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씀에 의하면,
두 번 째 라고 하였습니다.
막내 낳았을 때가 정월대보름무렵이었던터라,
그래서 못 했었고ㅡ
이번에는 세 빠진 방들 공사하느라,
경황도 없고 힘도 빠져서ㅡ
대보름 음식을 못 했다고 하셨습니다.
저희어머니ㅡ
대보름 전날에는 꼬옥 음식장만으로 바쁘셨습니다.
큰 찜솥에, 베보자기 깔고
여러 잡곡을 섞어서 찰밥을 지으셨고,
여덟 아홉 가지의 묵나물들을 만드셨지요.
항상 음식을 하실때, 아낌없이 양념을 하시는터라
"얘- 오늘은 참기름 한 병을 다 썼다~"
웃으시며 말씀하셨어요.
정말, 이때는 온 집안에 꼬소한 참기름냄새ㅡ
가득 베었었지요.
그렇게 만든 음식은 조금씩 골고루 나누어서
딸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이것이 엄마의 즐거움이셨어요ㅡ
"뭐라도 주고싶어서 미치겄어~
그러니, 형편이 안따라서 못 주는
(다른) 애미들은 그 심정이 오죽하겠니ㅡ"
그러던 엄마가ㅡ
못내 '조용하게 지나가는 대보름이'
무척이나 아쉽고 아쉬웠던 엄마가,
사느라고 바쁜 딸이, 부리나케 만들어온
따뜻한 찰밥과 나물을 보시고ㅡ
...이런저런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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