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방송인 백지연이 지난해 이혼한 사실을 뒤늦게 밝혔다. 백지연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화우는 지난 1월 31일 보도자료를 통해‘2007년 5월 전남편인 송모 씨와 이혼에 합의해 6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했으며, 2009년 초 미국에서 모든 법적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만남에서 이별까지 비밀스러웠던 두 사람의 인연 풀 스토리.
오랜 이혼설 사실로 드러난 백지연·송경순 부부
백지연은 지난 2001년 12월 24일 미국에서 국제금융인 송경순 씨와 결혼했다. 당시 백지연의 재혼은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백지연과 송씨는 무려 열세 살이나 나이 차가 났으며, 두 사람 모두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백지연은 시대를 대표하는 커리어 우먼이었다.‘정보화 사회를 이끌고 갈 여성’‘여대생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송씨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니아대학 와튼스쿨 MBA과정과 조지워싱턴대학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텔리였다. 이런 두 사람이 결혼까지 했으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 ▲ 두 사람은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은 아니었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은근한 사랑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일을 존중하고 이별을 선택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워커홀릭
두 사람의 결혼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진심으로 행복을 빌어주었다. 특히 백지연은 전남편과 친자확인소송에 휘말리는 등 가슴 아픈 이혼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두 번째 결혼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동안 심적인 부침이 많았던 백지연은 조용한 결혼식을 원했다. 결국 그녀의 뜻대로 두 사람은 비밀스러운 결혼식을 올렸다. 심지어 송씨조차 결혼식 하루 전날 결혼식장을 통보받았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직후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도 잘 나갔다. 백지연은 숙원이었던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의 MC를 맡았고, 국제금융전문가인 송씨는 미국, 홍콩 등 해외출장을 다니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두 사람은 모두 소문난‘워커홀릭’이었기 때문에 비슷한 점이 많았다. 특히 백지연은 한 인터뷰에서 부부의 일과를 이렇게 소개하기도 했다.
“남편은 저보다 더 바쁜 사람이에요. 두 사람 모두 주중에는 정신없이 바쁘고, 주말에는 밀린 원고를 쓰거나 강의 준비를 하죠. 또 일요일에는 교회를 다녀와서 각자 일하다가 점심 때쯤 통화해서 같이 밥을 먹기도 해요. 또 점심을 먹고, 각자 사무실에 가서 일을 하다가 저녁 무렵에는 영화를 보거나 하죠.”
백지연은 서로를 존중하고,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부부관계에 대해서 만족해했다. 또한 그녀는 전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들에 대한 애틋한 모성애를 표현하기도 했다. 언제나 인터뷰를 할 때면, 남편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사생활’이라며 일절 대답하지 않다가도, 아들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기했다.
“임신했을 때‘내가 혹시 이 아이를 낳고 귀찮아하면 어떡하나’걱정했어요. 그런데 낳고 보니 정말 예뻐요. 정말 예뻐서 힘들어요. 매일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만들어주는 건 지구상에 아들밖에 없어요. 나도 모르는 나를 일깨워주는 존재죠.”
- ▲ 1 송경순 씨가 운영하고 있는 금융회사. 그는 최근에도 금융에 관련된 일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2 백지연이 가끔 특강을 하는 한 스피치학원. 그곳의 직원들은 이혼 이후 한 차례 그곳을 방문한 백지연이‘나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을 남겼다고 했다.
3년 전부터 이혼설 나돌아
백지연이 아들에 대한 모정이 깊어갈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졌다. 모정이 직접적인 이혼의 원인은 아니었지만, 둘 사이에 거리를 만들어놓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이 모두 철저한 완벽주의자이기 때문에 가정보다는 일에 더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멀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백지연은 2005년 무렵부터‘백지연 커뮤니케이션스’라는 스피치 아카데미의 CEO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고, 국제금융인인 남편 송씨는 해외출장이 많았다. 백지연은 한 인터뷰에서 부부 사이를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저희는 각자 일해요. 남편은 남편대로 전문가고, 저도 전문직이잖아요. 각자 자기 세계에서 열심히 일하고 서로 존중하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저는 인터뷰할 때 남편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아요. 부부가 잘사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돼봐야 아는 것 아닌가요?”
백지연은 이처럼 의미심장한 인터뷰를 가진 2년 뒤 송씨와 이혼에 합의했다. 워낙 남편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어서 둘 사이가 어땠는지, 둘 사이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들은 많지 많다. 그저 결혼이 그랬듯, 이혼에도 당당하다는 느낌만 주고 있다.
사실 오래전부터 방송가에서는 부부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워낙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실제로 기자는 지난해 8월, 두 사람이 이미 부부관계를 정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 송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시 송씨는“사적인 이야기라 답을 해줄 수는 없지만, 부부 사이가 정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에,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제일 먼저 전화를 걸어 말해주겠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그 이후 송씨는 기자와 몇 차례 통화를 가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부부 사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켜주었다.
그리고 송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혼사실이 알려지자 기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일주일 뒤 점심을 함께하자는 약속을 했지만, 만나기로 한 바로 전날 그동안 언론사와 기자들의 취재요청에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약속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한편 백지연은 이혼을 인정한 뒤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지난 2월 18일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존 리뉴얼 오픈을 축하하기 위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다소 수척한 모습이긴 했지만, 애써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처럼 이들은 6년간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결국 남남으로 돌아섰다. 두 사람 모두 두 번째 결혼에 실패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아픔을 딛고 각자의 분야에서 당당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 여성조선
취재 백은영 기자 | 사진 이상윤·오수진·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