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주역한마당]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작성자푸른뫼|작성시간12.02.17|조회수463 목록 댓글 2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

 

근래 한국 명리학의 3대 거목을 자강(自彊) 이석영(李錫暎:1920 ~ 1983), 도계(陶溪) 박재완(朴在琓:1903 ~ 1992), 제산(霽山) 박재현(朴宰顯:1935 ~ 2000) 이라고 전술하였다. 바로 앞에 자강 이석영을 소개하였고 이번 장에는 도계 박재완 선생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계 박재완


도계 박재완이 남긴 일화 가운데 하나만 소개해 보자. 1979 1212일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경복궁 일대에서는 정치적 격변이 발생했다. 이름하여 12·12 사태. 이틀 후인 1214일 이른 아침 대전에 살고 있던 박재완은 서울 경복궁 근처의 모 안가로 강제로 모셔져야만 했다. 신군부의 군인들에 의해 부랴부랴 대전에서 서울의 안가로 납치되다시피 온 것이다. 그 이유는 12·12 거사 주체세력들의 명리를 보아주기 위해서였다.

과연 거사는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하여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것인가. 평상시에야 합리와 이성에 바탕한 판단을 중시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건곤일척(
乾坤一擲)의 승부수를 던질 때는 이성보다 초월적인 신의 섭리에 의존하게 마련인 것이 인간이다. 그렇다면 그 신의 섭리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신의 섭리를 인수분해하면 사주팔자가 나온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사주팔자를 ‘신의 섭리’이자 ‘전생(前生)성적표’로 생각한다는 말이다. 1214일이라면 12·12 불과 이틀 후다.

이틀 후라면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던 시점이다. 그 긴박한 시점에 신군부 주체들이 다른 일 제쳐두고 자신들의 사주팔자부터 보았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평소 생각하기를, 칼을 숭상하는 군인들은 사주팔자와 같은 흐리멍텅한 미신(?)을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줄로만 알았다. 사주팔자는 다분히 문사적(
文士的) 취향 아니던가.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에는 군인들 역시 사주를 본다는 것은 의외였다. 사주팔자에는 문무의 구별이 없음을 깨달았다.


박재완이 감정한 신군부 주체들의 사주는 이러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운이 좋다. 그러나 10년쯤 지나면 ‘재월령즉 위재이환’(
財越嶺卽 爲災而還) , ()가 재()를 넘으면 재()가 되어 돌아온다.


박재완은 1903년에 태어나 92년에 사망하였으니까 90세의 장수를 누렸다. 90세의 장수를 누렸기 때문에 도계는 많은 사람들을 접할 수 있었다. 고관대작과 기업가로부터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 사람들의 사주를 보았다. 모모한 고위관료와 사업가 치고 그에게 사주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만큼 적중률이 높았다. 그가 남긴 저술은 ‘명리요강’(
命理要綱)과 ‘명리사전’(命理辭典), 그의 사후(死後) 그의 제자들이 간행한 ‘명리실관’(命理實觀) 등이 있다. ‘명리요강’은 명리의 핵심 원리들을 요약한 책이고, ‘명리사전’은 그 원리들을 사례별로 풀어 놓은 책이다.

 

2만명의 사주는 봐야 물리가 터진다”

특히 ‘명리사전’은 일본의 추명학자들이 일어로 번역본을 내자고 두 번이나 요청했던 명저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재완은 이를 완강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한국 명리의 노하우가 일본으로 흘러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리실관’은 도계가 직접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사주를 본 임상기록이다. 이것을 보통 간명지(
看命紙)라고 부른다. 수제자인 유충엽이 한문으로 된 간명지를 해석한 것이 ‘명리실관’이다.

사주에 대한 적중률도 적중률이지만 그의 인품도 남달랐다
.

담백무욕(
淡白無慾)해서 별다른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명성이 높아지고 적중률이 높아질수록 돈에 욕심을 내기 쉬운 법인데 그는 돈 문제에 담백하였다고 전한다. 그만큼 단순한 술객의 차원이 아니라 내면 수양에도 어느 정도 성취가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는 1992년 임종을 맞이해서도 그냥 가지 않고 후학들에게 감동적인 일화를 하나 남겼다. 바로 자신이 죽는 날짜와 시간을 미리 정해준 일이다
.

죽음을 귀천(
歸天)이라 했던가! 운명의 이치를 다루는 명리학자 입장에서 볼 때는 이 세상에 태어나는 날짜도 정해져 있듯 죽는 날짜도 정해져 있다고 본다. 정해진 날짜에 하늘로 돌아가야만 끝맺음을 제대로 한 것이다. 귀천 날짜에 가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모습도 과히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갈 때는 가야 한다. 이 이치를 박재완은 몸으로 직접 보여 주었다. 그는 임종에 즈음해서 자식들에게 자신의 귀천 날짜와 시간을 미리 예견하였다. 그리고 자식들에게 신신당부하였다.

정해진 그 날짜와 시간에 자신이 하늘나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그러므로 절대로 링거 주사를 꽂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 링거 주사를 맞으면 인위적으로 얼마간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하늘의 법도를 어긋나게 하는 일이 된다. 박재완은 자신이 예언한 그 날짜, 그 시간에 조용히 운명하였다. 과연 일세를 풍미한 명리학자의 죽음다웠다. 도인이 마지막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 즈음하여 일생 동안 닦은 내공을 바탕으로 초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남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커다란 서비스이기도 하다. 초연한 죽음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도록 해주는 법문이다.


도계는 사주팔자를 통해 많은 중생들을 도와주었다. 사업에 부도나 자살하기 일보 직전에 찾아온 사람들에게는 “몇년이 고비이니 이 고비만 넘으면 좋은 운이 찾아온다. 그때까지만 어떻게 해서든 참아 보라”든가. 남편이 몰래 바람을 피워 낳아 숨겨놓은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인이 찾아와 하소연하면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넘어가라, 그렇지 않으면 이 시점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이혼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라”고 위로하였다.


명리학자였던 도계는 그러한 고충을 지닌 수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안심시켰다. ‘팔자소관으로 돌려라, 지금만 버티면 다음에 좋은 때가 온다, 기다려라’의 상담초식이었다. 엄청난 불행을 당한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로 위로할 것인가. 그 해답은 주님의 섭리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거나 팔자소관으로 받아들이는 방법밖에 없다. 불행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미치거나 병들거나 자살하는 수밖에 없다. 도계를 찾아와 상담했던 사람들 중 이색적인 그룹이 있는데, 그 그룹이란 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수험생들이었다. 고시에 여러번 낙방하다 보면 마음이 초조해진다. 고시원에서 시험준비만 하다 내 인생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이런 연고로 고시생들이 사주팔자를 많이 연구한다. 낙방을 거듭하던 고시 수험생이 어느날 도계를 찾아와 물었다.

“저 아무래도 고시공부 집어치워야 할까 봐요.

“아니네, 이 사람아, 자네는 고시에 합격할 운이 있네, 2년만 더 참고 공부하면 그때 합격할 것이네, 그때까지 참고 기다리소.

아닌게아니라 2년후 그 수험생은 고시에 합격하였다. 합격하고 나서 이 수험생은 사주팔자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에 의문을 품고 고시공부 하듯 명리학 서적들을 독파했다
.

그리고 나서 쓴 책이 바로 ‘사주정설’(
四柱精說)이라는 책이다. 고시 합격자가 핵심 원리만 뽑아 정리했기 때문에 보기에 일목요연하고 부피도 얇아 초입자가 공부하기에 좋은 책이다. ‘사주정설’의 저자는 백영관(白靈觀)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이름은 저자의 실명이 아닌 가명이다. ‘사주정설’을 집필할 때(1982) 저자는 현직 검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현직 검사가 실명으로 사주팔자 책을 저술한다는 것은 여러 모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해 부득이 가명으로 책을 낸 것이다.

사주 공부는 첫째, 이론서를 섭렵하고 둘째, 실전문제를 많이 풀고 셋째, 직관력을 갖춰야 한다. 직관력이란 영적인 힘을 가리킨다. 사주 내공의 완성단계는 직관력이다. 이것이 없으면 최후의 5%에서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해석이 아주 모호한 상황에서 이것이다 하고 판정할 수 있는 힘은 직관력이다. 역사도 결국 자료가 아니라 그 자료를 어떻게 해석해 내느냐서 좌우되지만, 사주도 마찬가지다
.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중에서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박종호 | 작성시간 12.02.17 푸른뫼님이 가끔 올려주시는 글이 재미있습니다. 조용헌씨도 일종의 구라꾼인데^*^
    재미있죠? 명리공부도 아주 재미있을것 같지 않습니까?
  • 작성자푸른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2.02.17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페에 다양한 읽을거리가 있으면 귀쫑이 더욱 활성화 되겠지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