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꽃 향기 가득한 가을에
천생연분이라며
지켜봐주시면 잘 살겠다며
보내온 청첩장은
디자인과 제질면에서 우리네 결혼시절 청첩장과는
쨉도 안되게 샤방샤방하고 멋지고 귀티가 자르르르.
좋아하는 고향 선배언니 맏아들 결혼식이라
만사 제쳐두고 경주로 달려갔는데
천년의 고도 경주 기와집들은 뒤로 하고
결혼식장은 어리어리 한 호텔!!!
연예인 뺨치게 차려입은 신랑신부의
아찔한 포즈까지 잡아가며 찍어놓은
영상물이 영화처럼 상영되고 있고
대기실의 신부는 떨림 하나 없이
입꼬리가 하늘로 치솟듯 연신 웃고 있다.
속절없이
'저리도 좋을까?
한 남자하고 50년 산다는 것은 기도가 필요한 세월일껄!!
가슴이 터질듯하고, 헤어지기 싫어 결혼한 남자가
코골며 다리나 걸쳐대는 부시시 남편이 되기까지
함께 산다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알아가기까지
....."
주책없이 별의별 생각을 다하면서도
역시,
이쁘더라구요.
좋아 죽는 모습들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
주례선생님이 끝머리에 말씀하십디다
"세상에 불가능 한 일이 3가지 있는데
첫째; 스님 머리에 삔 꼽는 것 하고
둘째; 앙드레김 한테 검은 색 옷 입히는 것 하고
셋째; 결혼한 아들 내편만드는 것 하고"
내가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넷째; 결혼했다고 그 남편이 내남자로 만들었다는 생각!
가을
그리고
남자.. 여자
인연법에 따라 얌얌하게 살아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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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 사랑과 공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