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손흥민 빼고 다 잘했다'는 착시…

작성자[수원]푸른하늘|작성시간26.06.14|조회수11 목록 댓글 1

'손흥민 빼고 다 잘했다'는 착시… 체코전 승리의 숨은 MVP 손흥민
- 체코전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 손흥민의 보이지 않는 가치

대한민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상대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둔 뒤, 예상치 못한 논쟁이 벌어졌다. 바로 '손흥민 조커론'과 '오현규 선발론'이다.

후반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보다 오현규가 선발로 나와야 한다", 심지어 "손흥민 빼고 다 잘했다"는 평가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축구를 지나치게 골과 어시스트라는 결과만으로 바라본 전형적인 착시 현상에 가깝다.

체코전에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작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한민국의 역전승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선수 중 한 명 역시 손흥민이었다.

■ 골보다 중요한 '체력 파괴자' 손흥민

체코전에서 손흥민은 경기 내내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해 끊임없이 질주했다.

기록상 최고 시속 35km가 넘는 폭발적인 스프린트를 반복하며 체코 수비진을 끝없이 흔들었다. 공을 받지 못하는 순간에도 뛰었고, 패스가 오지 않을 상황에서도 침투를 멈추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이를 보며 "결국 공도 못 받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축구는 단순히 공을 받은 선수만 경기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손흥민의 반복된 침투는 체코 수비진을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고, 센터백들에게 끊임없이 방향 전환과 전력 질주를 강요했다. 특히 고지대 환경 속에서 펼쳐진 경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체력 소모는 후반전으로 갈수록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들어 체코 수비의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역전골은 우연히 나온 장면이 아니었다. 전반부터 손흥민이 상대 수비의 체력을 조금씩 갉아먹으며 만들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 보이지 않는 '중력(Gravity)'의 힘

손흥민의 진짜 가치는 또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공을 갖고 있을 때만 위협적인 것이 아니다.

공이 없을 때조차 상대 수비를 움직인다.

농구에서 스테판 커리가 보여주는 '그래비티(Gravity)' 효과가 대표적이다. 상대 수비는 커리가 공을 잡지 않아도 그를 의식한다. 그 결과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이 열린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다.

체코전 황인범의 동점골 장면을 보면 손흥민은 직접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강인이 패스를 준비하는 순간 체코 수비수들은 손흥민의 움직임에 먼저 반응했다.

그 찰나의 순간 발생한 공간으로 황인범이 침투했고 결국 골이 나왔다.

기록지에는 남지 않는다.

그러나 축구를 보는 지도자들과 선수들은 이런 장면을 놓치지 않는다.

경기 후 이강인이 "흥민이 형이 상대를 끌어준 덕분에 공간이 생겼다"고 말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손흥민은 단순한 공격수가 아니다

손흥민을 오현규와 단순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두 선수의 역할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현규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를 부수고 마무리하는 데 특화된 공격수다. 저돌적이고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 정면 승부를 벌인다.

반면 손흥민은 공격수이면서 동시에 플레이메이커다.

때로는 최전방에서 침투하고, 때로는 측면으로 빠지며, 때로는 중원까지 내려와 볼을 연결한다.

대표팀이 체코의 강한 전방 압박을 롱볼로 풀어낼 때도 손흥민의 스피드가 필요했고, 짧은 패스로 경기를 조율할 때도 손흥민의 연계 능력이 필요했다.

감독 입장에서 손흥민은 단순히 골을 넣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꾸는 전술적 카드다.

■ 오현규 선발론도 틀린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오현규 선발론이 완전히 틀렸다는 뜻은 아니다.

오현규는 현재 대표팀이 가진 최고의 무기 중 하나다.

특히 후반전에 들어가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능력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대표팀에서 기록한 골 상당수가 교체 출전 상황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이를 보여준다.

체력이 소진된 수비수를 상대로 오현규가 보여주는 돌파력과 결정력은 분명 위협적이다.

문제는 이것을 "손흥민 또는 오현규"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금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무기를 모두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

체코전이 보여준 것은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이었다.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체력을 소모시킨다.

이재성과 황인범, 이강인이 그 공간을 활용한다.

그리고 후반에는 오현규가 투입돼 이미 지친 수비를 상대로 결정타를 날린다.

체코전 역전승은 바로 이 시나리오가 완벽하게 작동한 사례였다.

손흥민이 있었기에 오현규가 빛났고, 오현규의 골 덕분에 손흥민의 헌신도 더욱 의미를 갖게 됐다.

■ 결론

축구는 기록지에 적힌 숫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스포츠다.

특히 손흥민 같은 월드클래스 선수의 가치는 더욱 그렇다.

체코전에서 손흥민은 골도, 도움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상대 수비를 지치게 만들었고, 공간을 창출했으며, 동료들을 살렸다. 누구보다 많은 활동량으로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에도 헌신했다.

만약 손흥민의 이러한 보이지 않는 영향력까지 제대로 평가한다면, 체코전의 MVP 후보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 빼고 다 잘했다'는 말은 그래서 틀렸다.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은 손흥민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낸 토대 위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이 가장 무서운 이유는 손흥민과 오현규 중 누가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서로 다른 두 무기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울산]신지남편 | 작성시간 26.06.15 미국 프로축구. 손흥민 빼고 햇다가 감독이 개박살 났죠.결국은 투입햇죠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