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멜론이 없다
그도 그럴것이
팔월 중순 부터 무려 23일이 비가 오거나 어두컴컴한 금방이라도 비 내릴 듯 한 날씨였다
그러다가 잠깐 햇볕이 비치는 날을
어찌그리도 뜨겁던지
사람도 보대끼는 이런 날씨는
멜론이 살아 남기 힘들다
살아 남기 힘든것이 비단 농사 뿐이었겠는가
저 하꼬방 사람들은 쾨쾨한 곰팡이들과 어떻게든 공생해야하고
반지하 쪽방사람들은 집안으로 기어들어오는 물을 막아야하고
그나마도 없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은
이런 날씨가 더더욱 살아남기가 힘들다
그럴 때 즈음은
모든것에 마지막이 있다는 것이
차라리 편안하게 느껴질 무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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