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공거사의 일갈 지하철 일반석 앞에서 백발의 한 늙은이 손잡이에 매달려 가는 걸 보고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젊은 사람 하나가 혼잣말인 듯 중얼거린다. 지하철 공짜로 타는 주제에 남의 자리까지 넘보고 있구먼,... 귀 밝은 이 노인 알아 들으시고 젊은이를 내려다보며 한 말씀 하신다. 어이, 젊은 친구!. 나라 잃은 설움 겪어 본 적 있나?.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나가 싸워본 적 있나?. 주린 배 움켜잡고 새벽부터 새마을운동 해 봤나?. 수백 미터 땅속에 들어가 석탄 캐 본 적 있나?. 열사의 땅 저 중동에 가서 막노동해 본 적 있나?. 여봐 젊은이!. 오늘날 이만큼 잘 살게 된 건 지나간 세대 ― 늙은이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 걸 모르나?. 내가 공짜로 지하철을 탄다고?. 자네가 이렇게 편하게 잘 살 수 있는 건 누구 덕인데?.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자넨 뭘 했나?. 민주화 투쟁을 했다고?. 껍적대지 마라. 이 우라질 놈아!. 글(詩) : 임 보 = 옮겨온 글 = 漢陽 Ju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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