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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꿈

작성자漢陽 Jun.|작성시간24.10.05|조회수157 목록 댓글 0



아내의 꿈

나는 나를 눈멀게 한 한 남자를 만나
그 남자와 손을 잡고 가고 싶은 데 마음대로 가고
머물고 싶은 데 마음대로 머물고 싶었네.

그 남자에게서
눈 떼지 않고 살고 싶었네.

대문 없는 집에 살고 싶었네.
마당 귀퉁이에 채마밭이 있으면 더욱 좋고,

어느 날 마당을 쓸고 마루에 앉아
강을 보다가,
앞산 뒷산을 보다가,
내 사는 집을 둘러보니 대문이 없었네.

대문 없는 집이
가난한 집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네.

살다가, 살아 가다가 쉬고 싶으면
혼자 찾아가 하룻밤을 지낼 절간이 있었으면 했네.

그 절간 뒤안에
밤새 눈이 퍼붓고
달이 밝으면 새가 울겠지.

그 새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싶었네.

어느 날, 어느 절간에 나 깊이 잠들어 있었네.

산이 나를 가져갔네.
그 남자, 내 남자가 나를 가져갔네.


/ 김 용택


= 받은글 편집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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