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6 수행일기
나-모 땃사 바가와또- 아라하또- 삼마- 삼붓닷사 🙏
예전에는 진지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야만 수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기까지도 여러가지 마음의 결심 혹은 동기가 필요했다. 자리에 앉고 나서는, 빽빽하게 밀려 들어오는 온갖 번뇌 망상과 싸우느라 쉽게 지겨움이 느껴졌다. 그나마 마음이 좀 가라앉아 고요해지면 그래도 편안한 마음이었지만, 집중이 잘 되지 않으면 좌선을 하면서도 짜증이 났다. 자리에 어렵게 앉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어지러운 상태로 일어나게 된 것이다.
수행이라는 것을 '열심히'하는 것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반적으로 '공부를 열심히 한다', '일을 열심히 한다' 라는 개념과는 좀 다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좀 더 불교 식으로 말하자면 '바른 정진'이라는 무엇일까? 라고 생각해 보았다. 예를 들어 어떤 이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처럼, 그런 자세와 마음으로 열심히 수행하면 선정을 얻을 수 있을까? 혹은 어떤 이가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처럼, 그런 자세와 마음으로 열심히 수행하면 과연 열반에 이를 수 있을까?
나는 좌선을 하기 위해, 방석을 깔고 자리에 앉는 것만 해도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어떤 때는 좌선을 하는 시간보다 좌선 때 깔고 앉을 명상 방석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르는 데에 더 시간을 많이 쓴 적도 있었다. 한 번 자리에 앉아서 수행하는데, 뭐가 어쩌고 저쩌고, 거슬리는 것이 참 많았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어떻게 자리에 앉으면,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 여기서 '열심히' 라는 것은 '숨을 보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잘 되었을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한 수행이 좋은 조건을 만들었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게 한 좌선은 잘 될 때도 있었고, 잘 안될 때도 있고 그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 생각이 든 것은.. 수행을 더 오래하고 싶다. 더 오래할 수는 없을까? 라는 것이다. 하루에 30분 앉는 것도 어려워했으면서 용케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예전에 우실라 사야도지께서 말씀하시길, 등산을 하거나 걸을 때도 수행을 하라고 하셨다. '앉아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졸리면 눈을 뜨고 해도 됩니다. 의자에 앉아서 해도 됩니다. 많이 피곤하면 누워서 해도 됩니다'고도 하셨다. 그래서 그때는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여쭤봤는데, 아주 단순한 대답이 돌아왔다. '늘 하는 대로 숨을 보면 됩니다' 라고...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 한 치 앞(?)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우선, 수행을 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마음이 가라앉으면 대상을 좀 더 분명하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분명하게 알아차리면 화를 내거나 탐욕을 부리거나 하는 마음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이것 만으로도 내게 정말로 큰 이득이다. 그러므로, 작정하고 앉아서 하는 것도 물론 좋은 방식이 될 수 있겠지만, 가능한 '많은 시간' 동안 '자주' 숨을 알아차리는 것이 내게 더 중요하겠다 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 생각을 뒷받침해 주는 경험을 나는 꽤 자주 하게 되었다.
그렇게 경험하고, 수행하고,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보는 나의 상황은 예전과 다른 것이 없는데 나는 분명히 예전보다 더 자주 많이 수행을 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명상 할 때 깔고 앉는 편안한 방석이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해도 그것이 명상을 하는데 크게 걸리는 조건은 아니게 되었다. 별 것은 아니지만, 전과 비교해 보면 큰 변화다. 수행할 때 예전에는 걸림돌이었던 이런저런 조건들이 지금은 별 거 아닌 것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붓다 사-사낭 찌랑 띳타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