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천문(告天文)
제33회 가산사 단군제 藍田 김미순 올림
하늘이시여!
단군이시여!
도도히 굽이쳐 사천년을 흘러온 생명의 피이시여!
단기 4347년9월18일 홍익인간의 숨결이 이미 시작된 나라 대한민국
여기는 충청북도 옥천군 안내면 답양리 가산사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허락해 주신 하늘이시여!
민족의 뿌리이면서 구심점이고, 우리의 희망이신 단군이시여!!
백번 천번 무릎 꿇고 머리 조아려 먼저 용서를 구합니다.
해군기지 논란이 여전한 평화롭던 제주 강정마을!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가슴먹먹한 노란리본의 팽목항!
차마 입에 담기조차 안타까운 칠곡 계모 아동학대!
전쟁포로보다 더한 상해로 숨져가야 했던 윤일병!
하나 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우리는 믿을 수 없는 정치권!
존경 받지 못하는 교권!
아직도 장애우와 사회적 약자들에게는 편견의 눈으로,
자기의 이익만을 최우선으로 삼는 집단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음을
고백하며 부디 부디 용서를 구합니다.
깨닫게 하소서
가르쳐 주소서
그리고
함께 하소서
하늘을 알고,
하늘을 위한
하늘을 따르는,
하늘에 의한 사람들이 이 자리에 모여
단군할아버지를 간절히 간절히 만나 뵐 수 있게 하소서!
남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그의 이야기에 공감할 줄 아는,
넉넉한 아이로 기르는 것이 그 아이를 행복하게 인도하는 지름길임을 알게 하소서
흙처럼 자신을 낮추고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겸손,
꼴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게 하소서
내게도 꼭 필요하지만 그 사람에게 더 필요하다면 내가 갖기를 포기할 수 있는 참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사회가 되게 하소서
아픈이들을 향해 차별없이 보편적인 연민으로 먼저 다가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평소에는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다가
진실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용맹할 수 있도록 하소서
서로 빛깔은 달라도 사람이 가장 소중함을 알아 아우러지게 하소서
마음이 곧 부처요, 사람이 곧 하늘인 한마음(一心)
무명(無明)의 허울을 벗고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보고 듣는 실질적 개벽(開闢)을 알게 하소서
광야에서
천지신명과 부처와 예수와 공자가 모두 하나 되어
희망으로 만나게 하소서
일상의 들숨날숨 속에서 홍익인간 재세이화를 살아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