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佛法)같은 꽃/이명철
(자귀나무 꽃)
자귀나무는 여설목(如說木)이라고도 한다. 여설(如說)이란 말은 佛說에 맞으며, 佛法에 어긋나지 않는 일을 말하는데, 如說木은 자귀나무를 뜻한다. 전라도 말로는 짜구나무 또는 짜구대나무라고도 한다. 콩과의 잎이 지는 큰키나무로 합환목, 합혼수, 야합수, 여설목이라고도 하는데, 산과 들에서 자라고 줄기가 굽거나 약간 드러눕는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6-7월에 피고 작은 가지 끝에 15-20개씩 달린다.
낮에는 활짝 피어 있던 잎이 저녁에는 수면운동으로 가만히 오므라들어 양쪽 잎사귀들이 꼬옥 껴안은 모습이 사랑하는 이들을 닮았다 하여 위와 같이 부른다.
분홍색 명주실을 가지런히 잘라놓은 듯 멋들어지고 아름다운 꽃입니다. 시골들길이나 공원에서 자주 볼수 있는 자귀나무 꽃입니다. 분솔을 만들어서 볼에 찍으면 아주 고울 것 같습니다.
마음을 녹여 주는 꽃(자귀나무)
옛날 어느 마을에 황소같이 힘이 센 '장고'라는 청년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는 혼인이 늦어져 늘 걱정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언덕길을 넘어가다가 자귀나무 꽃이 활짝 피어있는 집이있어 꽃이 너무 아름다워 구경하다가 그 집 처녀와 눈이 맞아 혼인하여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장고는 술집 과부의 유혹에 빠져 며칠이 지나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슬픔에 젖어 있던 그의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하여 백일 기도를 성심으로 하였답니다. 그 정성이 통했던지 백 일 째 되던 날 밤 , 아내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언덕위에 피어있는 꽃(자귀나무꽃)을 꺽어다가 방안에 꽂아두라 "하였답니다. 다음날 꽃을 꺽어다가 방안에 꽂아 두었더니 남편이 돌아왔고 꽃으로 인해 맺어졌던 부부의 인연을 떠올리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 아내와의 사랑을 회복하였다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자귀나무에 대한 전설도 꽃모양처럼 아름답습니다.
여설목(如說木)
그이는
연분홍 꽃잎을 가슴에 피우는
여설목(如說木)
숙명인 듯
밤마다 꼬옥 껴안은
합환(合歡)의 유정(柔情)은
야합화(夜合花)로 피었다가
꽃잎 따라 잎도 떠난 세월
그리워라 모질게도
상사화로 환생한 연(緣)이어!
그래도 남은 눈물 있어
소쩍새 울적마다
방울진 이슬 되어
자귀나무 꽃잎위에 앉았다 가네.
자귀나무 꽃을 보면
이 명 철
자귀나무 꽃잎 위에
선(禪)에 든
보살 님 아련히 떠있다.
미풍에도 살포시 날을 것 같은
가벼운 몸매에 청초한 그 모습,
금방이라도 실바람에
포르르 날아
극락 가는 길로 떠날 듯하다.
무지갯빛으로
실낱같은 꽃잎 밟는 종종걸음
108염주 목에 걸고
자귀나무 꽃잎 위에서
하늘 저편 다리를 놓는다.
떡갈나무 잎 뒤집는 장맛바람 가는 길,
이승의 번뇌를 해탈하여
피안의 경지로 드는
열반(涅槃)의 문턱에서,
어이 하리!
사랑하는 사람아!
억겁(億劫)을 두고 윤회(輪廻)하며
뒤돌아보아야할 애처로운 연(緣)이여!
눈을 뜨면 자귀나무 꽃
그대로여라.
(`04.7.2.선운사 萬歲褸에서)
출처 남정 이명철 | 자귀나무 꽃을 보면 - Daum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