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 더러움 품 235~238 - 푸줏간 주인의 아들
235.
그대는 이제 시들어 가는 낙엽
죽음의 사자도 가까이 와있네.
죽음의 입구에 서 있으면서도
노잣돈 한 푼도 그대에겐 없구려.
236.
그대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인이 되어라.
더러움을 제거하여 허물이 없으면
성스러운 천상에 그대는 이르리라.
237.
목숨의 끝에 그대는 이르렀느니
이제 염마왕 앞에 서야 할 운명,
가는 도중에 머물 곳도 없는데
노잣돈 한 푼도 그대에겐 없구려.
238.
그대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인이 되어라.
더러움을 제거하여 허물이 없으면
다시는 태어나고 늙지 않으리라.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승원에 머무실 때 푸줏간 주인의 아들들과 관련하여 위 게송을 읊으셨다.
사왓티에 푸줏간 주인이 살고 있었다. 그는 소를 도축하여 최상의 부위를 요리해서 처자와 함께 먹고 남은 부위는 돈을 받고 팔았다. 소를 도축하며 살아오는 55년 동안 내내 바로 옆 승원에 계신 부처님께 한 숟가락의 밥이나 죽도 공양 올린 적이 없었다.
그는 고기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 어느 날 아직 해가 떨어지지 않았을 때 그는 고기를 다 팔고 아내에게 한 근 정도의 고기를 요리해서 저녁을 준비하라고 일러놓고 연못으로 목욕하러 나갔다. 그런데 그가 집에 없을 때 친구가 와서 고기 한 근만 팔라고 했다. 아내는 남편이 저녁식사 때 먹으려고 남겨놓은 고기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는 허락도 받지 않고 남아있는 고기를 들고 냉큼 가버렸다.
푸줏간 주인이 목욕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가 밥과 나물반찬만 내왔다. 그는 고기반찬이 없는 것을 알고 아내에게 밥상을 물리게 하고 칼을 들고 집 뒤로 갔다. 거기에서 말뚝에 매어져 있는 황소의 입에 손을 집어넣어 혓바닥을 잡아당기고 칼로 혀를 잘라가지고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소 혓바닥을 숯불에 구워 쌀밥에 얹어놓고 먹기 시작했다. 그가 쌀밥을 한 숟갈 입에 넣고 고기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자신의 혓바닥이 잘라져서 밥그릇 위로 떨어졌다. 그 순간 그동안 저질렀던 죄업과 똑같은 과보가 그에게 들이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입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마당으로 내려가 두 손과 두 무릎으로 기어 다니며 황소처럼 음매음매 울며 고통에 몸부림쳤다.
푸줏간 주인의 아들은 아버지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공포에 휩싸였다. 어머니도 놀라서 아들에게 빨리 도망쳐서 목숨을 부지하라고 재촉했다. 아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도망쳐서 딱까실라로 갔다. 푸줏간 주인은 한참동안 황소처럼 울며 네 발로 마당을 기어 다니다가 죽어 아비지옥에 태어났다. 혀가 잘린 황소도 그날로 죽었다.
딱까실라로 간 푸줏간 주인의 아들은 금세공사의 도제가 되었다. 제자가 성년이 되자 금세공사는 자신의 딸과 결혼시켰다. 푸줏간 주인의 아들은 자식들을 낳아 대식구를 거느리게 되었다. 아들들은 다양한 금세공 기술을 익혀 사왓티로 가서 각자 가정을 꾸리며 살았다. 아들들은 부처님의 충실한 제자가 되었다. 그들의 아버지는 여전히 딱까실라에 살았다. 세월이 흘러 그도 백발노인이 되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공덕을 지어본 적이 없었다. 아들들은 늙은 아버지를 모셔와서 효도하며 살았다.
아들들은 아버지의 다음 생을 위해 공덕을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에 초대했다. 다음 날 아들들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자리를 제공하고 맛있는 음식을 올리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시중들었다. 식사가 끝나자 그들은 부처님께 좋은 법문을 들려주십사고 청했다.
부처님께서 그들의 아버지에게 말씀하셨다.
“재가신도여, 당신은 이제 노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몸은 낡아서 시든 낙엽과 같습니다. 당신은 저 세상으로 여행할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선행을 한 적도 없습니다. 스스로 의지처를 만들고 현명하게 행동하고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마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법문과 축원을 하고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으셨다.
Paṇḍupalāsova dānisi 빤두빨라소와 다니시
yamapurisāpi ca taṃ upaṭṭhitā 야마뿌리사삐 짜 땅 우빳티따
uyyogamukhe ca tiṭṭhasi 우이요가무케 짜 띳타시
pātheyyampi ca te na vijjati. 테이얌삐 짜 떼 나 윗자띠.
그대는 이제 시들어 가는 낙엽
죽음의 사자도 가까이 와있네.
죽음의 입구에 서 있으면서도
노잣돈 한 푼도 그대에겐 없구려.
Like a withered leaf are you now;
death's messengers await you.
You stand on the eve of your departure,
yet you have made no provision for your journey!
그대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인이 되어라.
더러움을 제거하여 허물이 없으면
성스러운 천상에 그대는 이르리라.
So karohi dīpamattano 소 까로히 디빠맛따노
khippaṃ vāyama paṇḍito bhava 킵빵 와야마 빤디또 바와
niddhantamalo anangaṇo 닛단따말로 아낭간오
dibbaṃ ariyabhūmiṃ upehisi. 딥방 아리야부밍 우뻬히시.
Make an island for yourself,
strive hard and become wise!
Rid of impurities and cleansed of stain,
you shall enter the celestial abode of the Noble Ones.
이 게송 끝에 노인은 예류과를 성취했다.
아들들은 다음 날도 부처님을 공양에 초대했다. 다음 날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아들들의 간청에 따라 아버지를 위해 법문하시고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으셨다.
목숨의 끝에 그대는 이르렀느니
이제 염마왕 앞에 서야 할 운명,
가는 도중에 머물 곳도 없는데
노잣돈 한 푼도 그대에겐 없구려.
Upanītavayo ca dānisi 우빠니따와요 짜 다니시
sampayātosi yamassa santike 삼빠야또시 야마싸 산띠깡
vāsopi ca te natthi antarā 와소삐 짜 떼 낫티 안따라
pātheyyampi ca te na vijjati. 빠테이얌삐 짜 떼 나 윗자띠
Your life has come to an end now;
You are coming near to the king of death.
No resting place is there for you on the way,
yet you have made no provision for the journey!
그대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라.
서둘러 정진하여 현인이 되어라.
더러움을 제거하여 허물이 없으면
다시는 태어나고 늙지 않으리라.
So karohi dīpamattano 소까로히 디빠맛따노
khippaṃ vāyama paṇḍito bhava 킵빵 와야마 빤디또 바와
niddhantamalo anaṇgaṇo 닛단따말로 아낭간오
na punaṃ jātijaraṃ upehisi. 나 뿌낭 자띠자랑 우뻬히시.
Make an island for yourself,
strive hard and become wise!
Rid of impurities and cleansed of stain,
you shall not come again to birth and decay.
이 게송 끝에 노인은 불환과를 성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