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을 가졌거나 가지지 못한 존재에게 어떤 마음들이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는가 하는 법칙을 살펴본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4장)
작성자위뭇따 vimutta작성시간23.07.31조회수47 목록 댓글 01.
III. 개인에 따른 분류
Puggala-bheda
지금까지는 욕계·색계·무색계·출세간의 측면에서 여운의 마음과 자와나(속행)의 마음이 어떤 법칙에 따라서 일어나고 사라지는가 하는 것을 살펴보았다. 여기서는 89가지 전체 마음으로 돌아와서 다시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존재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이들에게는 어떤 마음들이 일어나고 어떤 마음들은 일어나지 않는가 하는 법칙을 살펴본다.
먼저 아비담마에서 원인(hetu)이라는 단어는 모두 탐·진·치와 불탐·부진·불치의 여섯을 뜻하는 용어임을 유념해야 한다. 그래서 아래에 나오는 원인을 가지지 않은 자란 이런 원인을 가지지 않는 마음을 재생연결식으로 하여 태어난 자라는 뜻이고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자란 불탐·부진·불치 가운데 두 개의 원인을 가진 마음을 재생연결식으로 하여 태어난 자라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서 재생연결식과 존재지속심(바왕가)과 죽음의 마음의 대상은 항상 같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이 세 마음은 89가지 마음 가운데서 19가지 마음 중의 하나임을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본문을 따라가 보자.
존재를 원인에 따라 나눈다.
여기서 원인은 탐, 진, 치, 불탐, 부진, 불치의 여섯이다.
첫 번째는 '원인 없는 자'이다.
악처에 태어난 중생, 하열한 존재이다.
선처에 태어난 경우 불구자이거나 저열한 신이다.
두 번째는 '2가지 원인을 가지고 태어난 자'이다.
선처에 태어난 자이다. 욕계에만 속한다. 본삼매와 도와 과의 마음을 체험할 수 없다.
세 번째는 '3가지 원인을 가지고 태어난 자'이다.
선처에 태어난 자이다. 삼계 모두에 속한다. 본삼매와 깨달음을 실현할 수 있다.
2.
§24.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자와 원인을 가지지 않은 자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자와 원인을 가지지 않은 자에게 작용만 하는 속행과 선의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선처에서는 지혜와 결합된 과보의 마음들이 일어나지 않는다. 악처에서는 지혜와 결합되지 않은 큰 과보의 마음들조차도 일어나지 않는다.
즉, 본삼매를 체험하지도 못하고 깨달음을 실현하지도 못한다.
욕계의 원인 없는 평온이 함께하는 조사하는 마음 두 가지가 재생연결식과 존재지속심과 죽음의 마음의 역할을 할 때 그들은 원인을 가지지 않은(ahetuka)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있다. 지혜와 함께하지 않은 네 가지 큰 과보의 마음들 중의 하나가 이런 세 가지 마음의 역할을 할 때 그들은 두 가지 원인을 가진(du-hetuka)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리석음 없음, 즉 지혜를 원인으로 가지지 못했다. 이런 존재들에게는 아라한들에게만 일어나는 작용만 하는 자와나(속행)들이 일어나지 않으며 이런 존재들은 선을 통해서 본삼매도 얻지 못하고 도를 통해서 성자의 경지에도 이르지 못한다.
지혜가 없는 재생연결식으로 인간이나 천상 등 욕계의 선처에 태어난 존재들에게는 재생연결식이 하열하기 때문에 세 가지 원인을 가진 큰 과보의 마음이 여운의 마음으로 일어나지 못한다. 이런 존재들에게 여운의 마음들은 원인을 가지지 않거나 두 개의 원인을 가진 것이다. 불가항력으로 원인이 없는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태어난 악도의 중생들의 경우 두 개의 원인을 가진 큰 과보의 마음들조차도 여운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단지 원인 없는 과보의 마음들이 이 역할을 하기 위해서 일어날 뿐이다.
3.
§25. 세 개의 원인을 가진 자
세 개의 원인의 재생연결을 가진 자들 중에서 번뇌 다한 [아라한들에게는] 유익하거나 해로운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와 마찬가지로 유학과 범부들에게는 작용만 하는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사견이나 의심과 결합된 속행도 유학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
불환자에게는 적의와 [결합된] 속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출세간의 속행은 적절하게 성자들에게만 일어난다.
지혜가 함께한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태어난 자들은 세 개의 원인을 가지고(ti-hetuka) 태어난 자라고 한다. 범부이거나 유학이거나 아라한이 이런 존재들에 해당한다. 물론 여기서 유학이나 아라한은 태어난 다음에 그렇게 된 것이지 재생연결식에 의해서 유학이나 아라한이 된 것은 아니다.
에류도에서 사견과 의심이 제거되기 때문에 유학에게는 사견이나 의심과 결합된 속행들이 일어날 수 없다. 불환자들은 성냄의 번뇌를 제거했기 때문에 적의와 연결된 속행을 경험할 수 없다.
4.
§26. 요약
상황에 따라 무학들에게는 44가지 마음이 일어나고
유학들에게는 56가지 마음이,
나머지에게는 54가지 마음이 일어난다고 설했다.
이것이 여기서 개인에 따라 분류한 것이다.
세 개의 원인을 가진 재생연결식을 가진 범부들은 최대 54가지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즉 12가지 해로운 마음 + 17가지 유익한 마음(4가지 도는 제외) + 23가지 욕계 과보의 마음 + 2가지 전향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악도에 태어난 중생들은 원인이 없는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직 37가지 마음만을 경험한다. 즉 12가지 해로운 마음 + 8가지 큰 유익한 마음 + 15가지 원인 없는 과보의 마음 + 2가지 전향하는 마음이다.
원인이 없거나 두 개의 원인을 가진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선처에 태어난 자들은 지혜와 함께하지 않은 4가지 큰 과보의 마음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37+4=41가지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
세 가지 원인을 가진 재생연결식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들은 9가지 선의 경지를 포함해서 모두 54가지 마음을 경험할 수 있지만 특정한 선에 들지 못하면 그만큼이 줄어든다.
예류도에서는 사견과 의심의 번뇌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사견과 함께하는 4가지와 의심과 함께하는 1가지 마음이 제외된다. 예류자와 일래자는 선의 경지들을 포함한 다음의 50가지 마음을 경험할 수 있다. 7가지 해로운 마음 + 17가지 유익한 마음 + 23가지 욕계 과보의 마음 + 2가지 전향하는 마음 + 1가지 과의 마음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과는 각각의 경지에 해당하는 예류과나 일래과이다.
불환자에게는 성냄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적의에 뿌리박은 두 가지 마음이 일어나지 않고 불환과를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모두 48가지 마음이 일어날 수 있다.
본서에서 언급된 유학들에게 일어나는 50+1+1+1+1+1+1=56가지 마음은 3가지 과의 마음과 4가지 도의 마음들을 더해서 계산된 숫자이다.
여기서 무학(asekkha)이라고 언급된 아라한들은 모든 번뇌들을 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떤 해로운 마음도 경험하지 않는다. 아라한들이 경험할 수 있는 44가지 마음은 다음과 같다. 18가지 원인 없는 마음 + 8가지 큰 작용만 하는 마음 + 8가지 과보의 마음 + 5가지 색계의 작용만 하는 마음 + 4가지 무색계의 작용만 하는 마음 + 1가지 아라한과이다.
이 숫자들은 물론 욕계에 존재하는 자들에게 해당된다. 제5장 §27에서 알 수 있듯이 색계와 무색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마음들을 빼고나면 이 숫자들은 줄어든다.
인용 출처: 대림스님·각묵스님,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초기불전연구원(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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