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물었더니 - 이순옥
사랑이 무엇입니까
꽃들에게 물었더니
겨우내 깊은 어둠에서도
아름다운 외출을 준비하는
生의 욕망이란다.
사랑이 무엇입니까
바람에게 물었더니
빈 몸으로 걸림 없이 나아가
나무가 되고 풀잎이 되고
종내 흔적을 남기지 않는
집착 없는 마음이란다
사랑이 무엇입니까
흐르는 강물에게 물었더니
가장 낮은곳으로 흘러
그리운 이의 가슴속에
머무르되 머물지 않는
물이 되라 한다.
시린 겨울 이기고
꽃을 피울 生의 욕망이 없으면
인연줄 부여안고 싶은
집착을 버릴수 없다면
그리운 이름 속에
고이지 않는 물이 될 수 없다면
말아라...사랑한다고
말을 말아라...
사랑은 가지려 하지 않을때
아름다운 것을
내 안에만 담고 싶을때
차라리 毒이 되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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