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임고]면앙정가 현대어 풀이

작성자01사대홈(펌)|작성시간04.01.01|조회수967 목록 댓글 0

(가) 무등산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무등산을)멀리 떼어 버리고 나와 제월봉이되었거늘, 끝없는 넓은 들에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일곱 굽이가 한데 움츠리어 우뚝우뚝 벌여 놓은 듯, 그 가운데 굽이는 구멍에 든 늙은 용이 선잠을 막 깨어 머리를 얹어 놓은 듯하며, 넓고 편편한 바위 위에 소나무와 대나무를 헤치고 정자를 앉혀 놓았으니, 마치 구름을 탄 푸른 학이 천 리를 가려고 두 날개를 벌린 듯하다. →*(서사 : 제월봉과 면앙정의 형세)

(나) 옥천산 용천상에서 내리는 물이 정자 앞 넓은 들에 끊임없이 (잇달아) 퍼져 있으니, 넓거든 길지나, 푸르면서도 희지나 말거나(넓으면서도 길며 푸르면서도 희다는 뜻), 쌍룡이 몸을 뒤트는 듯, 긴 비단을 가득하게 펼쳐 놓은 듯, 어디로 가려고 무슨 일이 바빠서 달려가는 듯, 따라가는 듯 밤낮으로 흐르는 듯하다. 벌여 있는 물가의 모래밭은 눈같이 하얗게 퍼졌는데, 어지러운 기러기는 무엇을 통정(通情)하려고 앉았다 내려갔다,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갈대꽃을 사이에 두고 울면서 서로 따라다니는고?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 높은 듯 낮은 듯, 끊어지는 듯 잇는 듯, 숨기도 하고 보이기도 하며, 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며, 어지러운 가운데 유명한 체하여 하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우뚝 선 것이 추월산 머리 삼고, 용구산, 몽선산, 불대산, 어등산, 용진산, 금성산이 허공에 벌여져 있는데, 멀리 가까이 푸른 언덕에 머문 것(펼쳐진 모양)도 많기도 많구나. →*(본사 1: 면앙정에서의 경치 조망)


(다) (봄의 경치) 흰 구름과 뿌연 안개와 놀, 푸른 것은 산아지랑이다. 수많은 바위와 골짜기를 제 집을 삼아 두고, 나며 들며 아양도 떠는 구나. 오르기도 하며 내리기도 하며 넓고 먼 하늘에 떠나기도 하고 넓은 들판으로 건너가기도 하여, 푸르락 붉으락, 옅으락 짙으락 석양에 지는 해와 섞이어 보슬비마저 뿌리는구나.
(여름의 경치) 가마를 재촉해 타고 소나무 아래 굽은 길로 오며 가며 하는 때에, 푸른 버들에서 지저귀는 꾀꼬리는 흥에 겨워 아양을 떠는 구나. 나무 사이가 가득하여(우거져) 녹음이 엉긴 때에 긴 난간에서 긴 졸음을 내어 펴니, 물 위의 서늘한 바람이야 그칠 줄 모르는구나.  
(가을의 경치) 된서리 걷힌 후에 산빛이 수놓은 비단 물결 같구나. 누렇게 익은 곡식은 또 어찌 넓은 들에 퍼져 있는고? 고기잡이를 하며 부는 피리도 흥을 이기지 못하여 달을 따라 부는 것인가?
(겨울의 경치) 초목이 다 떨어진 후에 강과 산이 묻혀 있거늘 조물주가 야단스러워 얼음과 눈으로 자연을 꾸며내니, 경궁요대와 옥해은산 같은 눈에 덮인 아름다운 대자연이 눈 아래 펼쳐 있구나. 풍성하구나.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로다. →*(본사 2 : 면앙정의 사계절의 아름다움)


(라) 인간 세상을 떠나와도 내 몸이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 이것도 보려 하고, 저것도 들으려하고, 바람도 쏘이려 하고, 달도 맞이하려고 하니, 밤은 언제 줍고 고기는 언제 낚으며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아침나절 시간이 부족한데(자연을 완상하느라고) 저녁이라고 싫을소냐?(자연이 아름답지 아니하랴) 오늘도 (완상할 시간이) 부족한데
내일이라고 넉넉하랴? 이 산에 앚아 보고 저 산에 걸어 보니 번거로운 마음이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은 버릴 것이 전혀 없다. 쉴 사이가 없는데(이 아름다운 자연을 구경하러 올) 길이나마 전할 틈이 있으랴. 다만 하나의 푸른 명아주 지팡이가 다 못쓰게 되어 가는 구나.→*(자연을 즐기는 풍류생활) 

(마) 술이 익었거니 벗이 없을 것인가. 노래를 부르게 하며, 악기를 타게 하며, 악기를 끌어당기게 하며, 흔들며 온갖 아름다운 소리로 취흥을 재촉하니, 근심이라 있으며 시름이라 불었으랴. 누웠다가 앉았다가 구부렸다 젖혔다가, 시를 읊었다 휘파람을 불었다가 하며 마음놓고 노니, 천지도 넓고 넓으며 세월도 한가하다. 복희씨의 태평성대를 모르고 지내더니 이때야말로 그것이로구나. 신선이 어떻던가 이 몸이야말로 그것이구나. →*(술과 노래로 호탕하게 즐김)

(마)강산풍월 거느리고(속에 묻혀) 내 평생을 다 누리면 악양루 위에 이백이 살아온다 한들 넓고 끝없는 정다운 회포야말로 이보다 더할 것인가.  이 몸이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역시 임금의 은혜이시도다. →*(결사 : 임금의 은혜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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