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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괘

작성자漢陽 Jun.|작성시간26.06.15|조회수201 목록 댓글 0


점괘

남산골 오봉사는
장안에서 꽤나 알아주는 장님 점쟁이다.

주역을 통달해
사람의 앞날을 잘 맞힌다고 소문이 나
오봉사를 찾아오는 손님이 골목을 메운다.

오봉사는
들어오는 복채를 차곡차곡 쌓아뒀다가
골목 아래 대로변에 집을 하나 사서
점보는 곳을 새집으로 옮겼다.

어느 날
홍 대근이 점을 보러 오봉사를 찾아갔다.

“질질 끌다가는 시퍼런 낫에 목이 날아가!.”

오봉사가 대뜸 일갈하자
홍 대근의 가슴이 철렁한다.

“빨리 손을 끊어!.
9월은 피를 피해야 혀.
그 여자 목숨도 풍전등화야.”

“알겠습니다.”
홍 대근이 힘없이 대답했다.

홍 대근은
장안을 휘젓고 다니는 이름난 오입쟁이다.

투전판에서 어울린
노름꾼 박치의 마누라와 눈이 맞아
간통을 하는 중이다.

홍 대근은 투전판에 들러 박치가 없으면
거기서 노름을 하고 박치가 노름을 하고 있으면
박치네 집으로 가 그 마누라의 고쟁이를 벗기는 것이다.

하루는
박치의 마누라와 한참 열을 올리고 있는데
대문을 발로 차며 박치가 들어왔다.

홍 대근은 얼른 벽장 속으로 들어가
벌거벗은 채 쪼그리고 앉아,

“내 인생 이렇게 끝나는구나” 벌벌 떨고 있는데
방에 들어온 박치는 베개 옆의 마누라 은비녀를 낚아채서
도망치듯이 밖으로 나가버려 큰 낭패를 면한 일도 있었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오 봉사의 점괘를 따르기로 했다.

홍 대근이 복채를 두고 일어서는데
오 봉사 마누라가 점심 상을 이고 왔다.

갑자기 홍 대근의 하초가 뻐근해졌다.

몰골이 볼품없는데다 쉰을 넘긴 오 봉사가
어떻게 저렇게 아리따운 색시를 얻었는지
홍 대근은 넋을 잃고 쳐다봤다.

허우대가 멀쩡한 홍 대근의 시선이 싫지 않은 듯
오 봉사 색시가 눈을 흘기며 야릇한 색기를 내뿜는다.

홍 대근은 밖으로 나와 골목에 몸을 숨겼다가
점심상을 이고 남산골 골목을 오르는
오 봉사 색시를 뒤따라갔다.

살 오른 엉덩이를 흔들며
골목을 돌아 올라 살림집 대문을 들어설 때
홍 대근도 바짝 붙어 들어가 뒤에서 한손으로
오봉사 색시의 입을 틀어 막고 또 한손으로
머리에 인 점심상을 잡았다.

대문을 잠그고
문간에 선 채
치마를 걷어 올리고 고쟁이를 벌렸다.

일을 치른 홍 대근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남산골을 내려가다가 오 봉사 점집에 다시 들렀다.

“왜 또 왔어?.”
“하나만 더 물어 보려구요.

본서방이 알고 있을까요?.”

사주를 짚어보던
오봉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빨리 도망가!.
본서방이 바로 이 근방에 있어!.”


옮겨온 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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