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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생애

[88]_ 불자인 시리굿따와 이교도 가라하딘나*

작성자까페지기|작성시간18.06.14|조회수37 목록 댓글 0

게송 58~59번 이야기


  니간타의 제자인 가라하딘나는 부천미의 제자인 시리굿따를 자기 종교로 개종시키려고 온갖 말로 스승들의 위대함을 칭찬했다.

시리굿따는 그를 깨우쳐 주려고 니간타를 초청하여  골탕을 먹였다. 가라하딘나는 분노하여 부처님에게 똑같이 복수를 준비하였지만 부처님의 지혜와 불가사의한 위신력을 드러나게 했을 뿐이다. 이로 인해 두 친구는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 불자인 시리굿따와 이교도 가라하딘나*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가라하딘나와 관련해서 게송 58~59번을 설하셨다.
  사왓티에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 두 친구가 살고 있었다. 시리굿따는 부처님의 신도였고, 가라하딘나는 나체 수행자 니간타의 신봉자였다. 니간타들이 가라하딘나에게 틈만 나면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친구 시리굿따에게 '왜 사문 고따마에게 가느냐? 고따마에게 얻을 게 뭐가 있느냐?'라고 왜 말하지 않는가?

왜 우리에게 와서 공양을 올리게 하지 않는가?"

  가라하딘나는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시리굿따가 앉았거나 서있거나 보이기만 하면 이렇게 말했다.

  "친구여, 사문 고따마에게 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에게 가서 무얼 얻겠다는 것인가?

그 대신 나의 스승들에게 가서 공양 올리지 않겠는가?"

  시리굿따는 며칠 동안 못들은 척 하다가 어느날 참을 수 없어 가라하딘나에게 말했다. 

  "친구여, 나에게 자꾸 '사문 고따마에게 가면 무슨 이익이 있는가? 그대신 나의 스승들에게 가서 공양올리게'라고 말하는데 그럼 나의 질문에 대답해보게. 도대체 그대의 스승들은 무얼 알고 있는가?"

  "오! 친구여 그렇게 말하지 말게나. 나의 스승들은 모르는 게 없다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안다네.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모두 안다네.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을 일을 모두 안다네."

  "그게 사실인가?"

  "사실이라네."

  "이 친구야,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는가? 겨우 오늘에서야 그대의 스승들이 그런 놀라운 신통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았잖은가? 그대의 스승들에게 가서 내가 공양에 초청한다고 말해주게나."

 가라하딘나는 니간타들에게 가서 공손히 인사하고 말했다.

  "제 친구 시리굿따가 내일 스승님들을 공양에 초청했습니다."

  "정말로 그가 그렇게 말했는가?"

  "그렇습니다. 스승들이시여."

  그들은 굉장히 기뻐서 서로 말했다.

  "잘됐다. 시리굿따가 우리를 믿는 순간부터 호박이 넝쿨 채 굴러들어 올 것이다."

  시리굿따의 집은 아주 넓어서 두 건물 사이에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그는 하인들을 시켜 거기다가 긴 구덩이를 파고 똥과 오물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구덩이 양 끝에 말뚝을 박고 밧줄을 연결하였다. 의자의 앞다리는 땅위에 뒷다리는 밧줄 위에 얹어 놓아서 니간타들이 앉는 순간 뒤로 굴러 넘어지면서 구덩이 속으로 곤두박질 치도로록 만들었다. 그는 여러 개의 음식 항아리를 까끗이 씻어서 바나나 잎이나 천으로 덮고서 텅 빈 채로 집 뒤로 가져다 놓고 항아리 위에 우유죽이나 쌀밥 덩어리, 버터기름, 설탕, 과자, 부스러기 등을 발라놓았다.

  "스승들을 위해서 음식을 잘 준비했는가?"

  "친구여, 잘 준비했다네."

  "어디 있는가?"

  "여기 이 항아리는 우유죽이고, 여기는 쌀밥이고, 이 항아리들은 버터기름, 설탕, 과자와 여러 가지 음식들이라네."

  "아주 잘됐네."

  "가라하딘나는 스승들을 모시려고 마중을 나갔다.

  곧이어 니간타들이 도착했다. 시리굿따는 마중을 나가 니간타들에게 오체투지로 삼배를 드리고 일어나서 겉으로는 공손한 태도로 합장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안다 이거지? 어쨌든 너의 신도가 그렇게 말했지. 너희들이 진짜로 다 안다면 내 집에 들어오지 말아야지. 들어와 보았자 우유죽이나 쌀밥이나 다른 음식이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지. 이 모든 것을 알지도 못하면서 들어온다면 똥으로 가득 찬 구덩이에 쳐 박아놓고 막대기로 두들겨 패 줄테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는 하인들에게 지시했다.

  "그들이 앉으려고 하면 뒤에 서 있다가 의자 위의 덮개를 잡아당겨서 덮개에 티끌이 묻지 않게 하라."

 시리굿따는 니간타들에게 말했다.

  "존자님들 아직 앉지 마시고 기다리십시오."

  "뭐 때문에 그러는 건가?"

  "여러분에게 준비된 의자 앞에 서 있다가 모두가 동시에 앉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요."

  니간타들은 그렇게 말하면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 모두가 준비된 의자 앞에 서자 시리굿따의 하인이 말했다.

  "자, 이제 동시에 앉으십시오."

  시리굿따의 하인들은 그들이의자에 막 앉으려고 하자 의자 위의 덮개를 잡아당겼다. 니간타들은 모두 자리에 앉았다. 이때 밧줄 위에 얹혀있던 의자의 뒷다리가 무너져 뒤로 넘어지면서 모두 구덩이 속으로 곤두박질 쳤다. 니간타들이 구덩이에 빠지자 시리굿따는 얼른 대문을 잠갔다. 그들이 구덩이에서 엉금엉금 기어 나오자 하인들을 시켜 막대기로 두들겨 패며 소리 질렀다.

  "너희들이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알아?"

  한참 두들겨 패고서 문을 열어주면서 말했다.

  "이 정도 교훈이면 됐다."

  그들은 문을 지나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리굿따가 미리 길 어귀에 회반죽을 뿌려 놓았기 때문에 미끄러워 제대로 서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시리굿따는 또 하인들을 시켜 막대기로 두들겨 패고서 말했다.

  "이 정도로 됐다. 놔 주어라."

  "네가 우리를 개망신 시키는구나! 네가 우리를 개망신 시키는구나!"

  그들은 분노에 차 눈물을 흘리며 자기들 신도의 집으로 들어갔다.

 가라하딘나는 니간타들의 망신스러운 장면을 보고 화가 나서 말했다.

  "시리굿따가 나를 망치는구나! 나의 스승들이 합장하고 예를 표했는데도 막대기로 때리고 치욕을 안겨주다니! 마음만 먹으면 여섯  천상에 태어나게 할 수 있는 나의 복밭福田 인 그들에게 모욕을 안기다니!'

  그는 곧장 왕에게 가서 시리굿따에게 천 냥의 벌금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왕은 시리굿따를 불러들였다. 시리굿따는 곧 왕에게 가서 예를 올리고 말했다.

  "폐하, 벌을 내리기 전에 진상을 조사하고서 벌을 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조사하지 않고 내리시겠습니까?"

  "벌을 내리기 전에 조사를 먼저 하겠다."

  "좋습니다. 폐하. 그렇게 하십시오."

  시리굿따는 왕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야기 했다.

  "폐하, 제  친구는 니간타들의 신봉자입니다. 그는 나에게 자꾸 와서 서있거나 앉아있거나 보이기만 하면 '친구여, 고따마가 너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무얼 얻으려고 사문 고따마에게 가는가? 라고 말했습니다."

  시리굿따가 모두 다 이야기 하고서 왕에게 말했다.

  "폐하, 이런 경우에 벌을 내리는 게 옳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하십시오."

  왕이 가라하딘나를 보고 말했다.

  "그가 한 말이 사실인가?"

  "사실입니다."

  "그대의 스승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부처님의 제자에게 가서 '나의 스승은 모든 것을 다 안다'라고 말했는가? 이것은 그대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나는 그대에게만 벌을 내리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왕은 가라하딘나에게 벌을 주었다. 가라하딘나는 화가 나서 자기 집에 오는 니간타들을 막대기로 때려서 쫓어버렸다.

  가라하딘나는 분노 때문에 시리굿따와 보름 동안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나 혼자 속으로 화를 삭이며 있어 보았자 나만 손해다. 나도 시리굿따의 집에 오는 비구들에게 치욕을 안겨주어야겠다.'

  그는 시리굿따에게 가서 말했다.

  "친구 시리굿따여."

  "무슨 일인가. 친구여?"

  "친척이나  친구지간에도 싸움이나 말다툼들이 있기 마련이라네. 왜 요즘은 통 나에게 말도 하지 않는가?"

  "친구여, 자네가 말하지 않으니 나도 말하지 않는 것 뿐이라네. 친구여,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간 것이고 그일 때문에 우리의 우정을 깨고 싶지 않다네." 그때부터 둘은 예전처럼 지냈다. 어느날 시리굿따가 가라하딘나에게 말했다.

  '니간타들이 그대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무얼 얻겠다고 그들에게 가는가? 그대신 나의 스승 부처님께 가서 공양 올리지 않겠는가?"

  그 말은 가라하딘나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말이었다. 시리굿따가 자기의 가려운 그 곳을 긁어 주었던 것이다. 가라하딘나가 시리굿따에게 물었다.

  "그대의 스승은 무엇을 아는가?"

  "오, 친구여. 그렇게 말하지 말게나. 부처님의 지혜는 한계가 없다네. 그 분은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꿰뚫고 계신다네. 모든 중생들의 마음을 열여섯 가지 상태로 읽을 수 있다네."


 * 16가지 마음: 대념처경(D.22)이나 염처경(M.10)에 나오는 마음 관찰 수행법으로 열여섯 가지 마음을 열거하면 이렇습니다.

①탐욕이 있는 마음, ②탐욕이 없는 마음, ③성냄이 있는 마음, ④성냄이 없는 마음⑤어리석음이 있는 마음, ⑥어리석음이 없는 마음, ⑦수축된 마음(해태와 혼침), ⑧산란한 마음(들뜸), ⑨고귀한 마음(색계, 무색계 마음), ⑩고귀하지 않은 마음(욕계의 마음), ⑪위가 있는 마음(삼계의 마음), ⑫위가 없는 마음(출세간의 마음), ⑬삼매에 든 마음(근접삼매와 본삼매), ⑭삼매에 안 든 마음, ⑮해탈한 마음(반대 되는 것으로 대체함에 의한 해타르 억압에 의한 해탈, 근절에 의한 해탈, 편안히 가라앉음에 의한 해탈, 벗어남에 의한 해탈), 16.해탈하지 못한 마음.


  "이 말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여태까지 말하지 않았는가? 좋아, 부처님께 가서 내일 공양청을 한다고 전해주게. 오백 명의 비구와 함께 와주십사고 전해주게나." 시리굿따는 부처님께 가서 삼배를 올리고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제 친구 가라하딘나가 내일 공양에 초대하겠다고 합니다. 오백 명의 스님들과 함께 오셔서 공양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제가 그의 스승들인 니간타들을 혼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일에 대한 보복으로 일을 꾸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순수한 동기로 공양을 올리려고 하는지는 결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잘 생각하셔서 옳다고 생각하시면 받아들이시고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거절하십시오."

  부처님께서 그가 공양을 올리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관찰해보시고 즉시 그가 무슨 일을 꾸미는지 아셨다.

  '그는 건물들 사이에 큰 구덩이를 파고 육십 대 분의 아카시아 나무를 가져와 가득 채울 것이다. 그리고 불을 놓아 숯불을 만들고 그 숯불 구덩이에 우리를 처박아 치욕을 주려고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당신이 가면 어떠한 이익이 있는지 알아차림해 보셨다.

  '내가 숯불 구덩이에 발을 디디면 마차바퀴만한 연꽃이 솟아오르고 숯불구덩이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면 나는 연꽃을 밟고 올라가 의자에 앉을 것이다. 오백 명의 비구도 연꽃을 밟고 올라가 의자에 앉을 것이다. 많은 주민들이 몰려올 것이고 나는 그들에게 두 구절의 게송을 설할 것이다. 이 게송 끝에 많은 사람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을 것이고 시리굿따와 가라하딘나는 수다원과를 성취할 것이다. 두 사람은 불교의 큰 후원자가 될 것이다. 이 훌륭한 젊은이들을 위해 내가 마땅히 가야한다.'

  부처님께서는 초청을 받아들이셨다.

  시리굿따는 가라하딘나에게 가서 초청을 받아들이셨다고 알렸다.

  "삼계의 큰 스승을 모실 준비를 잘 하게나."

 가라하딘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를 어떻게 모실지 잘 알고 있지.'

  그는 하인을 시켜 큰 구덩이를 파고 육십 대 분의 아카시아 나무를 가져와 가득 채우고 불을 붙이고 나무가 재가 되지 않도록 밤새 연기만 나게 하며 이글거리는 숯불 덩어리를 만들었다. 나무로 구덩이를 가로질러 놓고 깔개를 덮고 소똥을 발라놓았다. 그리고 무른 막대기로 통로를 만들어 놓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이 통로에 들어서는 순간 막대기들이 부러지면서 숯불 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질 것이다.'

  그는 집 뒤에 시리굿따가 했던 것처럼 텅 빈 항아리를 가져다 놓고 음식을 준비해 놓은 것처럼 꾸미고 함정이 있는 곳에 의자를 준비했다.

  다음 날 아침 시리굿따는 가라하딘나의 집으로 가서 말했다.

  "친구여, 음식은 준비되었는가?"

  "친구여, 모두 준비했다네."

  "어디 있는가?"

  "이리 와서 보게나."

  가라하딘나는 그를 데리고 가서 시리굿따가 했던 것처럼 항아리들을 보여주었다.

 "아주 잘됐네."

  이윽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이교도가 부처님을 초청할 때는 항상 많은 군중들이 몰려든다. 부처님을 믿지 않는 이교도들은 이런 생각으로 몰려온다.

  '오늘 사문 고따마가 큰 낭패를 당할 것이다.'

  부처님을 믿는 신도들은 이런 생각으로 몰려온다.

  '오늘 부처님께서 훌륭한  법문을 하실 것이다. 우리는 오늘 부처님의 위대한 면모를 보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오백 명의 비구와 함께 가라하딘나의 집에 와서 문 앞에 섰다. 가라하딘나는 집에서 나와 오체투지로 삼배를 올리고 일어나 겉으로는 공손하게 합장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러니까 부처님 당신이 과거 현재 미래를 다 안다 이거지? 중생들의 마음을 열여섯 가지 상태로 모두 읽는다 이거지? 어쨌든 그대의 신도가 그렇게 말했지. 정말로 다 안다면 이 집에 들어오지 마셔야지. 들어온다 해도 우유죽도 쌀밥도 어떤 음식도 없다. 그 대신 숯불 구덩이에 굴러 떨어져 치욕만 받을 뿐이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부처님의 발우르 받아들고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어서 오십시오."

  그는 부처님을 골탕 먹일 계획에 착수했다.

  "부처님이시여, 우리 집에 오시면 들어오시는데 약간의 예절을 지켜야만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 분씩 차례대로 들어가 앉고 나면 다음 분이 들어가면 됩니다."

  그는 나머지 비구들이 부처님이 들어가셔서 숯불구덩이에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부처님이 숯불구덩이에 홀로 떨어져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께 이렇게 주문한 것이다.

  "그렇게 하겠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홀로 구덩이로 나아갔다. 가라하딘나는 부처님이 구덩이에 이르자 뒤로 물러나 멈추어 서서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계속 가십시오."

  부처님께서 발을 뻗어 숯불구덩이 위에 내려놓자 덮개가 사라지고 마차바퀴만한 연꽃이 솟아오르면서 숯불구덩이는 없어져 버렸다. 부처님께서는 연꽃을 밟고서 앞으로 나아가 신비스럽게 생겨난 부처님의 자리에 앉으셨다. 비구들도 곧 따라 와서 자리에 앉았다. 가라하딘나의 몸속에서 두려움의 불길이 확 일어났다. 그는 부처님 앞에 달려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저의 귀의처가 되어주십시오."

  "무슨 말인가?"

  "제 집에는 오백 명의 스님들을 위해 우유죽도 쌀밥도 어떤 음식도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럼 무얼 준비했는가?"

  "부처님을 구덩이에 떨어지게 해서 쩔쩔매는 모습을 보려고 큰 구덩이를 파고 숯불로 가득 채웠습니다. 그런데 커다란 연꽃이 솟아오르면서 불구덩이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스님들 모두가 연꽃을 밟고 나아가 신비스럽게 생겨난 자리에 앉았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그대가 저 항아리들을 가리키면서 '이 항아리들은 모두 우유죽으로 가득 차 있고, 이 항아리들은 모두 쌀밥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제가 한 말은 모두가 거짓말입니다. 항아리들은  모두 텅 비어있습니다."

  "걱정하지 말고 가서 항아리에 우유죽이 들어있는지 다른 음식들이 들어있는지 확인해 보아라."

  부처님께서 '우유죽'이라는 말을 한 순간 그 항아리들은 우유죽으로 가득 찼고 '쌀밥'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그 항아리들은 쌀밥으로 가득 찼다. 다른 항아리들도 마찬가지였다

.  가라하딘나는 신통한 모습에 기쁨과 행복감이 온 몸 가득 차오르면서 부처님에 대한 견고한 신심이 생겨났다. 그는 깊은 존경심으로 부처님과 스님들을 시중들었다. 공양이 끝나자 가라하딘나는 부처님의 발우를 받아들고서 법문을 들었다.

  "중생들은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삼보의  공덕을 알지 못한다. 지혜가 없는 자는 맹인과 같고 지혜가 있는 자만이 눈이 있는 자이다."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마음을 즐겁게 하는

  더러운 연못에서 피어나듯이 (58)

  붓다의 제자들도

  눈 먼 중생들 속에서

  찬란한 지혜로 빛난다. (59)


  이 게송 끝에 많은 사람들이 법에 대한 이해를 얻었고 가라하딘나와 시리굿따는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그 후로 둘은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올리고 많은 공덕을 쌓았다. 부처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사원으로 돌아가셨다. 저녁이 되자 비구들이 법당에 모여 법담을 나누고 있었다.

  "오! 부처님의 위신력은 정말 불가사의하구나! 이글거리는 숯불구덩이들이 사라져버리고 연꽃으로 솟아오르다니!"

  부처님께서 오셔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이여, 여기에 앉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가?"

  비구들이 이야기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내가 부처가 되었을  때 숯불구덩이에서 연꽃이 솟아오르는 것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니다. 내가 깨닫지 못한 보디삿따였을 때에도 연꽃이 솟아올라왔다."

  "부처님이시여, 그때가 언제였습니까? 그 이야기를 해주십시오."

  비구들의 요청에 따라 부처님께서는 카디랑가라 자따까를 설하셨다.

  보디삿따가 베라네스의 부자였을 때 벽지불이 일주일간의 멸진정에서 일어나서 공양하려고 그에게 오셨다. 보디삿따는 벽지불에게 음식을 보냈다. 그러나 마라가 벽지불과 보디삿따 사이에 아카시아 나무로 큰 불구덩이를 만들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직접 음식을 들고 공양을 못 올릴 바엔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으로 불구덩이에 발을 디뎠다. 그 순간 그의 발 밑에서 연꽃이 홀연히 솟아나고 불구덩이는 사라졌다. 마라는 낭패하여 도망쳐버렸다. (J.40)


  공양 올릴 수만 있다면

  지옥에라도 기쁘게 뛰어들겠습니다.

  여기 공양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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