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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의기초]칸트 윤리학의 문제

작성자블루비니|작성시간10.08.10|조회수655 목록 댓글 0

도덕의 기초에 대하여

Uber die Grundlage der Moral

 

도덕을 가르치기는 쉽지만 증명하기는 어렵다.’ - 쇼펜하우어

 

1840년 1월, 덴마크 왕립 학술원은 아래와 같은 주제를 내걸고 논문을 공모하였다.

 

도덕의 근원과 기초를 의식에 놓여 있는 도덕성의 이념과 이로부터 나오는 도덕적 기본 개념들을 분석하는데 찾을 것인가? 아니면 어떤 다른 인식 근거에서 찾을 것인가?

 

이 주제에 대해 쇼펜하우어가 그 답변으로 내놓은 논문이 바로 ‘도덕의 기초에 대하여’이다. 이미 50대에 접어든 그는 이 논문을 통해 칸트 윤리학이 가진 문제점을 집어내고, 보완하면서 보다 실체적이고 탄탄한 윤리적 기초를 세우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논문은 도덕의 기초가 동정심이라는 주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고, 유명한 철학자들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탈락되었다.

 

 

칸트 윤리학의 문제

 

칸트의 준칙

 

1. 모든 이성 존재를 위한 보편적 법칙이 될 것을 네가 동시에 원할 수 있는 준칙에 따라 행위 하라.

 

2.인간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단순한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행위 하라.

 

 

칸트 윤리학의 가장 결정적인 성과는 근대 윤리학을 지배하고 있던 ‘착해야 행복해진다’는 행복주의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칸트가 제시한 위의 2가지 준칙에는 몇 가지 문제점도 갖고 있다.

 

 

1. 순수한 도덕 법칙은 없다.

 

도덕은 ‘관계’에서 발생한다. 무인도에서는 노상방뇨를 하든 고함을 지르든 전혀 문제가 없다. 도덕적 의무는 상호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고, 일방적인 명령으로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군주와 국민, 정부와 공무원, 주인과 하인,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것을 보편적 법칙으로 원할 수 없는 것은, 거짓말이 본질적으로 사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런 법칙에 따른다면 사람들이 더 이상 나를 믿지 않거나, 나에게 똑같이 거짓말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에도 거짓말을 하면 나중에 내가 똑같이 당할 수 있다는 조건이 깔려 있다. 이렇게 보상이나 벌을 바라는 것은 사실 이기적인 욕망이다.

 

나의 필요가 아니라, 타인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행위가 진정한 도덕적 가치를 지니며, 보상과 처벌에 따라 이루어지는 행위는 격이 떨어진다.

 

 

2. 이성이 만능은 아니다.

 

이성적이고, 신중하고, 계획적인 사람이 오히려 더 계산적이고 잔인할 수 있다. 사실 이성과 잔인한 성격이 결합하면 냉혹한 괴물이 된다. 오히려 이성적이지는 못하지만 성격이 너그러우면 훈훈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성은 도덕의 충분조건이 못 된다.

 

 

3. 인간의 존엄성 문제

 

칸트: 인간, 그리고 모든 이성적 존재는 목적 자체로서 존재한다.

 

목적이라는 개념은 동기와 관련되어야 의미가 있다. 목적 자체, 친구 자체, 동쪽 자체 등은 있을 수 없다. 목적 자체에 절대적인 가치가 있지 않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고, 무엇과 비교할 때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절대적인 가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이성이 없는 존재는 목적이 아닌 단순한 수단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하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이 개념은 인간의 자율성에 근거하는 것인데, 인간이 자신이 따라야 하는 법칙을 자신이 만든다는 얘기다. 인간의 존엄성은 모든 윤리학자들이 내세우는 일종의 암호가 되었고, 무조건적이고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내새운다.

 

그러나 가치라는 것은 결국 다른 것과 비교해야 드러나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가치도 기본적으로 상대적이다. 비교 상대가 인간이 아닌 동물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리는 인간이 최고의 가치이고, 동물은 머리가 잘리든 어떻게 되든 인간을 위해 희생되어도 좋다는 얘기로 흘러간다.

 

 

4. 양심의 문제

 

칸트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속에는 엄격한 재판관이 하나 들어 앉아 있다. 이 재판관은 나와는 또 다른 존재다. 우리 마음속에는 객관적인 존재가 하나 더 들어앉아 있어서 우리가 나쁜 짓을 저지르면, 재판관은 가차 없이 ‘어리석은 짓거리’라고 판결을 내린다.

 

물론 우리 마음속에는 나쁜 짓을 하면 후회가 되는 일이 분명이 있다. 그러나 판결한 그 존재가 반드시 객관적인지 누가 보장하는가?

 

이러한 객관성을 떠나서, 양심은 본질적으로 행동을 저지르고 나서야 발현하기 때문에, 어떤 윤리적인 효과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양심이 효력을 발휘했다면, 세상이 이 모양이겠는가?

 

 

5. 자유와 필연성의 문제

 

책임이란 다른 식으로 행동할 수 있을 가능성을 전제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자유를 전제한다. 그래서 책임을 부과하려면 자유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칸트는 현상과 물자체의 구분했다.

 

모든 현상은 필연적으로 일어난다. 원인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다. 행동은 존재에서 나오게 되어 있다. 자유는 경험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그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다른 행동을 했을 것이다. 행동의 동기가 비난을 받지만 사실 존재에 대해 비난이 가해져야 한다. 행동은 필연성에 귀속되기 때문이다. 그의 존재가 바로 죄이다. 왜냐하면 그의 모든 행동은 그의 존재에서 필연적으로 도출되기 때문이다. 현상에서는 자유가 있을 수 없다.

 

 

결론

칸트 윤리학의 정언명령은 경험에 근거하고 있지 않으며, 이렇게 현실성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는 것은 실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이런 순수 추상적/선천적 개념은 사람을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결국 칸트의 윤리학과 같이 근거도 없이 명령을 내리는 방식은 철학이 아니라 차라리 신학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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