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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모의 푸념

작성자漢陽 Jun.|작성시간24.10.21|조회수1,096 목록 댓글 0



어느 노모의 푸념

자아~~
여보시오,...

돈 있다 위세치 말고,
공부 많이 했다고 잘난척 하지 말고,
건강하다고 자랑치 말며,
명예가 있다고 뽑내지 마소.

다~~~ 소용 없더이다.

나이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 나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그래도 살아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구려.

당당하던 그 기세 그 모습이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형제식구 아닌데도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지 않소.

웃는 얼굴로
따뜻한 미소 지으며
날 이렇게 잘도 돌봐 주더이다.

아들 낳으면 일촌이나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 되고,
대학가면 사촌되고,

군대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 이더이다.

장가들면 사돈되고.
애 낳으면 내 나라 내 동포요,
이민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 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자식을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고,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그리고
며느리를 딸로 착각치 말고,
사위는 아들로 착각하는 일 마시오.

인생 다 부질 없더이다.
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 톡으로 받은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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