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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야산방 편지

6.3 선거 전화위복의 기회로.

작성자정찬호|작성시간26.06.05|조회수22 목록 댓글 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규모 선거가 끝났습니다. 민주주의 시스템을 지닌 나라에서 선거때가 되면 모든 이슈가 동원되고 모든 갈등이 표출됩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지닌 사람들은 선거기간이 참으로 길고도 피곤함을 갖게 됩니다. 숨어 있던 갈등과 불만요소들이 한꺼번에 드러나니 오죽하겠습니까. 선거제도가 없는 공산독재국가 사람들이 볼 때는 참으로 소모적인 정치 행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세상을 리더하는 제도에 민주주의가 가장 선두에서 정치 사회시스템를 이끌고 가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사회적 약자들도 선거때만은 인간대접을 받는다는 단순한 이치도 선거가 지닌 민주주의의 가치가 아닌가 여겨집니다.

 

각설하고 이번 선거는 완승도 완패도 없는 선거가 아니였나 판단됩니다. 민주진영에서는 다소 부족하고 낙담스런 결과였을 것이고 반대진영에서는 그동안 자신들의 텃밭이라던 부산과 울산 그리고 강원에서 패배했으니 실망스럽겠지만 그래도 완패는 면했다는 안도감이 있을 것입니다. 민주진영에서는 부산과 울산이라는 보수지역에서 승리를 차지했지만 가장 거대한 빅매치인 서울에서는 패했다는 아픔이 당연히 있을 것입니다. 평택을 보궐 선거의 패배는 매우 쓰라린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선거후에 복기과정을 반드시 거칩니다. 바둑에서 게임이 끝난후 승자와 패자가 그대로 앉아 복기과정을 거치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과정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바둑외에는 복기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습니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자기식 판단에 의해 과정을 평가하게 됩니다. 이번 선거는 민주진영에도 당내부적인 내홍과 갈등의 연속이었고 극우세력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대표의 독단적 판단으로 후보자가 결정되는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민주와 극우진영 차이가 별로 없었습니다. 양쪽 모두 선거후 당내 비판에 직면하고 당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폭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평택을 보궐선거는 두고 두고 비판대상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참으로 어이없는 과정의 연속이었고 결과는 죽쑤어서 개주었다라는 표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특정 인물의 당선 욕심으로 촉발된 평택발 잡음은 한국 정치사에 특정인물과 그 인물의 당선을 위해 합리적이지도 정당하지도 않은 형태가 속출했고 결국은 민주진영에서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입니다.

 

중앙선관위의 행태는 더 이상 언급할 가치도 없을 것입니다. 한국 선거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투표를 못한 유권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일부지역에서 투개표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었습니다. 아프리카 오지국가의 상황도 아니고 민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이라 여기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태라고 믿을 수 없은 상황이었습니다. 안그래도 극우세력들은 선거때마다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는 그런 원인제공을 이번에도 선관위가 자행한 것입니다. 정부에서 수사의뢰를 했다고 하니 그 원인이 조만간 드러나겠지만 이번 선거를 폭망시킨 대표적인 상황이라고 판단됩니다. 선거자체를 부정하려는 세력의 개입인지 부정선거 주장을 가능하게해서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의 준동인지가 밝혀질 것입니다. 윤석열 내란세력이 가장 핵심적으로 개입하려한 것이 바로 선관위 침투와 선관위 기능마비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합니다.

 

선거는 자신의 잘못과 패착을 반성하고 고치는 과정을 거치는 세력은 흥할 것이고 그런 과정없이 그냥 서로 삿대질 하는 세력은 필히 망할 것이라는 교훈을 가장 핵심적으로 가르치는 시스템입니다. 민주진영은 서울 패배와 평택 선거 폭망의 과정을 자세히 들어다보고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후보자를 제대로 골랐는지 그리고 그 공약에 문제점은 없었는지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것입니다. 서울지역중 이른바 한강벨트에서 민주진영 후보에 대한 반대가 많은 것은 부동산 문제였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앞으로 부동산 정책을 수립할 때 참고하고 더욱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하는 이유입니다. 돈앞에 장사없고 돈앞에 이성적 판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아파트가격 하락에 손해봤다고 여기는 세력들이 집중적으로 민주진영 후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반면 부동산 정책에 찬성하는 세력들은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가능합니다. 목숨걸고 부동산가격 지키겠다는 세력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한 반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찬성하는 세력들은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고 소극적으로 나섰다는 말입니다.

 

일각에서는 민주진영에 대한 일종의 죽비로 이번 선거를 받아드려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만일 서울에서 승리하고 평택에서도 민주후보가 이겼다면 민주당이 얼마나 광분했겠습니까. 당대표는 자신이 잘나고 잘 공천해서 압승했다고 나설 것 아닙니까. 그러면 나태해집니다. 자만에 빠집니다. 선거과정에서 그에게 퍼부어졌던 지적은 그냥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 분명했던 것 아닙니까. 그러면 발전이 없습니다. 예를 듭니다. 강원도 강릉일대에서 잡은 오징어를 실은 물탱크속에 꼭 집어넣는 물고기가 있습니다. 쥐치종류입니다. 오징어는 성질이 급해 그냥 놔두면 서로 싸우거나 무료해져서 오래 생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극을 주기위해 쥐치들 몇마리를 넣어줍니다. 그러면 오징어는 그들과 싸우면서 무료함을 이겨내고 서울까지 생존해서 도착하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칫 승리에 취해 자만에 빠지거나 개혁의 속도가 늦춰지는 것을 막기위한 신의 한수라고 보는 시각이 상당한 이유입니다. 그것도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패했다는 것에서 더욱 무게감있게 반성해야 하고 더욱 개혁의 속도를 내라는 신의 큰 교훈이라고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쥐치 몇마리를 물탱크속에 넣는 이유말입니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청와대는 새로운 개혁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투기 억제책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사법개혁과 검찰개혁 그리고 언론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의지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총리 인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현 총리는 당대표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집권 1년차를 넘어 2년차로 접어드는 이시점이 더욱 개혁에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은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선거로 나라에 내재돼 있던 부조리와 문제점들이 모조리 드러났기에 개혁의 강도가 더욱 강해지고 속도를 낼 충분한 이유가 생겼다는 판단일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선거는 완승도 완패도 없는 선거가 됐습니다. 패배를 거울삼아 노력하는 세력은 앞으로 총선에서 더욱 압승할 것이고 또 내분에 빠지거나 반성하지 않고 안주하는 세력들은 참패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총선까지 2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민주세력이 반성하고 자세를 고쳐 노력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인가, 현실에 안주하고 떨어지는 꿀빨다가 세월을 놓쳐 문재인 어게인이 될 것인가는 오직 현 민주당의 자세와 의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2026년 6월 5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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