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 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 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 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 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 할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 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습니다
잃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습니다
얻었다고 너무 날뛰지 마세요
이생을 잃으면 내생을 얻는 것이고
병을 얻어 건강한 육신을 잃으면
그동안 경시했던
내 몸을 더욱 중시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오른손을 잃으면 왼손이 그 일을 대신하고
청력(聽力)을 잃으면 시력(視力)이 강 해지지요
죄될 일을 놓으면 복을 얻고
복될 일을 잃으면 죄가 얻어지는 거지요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와요
잡념을 놓으면 일심이 생기고,
일심을 잃으면 망념이 가득 해져요
너무 먹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적게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요
잃은 하나와 얻은 하나의 차이는 어떨까요?
잃은 것이 내게 득이 되는 것이라면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고
얻는 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얄팍한 계산 속 입니다
그런데 잃은 것이 크든 작든
얻는 것이 크든 작든
그 기준 이 라는게 어떤 것 일까요?
따지고 보면 그것은 수십년 살아 오면서
습득 된 내 욕심의 기준일 것 입니다
망자(亡者)가 입는 수의에 호주머니 가 없듯
태어 나면서 갖고 온 내 손 도 빈손 이었고요
이 세상을 하직 하면서 갖고 갈 손 도 빈손 입니다
빈손에 잡히는 정도 라야
제 손 크기 밖에 더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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