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과 마주쳤다. 그 사람은 부처님을 알아보고 말했다.
“깨달음을 이루셨다는 그 분이시죠? 큰 가르침을 주기 위해 이 곳으로 오신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저는 지금 아버지에게 공양을 갖다 드려야 하서 곧장 법문을 들으러 갈 수가 없습니다만 이 일만 마치면 바로 법문을 들으러 갈 테니까 제가 갈 때까지 법문을 시작하지 마시고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꼭 기다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법문장소로 걸음을 옮기셨다. 그 곳에는 왕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운집해 있었다. 법문할 시간이 되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법문을 시작하지 않고 문 입구만 바라보고만 계셨다.
“부처님, 누구를 기다리고 계십니까?”
“모두 참석했는데 어서 법문을 하셔야지요?”
잠자코 기다리던 사람들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한마디씩 했다.
“오기로 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한 참 더 기다리고 있으니, 마침내 그 사람이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제가 늦었습니다. 그래도 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저와의 약속을 지켜주실 줄 알았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부처님의 이름을 처음 들었습니다.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었습니다. 부처님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된 첫 순간부터 부처님을 만나게 되기를 기다리고 기다려 왔습니다.”
“너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구나. 나를 이 도시로 오게 한 것은 바로 너다.”
부처님께서 법문을 시작하셨다. 법문을 듣고 난 후, 그 사람이 부처님의 제자가 되겠으니 받아주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 늙어서 이 곳에 다시 올 수 없을 것이니 지금 내 제자로 입문하여라.”
그 사람은 그 길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부처님을 따라 길을 나섰다. 그날 밤, 부처님을 늘 가까이서 모시는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스승님,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어느 장소로 가거나 이동하실 때 스승님을 끌어당기는 어떤 힘을 느끼십니까?”
“그렇다. 누군가 나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힘이 느껴지는 그 방향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