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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니와의 전쟁

작성자비오는 날의 바람|작성시간08.06.17|조회수25 목록 댓글 2

2008년도의 일이 맞냐구요?

그럼요

일사 후퇴 때의 이야기도 아니고

육이오 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저희 특수학교에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약 30%정도는 부모님들도 부족한 분들이지요

그러다 보니 위생상태가 엉망인 경우도 많습니다.

여름에 겨울 옷을 입혀 보내는 것은 벗기면 되지만

겨울에 여름 옷에 맨발로 추위에 떨게 할 때는 난감합니다.

 

아무튼,

벌써 제 머리도 가려워 오는데요

저희 학교에 @@이 놈이 있습니다

형제가 모두 저희 학교에 다니거든요

부모님 모두 모자라시지요.

늘 목욕은 고사하고 세수마저 안하고 등교를 해서

담임 선생님은 학교 오자마자 목욕 시키는 것이 일과입니다.

 

사내아이 놈인데 글쎄 머리에 씨가리 부터 옷에 이까지 있는 바람에

옆의 여자아이까지 옮다보니 같은 차량의 아이들까지 옮겨 놓았습니다.

보건샘은 머릿니 샴퓨를 구해와서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으십니다.

그래서, 괜히 저희반 아이들도 옮았나 싶어서 매일 아침 점검하느라 바쁘죠

 

헌데,

그 반 담임샘이 자꾸 머리가 가렵다고 해서 보니까

글쎄 씨가리가 팍 팍 쓸어놔있지 뭡니까

아이구... 매일 아이 머리 감기고 옷 갈아 입히다가

아마도 한마리 정도가 머리가 긴 샘한테 옮겨 갔나봅니다

 

그 때 부터 잉그릿드 버그만 닮았다던 그 여샘을 우린

멀리 하느라 정신이 없고, 그샘은 장난삼아 우리에게

자꾸 머리를 비벼대고..

 

그렇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얼마나 열심히 아이를 시켰으면 샘도 같애 졌을까 싶기도 하고

아이 둘다 이가 많던데 그 부모님들 이 끓는 삶은 또 어쩔까 싶고

해 줄 수 있는 것이 많기도 하고

해 줄 수 있는 것이 적기도 하고

 

기막힌 현실도

그저 신이 주신 대로 살아가는 것 만으로 그만이라고

하늘나라에 집이 있다는 위안으로 살아야 한다고

잠깐 소풍 나온 세상살이가 다가 아니라고..

 

세상은 광우병으로

머릿니 들끓는 머리보다 복잡한데

더 가려운 곳이 많은 삶들도 많은데

이 정도쯤이야~~ 라고 말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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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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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석관일 | 작성시간 08.06.17 비도 보슬보슬 오는데...고상 많지요....김선생,근데 그걸 보살행 이라고 하지요...
  • 작성자主人公 | 작성시간 08.06.21 왠지...이 글을 쓰시면서 '머리를 긁적긁적 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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