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이불이나 요를 꿰매실때는 꼭,
그 가운데에 실패와 가위를 두고 바느질을 하셨다.
쪼그려 앉아 이불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빙 둘러가며 바느질을 하게되면,
짧아진 실을 다시 연이어서 바늘귀에 꿰어가며
해야 했기에ㅡ
그편이 가장 덜 거추장 스러운..손쉬운 방법이었으리라.
동생이 진주에서 쓰던 요를, 큰언니 편에 보내왔다.
겉의 천을 뜯어서 빨아서 말린다음,
다시금 엄니처럼 요의 한가운데 실패와 가위를 두고
바느질을 해보았다.
허리는 끊어질듯 아팠고
손가락에 몇 개의 구멍도 났지만,
엄니처럼 얌전한 바느질은 역시나...되지 못했다.
마당의 자목련에 꽃눈이 가득 달려있고
건너집 이층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에
봄 햇살이 따뜻하다.
생생한 엄니의 모습과..
아직 너무 낯선 이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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