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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야산방 편지

미국에 의존하다 수모당하는 유럽연합.

작성자정찬호|작성시간25.08.22|조회수43 목록 댓글 0

한장의 사진이 유럽을 온통 발칵 뒤집어 놓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8월 20일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주요 유럽 정상들이 회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말입니다. 사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 안쪽에 앉아 있습니다. 그 앞에는 EU 집행위원장과 나토 사무총장을 비롯해 독일 총리, 프랑스 대통령, 영국 총리, 이탈리아 총리, 핀란드 대통령 등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외교 관례를 근본적으로 무시한 모양입니다. 원래는 국가 정상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상석이 없는 원형 테이블 등에 앉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러우전쟁의 휴전내지는 종전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진 자리입니다. 미국도 나토의 회원국 자격으로 만난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 나토국 가운데 큰형 역할을 했기에 다른 회원국들이 3년6개월을 끌어온 러우 전쟁을 마감하는 자리를 미국 백악관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번 자리는 얼마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나 단독 회담을 연 지 며칠만에 급하게 열린 것입니다.

 

문제가 된 사진은 유럽현지에서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굴욕적인 자리였다는 반응입니다. 마치 교장 선생이 교사들을 모아놓고 일갈 훈시를 하는 모양새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교사들이 뭔가 잘못해 혼내는 듯한 분위기라는 말입니다. 유럽의 국민들은 참 무례하고 자기중심적이다...유럽 정상들이 어떻게 이런 굴욕적인 자리를 받아드릴 수 있나...최악의 장면이다...등으로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앞서 트럼프 집무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단독 회담을 하고 있었는데 나머지 유럽 정상들이 집무실 앞 의자에 줄줄이 앉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면접보러온 수험생들의 모습과도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앞에서 그렇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는가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치 말 안 듣는 학교 아이들을 줄 세워 놓은 듯하다며서 당혹스러운 파워 플레이라고 비판일색입니다.

 

그렇다면 3년 6개월전 러우전쟁 이전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습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나토가입을 서두릅니다. 러시아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젤렌스키입장에서는 나토에 가입하는 것만이 러시아의 위협에서 자국을 방어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모스크바에서 불과 몇백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우크라 접경지역에 나토의 미사일이 배치되면 모스크바 시민들은 그야말로 매일  잠 못이룰 밤이 될 가능이 높다는 이유로 나토가입은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합니다. 만일 우크라가 나토가입을 강행할 경우 즉시 공격하겠다는 선전포고를 미리 해둔 상태입니다. 우크라 젤렌스키는 미국의 당시 대통령인 바이든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해서 상황을 보고한 뒤 처분을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네오콘을 비롯한 여러 세력들의 훈수속에 놓여 있던 미국 바이든은 러시아의 침공은 협박용일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고 하고싶은 데로 행하라고 합니다. 영국의 총리 보리스  존슨도 바이든처럼 만약 러시아의 침공이 있으면 나토국이 즉각 대응하겠다면서 젤렌스키를 꼬드깁니다. 결국 젤렌스키는 나토가입을 실천에 옮기고 결국 러시아 푸틴은 2022년 2월 24일 공습을 강행합니다.

 

러우전쟁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군수물자를 조달하고 우크라는 군인을 동원하는 형식으로 러시아와 전쟁을 치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병력은 동원하지 않았지만 미사일 등 천문학적 군수물자를 투입했기에 러우전쟁은 국제전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게다가 북한이 러시아를 도와 전쟁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11월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러우전쟁의 상황은 급격하게 변합니다. 바이든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엄청난 무기를 제공했지만 트럼프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트럼프는 러우전쟁을 자신의 평화의지를 드러내는 이벤트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향한 일종의 행사로 본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가 결국 요즘의 상황을 만든 것입니다.

 

이번 러우전쟁을 바라보면서 자국의 국방은 스스로 책임지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대단히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게 합니다. 나토가 무엇입니까.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강성해지는 소련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사공동체아닙니까. 어쩌면 유럽국가들로 대응 기구를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세계 1차대전이 끝난뒤 미국을 제외한 유럽국가들이 유럽평화를 위한 유럽만의 대책을 강구했어야 합니다. 2차대전이후는 더욱 그리합니다. 물론 당시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독일의 폭격으로 성한데가 없었기에 미국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고 쳐도 그 이후 세월이 흘러 복구가 완료된 후에는 유럽만의 힘으로 유럽의 평화를 이끌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유럽각국들은 미국에 의존했습니다. 미국도 팽창해가는 소련세력을 막기위해 유럽에서 역할을 행하다보니 나토는 미국에 의존하게 됐습니다. 어짜피 유럽의 평화가 미국에게도 중요하니 미국이 유럽을 지켜줄 것이라는 일종의 무책임한 태도가 자국의 국방을 미국에게 일임하는 자세로 일관되게 만들었습니다. 2차대전후 핵무기를 완성한 영국과 프랑스 외에는 국방에 대한 기본적 인식마저 갖지 않았습니다. 미국에서 방위비를 2%~3%수준으로 올리라고 주문했지만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렸습니다. 방위비로 사용해야 할 돈을 복지비 등으로 사용했습니다. 무기생산도 그만둡니다. 태평성대에 무슨 무기생산이냐며 미국이 어떻게 해줄 것이야라는 자국 국방을 미국에게 일임하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부채속에 허덕이는데 유럽연합은 상대적으로 평화를 구가하며 국방에는 나몰라라하는 식이었습니다. 미군들은 유럽각지에서 더운 날 훈련을 하는데 막상 그 지역을 담당하는 유럽연합 군인들은 편하게 노는 듯한 태도로 미국은 판단한 것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유럽이 밉습니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었으니 미국의 역할은 사실상 끝난 것이였다고 트럼프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소련이 붕괴되고 남은 러시아정도는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 국가들 30여개국이 맡으라는 것입니다.그리고 이번 러우전쟁에 미국이 제공한 경비가 나토국이 낸 것의 대부분이니 러우전쟁 종전도 미국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유럽연합도 할 말이 없습니다. 트럼프의 주장이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미국에게 너무 의존한 그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입니다. 

 

트럼프와 푸틴 양자가 러우전쟁의 휴전안 내지 종전안을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의 안은 푸틴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는 것이기에 우크라 젤렌스키를 비롯한 유럽연합국가들은 발끈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미국이 쓴 경비가 상당한 것은 알지만 그래도 지금 러시아와 현실적으로 접하는 것이 유럽연합인데 미국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불만을 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 할 말이 있으면 미국으로 와라 그리고 해당 국가 원수들을 앞에 앉혀놓고 일갈을 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사진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유럽의 안보를 유럽국가들이 해결하지 않고 미국을 끌여들이고 미국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바로 그 태도에 대한 죄값을 치르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협상을 비롯한 전세계 미군 운용속에 주둔비 등에서 말도 안되는 횡포를 부리는데 대한 불만과 솟구쳐 오르는 역겨움이 있지만 자국의 방위와 안보는 자국이 책임지라는 말에는 토를 달 수가 없습니다. 비록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만일의 경우 온국민의 군인화를 하더라도 자국의 국방과 안보는 자국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기도 하고 그런 것이 오히려 속 편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번 백악관 사진으로 촉발한 유럽국가들의 분노가 스스로 유럽을 책임지겠다는 국민적 의지로 표출되기를 바랍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도 안되는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을 요구할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와의 협상은 합리적인 선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트럼프라는 인물의 성향상 상식이 통하지 않기에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강압적으로 밀어붙일 트럼프의 전략에서 효율적으로 대처하되 쉽게 결론을 내지 말기를 바랍니다. 국민적 동의를 구해야 하는 사안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합니다. 자국을 자국민이 지키는 기본 원칙아래 주한미군 철수 등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국민들의 의견을 물어 결정해야 할 사안임을 트럼프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유럽연합 국가들 국민들 사이에서도 지금 이런 문제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백악관 사진속에 담긴 의미는 너무도 크고 의미하는 바가 매우 심대하다고 보입니다.

 

2025년 8월 2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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