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하늘
막상
내 힘이 닿지를 않는다.
내일의 밝은 태양뒤에 올
검은 어둠이
상(像) 되는 곳에
내가 서 있음은
어인 일일까.
군대생활 반(半) 얻은 것은 무얼까.
억압된 자유와
억제된 성(性)과
죽음을 강요당한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대자연(大自然)의 푸르름보다
여드름 자국의 검붉은 얼굴은
마치
전장(戰場)의 분화구처럼 비참하구나.
상냥한 여인의 음성이
포성이 지나간 뒤에라도
들려와 줬으면....
까마득히 “고향 앞으로 갓!”
할 날은 멀고
네 주변엔 모든 물(物)들은
외로운 갈대처럼
되어 가는데....
1970.5.13.
<군 시절 추억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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