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9일 수요일
오늘은 1교시 ‘문장’을 가르치다 뒤로 넘어갈 뻔 했지요.
성은이는 수십번 고쳐도 늘 내 말만 앵무새처럼 따라하고, 예원이는 학습전이가 되지 않아서 수십번 따라 읽혀도 멍~~~, 발음은 자꾸 더 기어들어가고, 은주는 3초도 안되는 주의집중력으로 날 시험하고, 정호와 철호는 내가 손 잡아 주거나 같이 하지 않으면 진행이 안되고...
조금만 조금만 더 더 ... 욕심을 부리다가 내 목소리가 점 점 커지고
아이들은 눈이 댕그래지더니 점점 더 주눅이 들어 못하고...
마침, 1교시가 끝나서 아이들을 복도에서 뛰어 놀게 한 뒤 저는 열을 좀 삭혔지요, 혼자 가만히 자리에 앉아 학습한 것을 정리를 하는데 10년전쯤 썼던 메모가 눈에 들어옵니다.
“특수교육은 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보시기에 나와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하며 잘 생활하는 것인가를 보는 것이다”
“특수교육은 아이들을 확 변하게 하는 것 보다 아이들에게서 아직도 남아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것을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특수교육은 나의 눈높이가 아니라 아이들의 장애정도의 눈 높이에서
그 개인에 맞는 개별화된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특수교육은 못하는 것과 부족한 것에 절망하기보다, 아직도 남아있는 변화 가능한 능력들에 행복해하고 감사하는 것이다“
아마도, 제가 특수교육 10년을 뒤 돌아보며 나름대로 생각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래요. 그러고 보면, 우리 천사들도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지요.
정호는 밥을 얼마나 맛나게 잘 먹는지요, 점심 먹고 나서 혼자서 양치질 하거 가는 것 보세요.
철호는 얼마나 분주히 다니면서 어지럽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휠체어 신세 지는 다른 친구보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비록 앵무새발음은 하고, 음정은 이상해도 꼭 필요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단어로든 소리지름으로든 발성이 가능하니 감사하지요.
은주는 비록 간섭이 심하고 말은 많지만 모든 친구들을 두루 살펴서 특징을 이해하고 그래도 우리 반에서 일어난 사건이을 자세히 들려 줄 수 있는 결정적인 아이이고 나와 온전한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있음도 감사함이죠.
예원이는 비록 발음은 부정확하고 의존적이나 그래도 가르켜주는 발음을 따라 할 수 있고, 저 혼자 막 정신 없이 하는 것 보다 늘 선생님이 지시하는 대로, 주어진 과제대로 모범을 보여 칭찬의 모델이 되어주지요.
아!! 이렇게 생각을 고쳐먹으니 우리 아이들 모두 잘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다 열거 할 수도 없네요. 역시!! 우리는 그저 사랑하는이 최고입니다.
우리네 삶에서도 혹시 부족하고 없는 것에 대한 것들이 아직도 가지고 있는 많은 감사한 것들을 앞서서 나를 힘들게 하지는 않는지 뒤돌아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