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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

작성자濫田|작성시간09.11.06|조회수43 목록 댓글 1

고슴도치도 지 자식은 다 귀한법이지만

제게도 아주 귀한 딸이 하나 있습니다.

아들 놈만 둘 낳아서 길렀지요.

그러다

덜컥

'기억도 나지 않는 밤에 뿌린 씨'를

늘 말하는대로 하자면

'밭이 옥토라 거두어 생명을 만들었습니다'

 

제 삶에 대한 욕심이 큰 저였는지라

세상살이에 재미가 솔솔 붙어

다 키운 아들놈들 언니한테 신세지면서

'인간 김 미순'으로 살아야겠다고 정신없을 때였지요.

 

박사도 따야겠고

유학도 가야겠고

모임의 장도 해야겠고

세계일주도 해야겠고

....

 

10년을 별러 계획한 일들을 한 방에 날려버린 딸이였습니다.

우리 딸이 알까 조심스럽지만 사실,

병원을 세번이나 갔었지요.

성당에가면 낳아야지,

집에만 오면 안돼..

얼마나 많은 날들을 고민을 했는지...

"낳을려면 다음달에 초음파 오시고

아니면 이따가 정리하고 가세요"

라고 무슨 벌레 한마리 정리 하듯이 말하는 의사놈(?) 때문에

"내가 정리를 해도 생명을 파리목숨같이 생각하는 니 한테는

도저히 몬하겄다..."욕을 해대며 돌아왔지요.

 

아무튼,

혹시, 딸일까 싶어서 "무슨 색 옷을 살까요?" 물었다가

"취향대로 하세요"라는 의사말에

또 아들이구나 하는 실망감으로 10달내내 스트레스로 힘이 들었지요.

 

결국,

10년만에 늦둥이를 낳기위해 분만실을 향했고

아들이라 철떡같이 믿으며 힘들어했는데

"공주님입니다" 이말에 귀를 의심하면서

그나마 다행이구나 했었지요.

 

지금 그렇게 파란만장하게 태어난

우리 딸은 10살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

제 핸드폰의 우리 딸 이름은 "내삶숨"으로 되어있습니다.

남편에게 늦둥이 딸은 또 다른 생명이고 환희고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세상에서 엇하고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우리 딸이겠지요.

 

요즘

그 어린 딸과 매주 목요일 마다 가까운 사찰에 가서 차를 4시간씩 배웁니다.

물론 그날 만큼은 학원을 몽땅 쉬고 모녀만 사랑하는 날입니다.

예절을 배우는 발걸음도

다례를 행하는 손도

차를 우려내는 몸가짐도

혼자 보기 아까운 너무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모녀 지간 서로 주고 받는 차와 사랑을 끝내고

한 밤중 절 마당을 나서며

눈을 들어 별들을 찾고

달을 이야기하며

손을 꼭 잡는 순간은

모녀를 더욱 행복하게 하는 보너스입니다.

 

귀한 인연으로

제게 와서

이리도 가히없는 기쁨을 선물하는

우리 늦둥이 딸이

너무도 이뻐서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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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主人公 | 작성시간 09.11.07 따님과 둘이서 꼬ㅡ옥 껴안고 찍은 사진 한장 보고싶어요. 왠지, 외모도 성품도...'엄마'를 쏙- 빼닮은 '딸'일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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