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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

작성자主人公|작성시간10.04.07|조회수33 목록 댓글 0

 

 

아까부터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

 

" 딱ㅡ!    딱ㅡ!    딱ㅡ! "

 

마치, 시계추처럼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리.

 

이 소리는.....

필히 은행껍질 까는 소리인데....

(동시에 나는 냉동실에 이미 껍질 벗겨져서 얼려져 있는

 연두빛의 은행알들을 떠올렸다.)

 

'아직도 남아있었던가..?'

 

밥 때 가 되어서 부엌으로 간 나.

ㅡ 엄마의 앉아계신 그 모습이

 하도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어 보이셔서...

 '딱ㅡ 딱ㅡ '소리가 나지 않았다면,

"엄마ㅡ"하고 엄마의 숨소리를 확인했을 터였다.

 

 

(기울어지는 햇살의 남산을 바라보면서...)

엄마 : 기영이(사촌오라버니) 장인어른은 시신기증 했었지..

         1년인가 있다가 (병원에서)연락이 왔대(갖고가라고).

         시신을 기증하면 뒷 일(화장)을 다 병원에서 해준대.

         기영이 가족은 다 그렇게 하기로 서약했대.

          ...그렇게 좋은일 하면 좋지.

나 : 엄마ㅡ 제가 그렇게 하면 어떻겠어요? 엄마는요?

엄마 : .........(약5초 정도 침묵) 싫어ㅡ

나 : 깔깔깔.....

엄마도 베시시 웃으신다.

 

'안돼'는 것은 아니지만....'싫다'고 솔직하게 말씀하시네.

.........

" (흐음...) 장기기증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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