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차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카페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무척 피곤하실텐데....등짝도 아프다고 하셨는데(물론, 글 올리다가 잠시 등짝 밟아드렸지요),
주무시지는 않고,
내일 할 일들을 생각나시면, 바로바로 저한테 말씀하시네요...
" 큰언니한테, 내일 올때 중간크기 통 3개 갖고오라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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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내들어오면, (3층 사는)미국아저씨한테 편지쓰라고해-
큰 돈 들여서, 보일러 싹- 고쳐놨으니까,
약하게라도 틀어놓으라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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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방에서 나오신 엄마) 내일 만두 빚을 방망이 챙겨야지... "
" 패물, 갖고가지 않고 쌀독에 숨겨둘테니까- 그런지 알아...(비닐을 챙겨서 방으로 들어가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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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내(막내)한테, 선풍기랑 여행가방은 보일러실 좁아서, 옥탑에 옮겨놨다고, 쓰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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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일러 얼지않게, 온수쪽으로 "똑-똑-" 떨어지게 틀어놓라고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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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캐다나 아저씨(미국아저씨아님)의 퇴근하시는 발자국소리를 들으시더니,
방에서 잽싸게 나오신다.
" 내가 가서 얘기해야지"
(음?? 아저씨 한국말 잘 못하시는데...??)
잠.시.후,
흐뭇한 표정으로 들어오시는 엄마.
" 엄마- 아저씨 한국말 잘 못하시는데 어떻게요??"
" (누워계시다가 다녀오신탓에, 발갛게 물든 얼굴로 베시시...웃으시는 엄마)
그냥 손짓으로... 온수쪽으로 똑-똑- 이라고 했고,
옥탑에 있다고(가방이랑 선풍기) 보여줬고,
보일러 고치는데 50만원 들었다고(이때 나에게 손짓으로 시범을 보이시네..)얘기했지.
돈 달라는게 아니라, 일단 알고는 있어야 하니까-
구찮아도, 얘기하니까 시원하네... 이제 자야지 "
ㅡ,.ㅡ
엄마의 행동과 말씀을...
찬찬히...살펴보면....
재밌다.
정말, 박완서씨의 소설책을 보는 듯.
- 내일부터는, 엄마한테 잔소리 그만해야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