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반게시판

[스크랩] 아껴둔 이야기(석환이가 걸어요)

작성자濫田|작성시간09.10.22|조회수28 목록 댓글 6

음..뭐라고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우리 석환이를 어떻게 설명할까요?

음...

석환이가 3월 내게로 처음 온 날

휠체어에 고개를 떨구고 잠자는 모습과 이불보따리

그리고 기저귀 한 보따리와 약봉지들.

 

잠자는 아이를 버스에서 안아 내려

그래도 세상에서 너의 힘든 아픔을

너만큼 알아 줄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었노라고 말하고픈 나의 욕심으로

무던히도 너를 괴롭혀가며 깨웠었지

 

나의 노력에 대한 답이였을까?

어느 순간 약에 취하고 잠만 자던 모습보다

깨어서 가끔씩 웃기까지 하면서

옹알이를 해대어 나를 기쁘게하기도 했었지

 

점점 너는 또렷해지고

휠체어를 벗어나 손잡고 한 발찍 걷기도 하고

기저귀 없이 하루를 견디기도 하고

너무 감격해서 호들갑을 떨어 대는 나 때문인지

그러다 너는 심하게 아파하면서 응급실을 드나들면서

사선을 넘나들었지.

 

그리고

넌 다시 내게 기운은 없지만 또렷한 눈동자로

다시 돌아왔고, 너의 좋아짐을 호들갑으로 알리는 대신

난 죽을 힘을 다해서 널 훈련시켰다.

드디어,

 

석환이가 두 발로 혼자 섰습니다.

소름이 쫙 끼치면서 눈물이 났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석환이가 한발자욱을 스스로 걸었습니다.

학교에서 기적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교장샘도,

도우미샘도,

부모님도,

동료교사들도,

모두 기적이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난 더 조용히 이빨을 굳게 물고 훈련을 시켰습니다.

일부러 밀어서 뒤로 넘어지는 훈련중입니다.

머리부터 땅에 닿지 않도록,

넘어져야 혼자서 일어설 수 있는 법을 익히니까요.

가끔씩 부족한 친구들이라 밀치기도 하는데..이젠 방어가 됩니다.

 

석환이가 혼자서 잘 걷습니다.

물론 평지만 걷습니다.

내리막 오르막 계단은 아직 무립니다.

부모님은 걷게 된 것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고...

하지만

저는 아직 갈증이 있습니다.

 

석환이의 소식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이 가을 은혜로운 소식이길 기도합니다.

 

 

                                                                       생사를 넘나들고 와서 좋아 진날 6월 어느날

 2009년 3월 어느날. 잠깨워 밥먹이면서...

   

 

 비록 업어서 정상을 갔지만 평지는 도움 받아 걷기도 한 잊지 못할 금오정 등반 5월 마지막 자락에

 

                   

 

      혼자서 설 수 있도록 훈련하기    6월-----7월                    손 잡고 걷기 훈련하기

 

 

                한참을 아파서 학교도 못오고 나를 애타게 하더니 다시 기운을 차렸지요.

 

    

 

이젠 혼자서 서있기도 하고                         혼자 밥 먹는 훈련도 하고                          걸어 다니기도 하고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濫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0.23 감사합니다...
  • 작성자산국 | 작성시간 09.10.23 축하 합니다. 석환이의 걸음마, 그리고 매력 덩어리 세상 구경한 것도, 또 맑은 닉네임 가진 것도 ..... 누군 좋은 일 많아 좋겠수. 석환아, 너 덕분에 이 가을이 더 넉넉 할 것 같다. 파이팅!!
  • 작성자석관일 | 작성시간 09.10.23
  • 작성자나무향기 | 작성시간 09.10.27 정말 멋지네요. 선생님의 헌신적인 노력이 헛되지 않았네요. 앞으로도 석환이가 더욱 건강해지길 기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濫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9.10.28 나무에 향기가 나면 얼마나 좋을까....그 기원에도 향기가 날꺼 같아요..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