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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게시판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작성자한명철입니다|작성시간08.09.06|조회수49 목록 댓글 3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마지막 글을 쓴게 언제인가 싶으네요

 

추석을 앞두고 있으니 농사가 지금 8부능선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독했던 삼복더위 하루하루 전쟁같이 땀과 풀과 싸워가면서 이 악물고 버티고 버티다 보니 여까지 왔습니다

 

나락에 이삭이 다닥다닥 쌀알을 달고 있고 더러는 추석을 대비하여 햅쌀이 나오는 데도 있습니다

 

대추나무마다 대추가 포도송이같이 달려있는데 어찌나 보기가 좋은지 몰르겠습니다

 

동네 할머니 말씀이 '대추가 요렇게 많이 달리면 풍년이여'라며 지나가십니다

 

더러 조금 붉그레 한 놈 하나 따 먹어보면 아직 단맛은 차오르지 않았지만 괜히 흐뭇합니다

 

닭장 청소도 바지런히 하고 왕겨도 두툼하게 깔아주고 물통이랑 그물도 손질하고

 

닭에게 먹일 한방영양제(당귀,계피,감초,마늘,생강으로 만듬)만들고 목초액으로 전체적으로 소독도 해주고

 

열무랑 얼갈이배추 시금치 근대 아욱 가을배추도 하우스에 옮겨심기해 놓고 .........................

 

오늘은 아침에 비가와서 간만에 한가로운 오전을 보내고 있습니다

 

 

문득 나는 무심한 건가, 아니면 게으른 걸까 아니면 내게 주어진 것 밖에 못 보고 사는 근시안적 인간인가 싶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힘들어도 훌륭히 제 할 일들을 해나가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농사일도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면서 바쁘다, 힘들다, 죽겄다 하며 아우성인 듯 싶어요

 

우리 동네 형님이 이 번에 소 막사를 짓고 6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하우스 일도 하고 실내 인테리어 목수일도 하고 논농사도 짓고 소도 키우고 자식농사도 열심히 하고

 

지금 46세인데 50세까지 소 50마리 논농사 70마지기 하우스 10동을 목표로 죽을 각오하고 일한답니다

 

놀라웠습니다. 아직 가정을 꾸리고 살지 않아서 인지 몰라도 섬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일해야 하나 '나도'

 

논두렁에 나란히 앉아 담배를 피우다 '명철이 니넌 돈을 많이 벙께 2500원짜리 담배를 피우고마잉, 나는 맨 라일락만 핀디'

 

갑자기 형 말에 가슴이 울컥하게 되더구만요

 

많은 말이 굳이 필요 없는 거 같아요 산다는 것은

 

아침되면 일어나고 논에 한 번 나갔다가 하우스 문열고 아침먹고 닭 밥주고 계란 걷고 점심먹고 또 일하고 해지면 저녁먹고

 

어둔 산길 잠시 걷다가 2100원짜리 담배하나(디X 프러스로 바꿨음) 피워물고 잠자리에 눕고

 

반복적인 삶이 아직은 지겹거나 답답하다 느껴보진 않습니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전에 늘 새롭게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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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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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석관일 | 작성시간 08.09.06 ^-^ 정진잘하게...
  • 작성자비오는 날의 바람 | 작성시간 08.09.08 보기에 좋은, 탐나는 삶이예요
  • 작성자아침햇살 | 작성시간 08.09.10 열심히 사시는 젊은청년이 있어서 든든하게 느껴지고 뿌듯합니다 ㅎ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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