행복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