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아
이제 본격적으로 보려하는 순간 어디론가 가버리며 달아나는 세월아
이대로 붙박혀 있을 것이냐 그런대로 왔다 갔다 할 것이냐
찬바람 속에서 생각 할수록 인생이 쓸쓸하고 비극적이구나
언제나 만나면 보이며 빛나며 반사되는 시간의 구름 속에서
어느 누구도 바로 지금 자기가 어느 곳에 있는지 알 수 없다가도
하릴없이 들뜬 채로 저대로 하염없이 깜짝쇼나 하다가
그때 그 시절들은 버젓이 나타났다가 느닷없이 사라지다가
말 할 수 없는 것을 말해야 하는 운명도 그렇고
하기야 좀 전의 일도 까맣게 잊아뿔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하물며 앞으로의 일을 어찌 뻔히 내다 볼 수 있으리오만
보일 듯 하다가 이내 동시에 감쪽같이 보이지 않는 얄미운 세월아
차가운 별처럼 바깥에서 빙빙 돌지 말고
뜨거운 추억의 새처럼 훨훨 안으로 내빼지만 말고
그냥 지나가는 계절의 눈발인양 밍밍하게 잊히지 말고
우리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흔적이라도 남겨주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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