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길라잡이 5장 23, 24-1 문단을 보면 업의 길(kamma-patha) 20가지 각각에 대해 일치하는 마음부수법과 뿌리박은 원인을 설명한다. 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1. Akusala-kamma-patha, 해로운 업의 길, 십불선업도
업을 짓는 문(dvāra) | 행위(kamma) | 일치하는 마음부수 | 뿌리박은 원인 | |
Kāya-kamma 몸으로 짓는 업, 신업 | Pāṇātipātā | 살생 | 의도(cetanā) | 성냄, 어리석음 |
Adinnādāna | 도둑질 | 의도(cetanā) | 탐욕 or 성냄, 어리석음 | |
Kāmesu micchācāra | 삿된 음행 | 의도(cetanā) | 탐욕, 어리석음 | |
Vacī-kamma 말로 짓는 업, 구업 | Musāvāda | 거짓말 | 의도(cetanā) | 탐욕 or 성냄, 어리석음 |
Pisuṇavācā | 중상모략 | 의도(cetanā) | 탐욕 or 성냄, 어리석음 | |
Pharusavācā | 욕설 | 의도(cetanā) | 성냄, 어리석음 | |
Samphappalāpa | 잡담 | 의도(cetanā) | 탐욕 or 성냄, 어리석음 | |
Mano-kamma 마노로 짓는 업, 의업 | Abhijjā | 간탐 | 탐욕(lobha) | 탐욕, 어리석음 |
vyāpāda | 악의 | 성냄(dosa) | 성냄, 어리석음 | |
micchā-diṭṭhi | 그릇된 견해 | 사견(diṭṭhi) | 탐욕, 어리석음 |
1)
도둑질, 거짓말, 중상모략, 잡담의 네 가지에 대해서 아누룻다 스님은 23번 문단에서 "두 가지 뿌리에서 일어난다"고 말한다.
이는 탐욕과 성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닌, 같은 행동을 둘 중 하나를 원인으로 삼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 3장 원인의 길라잡이에서 배운대로, 해로운 마음은 1개의 원인 혹은 2개의 원인을 가질 수 있다.
1개의 원인은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 2가지이다. 2개의 원인은 탐욕과 성냄에 뿌리박은 마음 10가지이다.
탐욕과 성냄은 함께 일어날 수 없다. 거머쥐는 것과 밀쳐내는 것은 함께할 수 없는 특성이다.
따라서 도둑질, 거짓말, 중상모략, 잡담은 탐욕으로도 일어날 수 있고, 성냄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2)
23번 문단의 해설에는 "열 가지 해로운 업의 길은 물론 항상 어리석음의 뿌리와 함께 일어난다"고 했다.
'업의 길'은 강한 업을 짓는 것이다. 1개의 원인으로 일어나는 어리석음에 뿌리박은 마음은 들뜸과 결합된 약한 마음이거나 의심과 결합된 우유부단하고 흔들리며 혼란스러워 결정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으로 강하게 탐하거나 성내는 해로운 마음을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해로운 업의 길 10가지는 항상 2개의 원인을 가진 마음으로 일어남을 알 수 있다.
3)
추가로, 여기서 잡담은 어떤 이유로 해로운 업의 길이 될까?
아래는 비구 보디 스님이 설한 내용 중 '(4) Abstaining from idle chatter (samphappalapa veramani)' 항목을 번역한 것이다.
(4) 쓸데없는 잡담 (samphappalapa veramani)을 삼가합니다.
그는 쓸데없는 잡담을 피하고 삼가합니다. 그는 사실에 따라 적절한 때에 말하고, 유익한 것을 말하고, 담마와 계율에 대해 말합니다. 그의 말은 보물과도 같으며, 적절한 순간에 이성과 온건하고 감각이 넘치는 말을 합니다.
쓸데없는 잡담은 무의미한 말, 목적이나 깊이가 부족한 말입니다. 그러한 말은 아무런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하지 못하고, 다만 자신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에 더러움을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잡담을 자제하고 말은 가능한 한 정말 중요한 문제로만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방금 인용한 구절의 전형적인 주제인 비구의 경우, 그의 말은 선별적이어야 하며 주로 담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평신도에게는 친구나 가족과의 다정한 잡담, 지인과의 정중한 대화, 직업과 관련된 대화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그들은 항상 달콤하고 매운 것을 먹고 싶어 하는 불안한 마음이 더러운 성향에 빠질 기회를 찾을 수 있는 목초지로 대화가 빗나가게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쓸데없는 잡담을 삼가는 전통적인 주석은 단지 그러한 대화에 스스로 참여하는 것을 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붓다와 고대 주석가 시대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 시대 특유의 특정 발전으로 인해 이 요소에 다른 관점을 부여하는 것이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에게 퍼붓는 쓸데없는 잡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입니다.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펄프 저널, 영화 등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치에서 불필요한 정보와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오락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데, 그 결과 마음이 수동적이고 공허하며 무미건조해집니다. 이러한 모든 발전은 순진하게도 '진보'로 받아들여졌습니다.
2. Kusala-kamma-patha, 유익한 업의 길, 십선업도
업을 짓는 문(dvāra) | 행위(kamma) | 일치하는 마음부수 | 뿌리박은 원인 | |
Kāya-kamma 몸으로 짓는 업, 신업 | Pāṇātipātā virati | 살생하지 않음 | 바른 행위 (sammā-kammanta),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Adinnādāna virati | 도둑질하지 않음 | 바른 행위 (sammā-kammanta),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Kāmesu micchācāra virati | 삿된 음행을 하지 않음 | 바른 행위 (sammā-kammanta),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Vacī-kamma 말로 짓는 업, 구업 | Musāvāda virati | 거짓말을 하지 않음 | 바른 말 (Sammā-vācā),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Pisuṇavācā virati | 이간질하지 않음 | 바른 말 (Sammā-vācā),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Pharusavācā virati | 욕설하지 않음 | 바른 말 (Sammā-vācā),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Samphappalāpa virati | 잡담하지 않음 | 바른 말 (Sammā-vācā), 의도(cetanā)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Mano-kamma 마노로 짓는 업, 의업 | Anabhijjā | 간탐 없음 | 탐욕 없음(alobha)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Avyāpāda | 악의 없음 | 성냄 없음(adosa)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
Sammā-diṭṭhi | 바른 견해 | 어리석음 없음(amoha) | 탐욕 없음, 성냄 없음, (어리석음 없음) |
1)
24-1 문단의 해설에서 유익한 업의 길 10가지에 뿌리박은 원인들은 따로 해설되어있지 않다.
모든 아름다운 마음들은 2개의 원인이나 3개의 원인으로 일어난다.
불탐과 부진은 항상 같이 일어나고, 지혜가 있는 마음에서는 불치 역시 함께 일어난다.
여기서 바른 견해는 주로 통찰지(paññā)와 이어지기 때문에, 필자는 바른 견해의 경우 amoha의 뿌리가 항상 함께하는 것인지 우 실라 사야도께 여쭈었다.
사야도는 '선, 불선을 구분하는 것'이 항상 지혜와 함께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답해주셨다.
마음챙김은 선업을 마음챙기고, 선업을 잊지 않고, 선업에 확고하게 자리잡는 것이지만 꼭 지혜와 함께하지는 않는다.
지혜와 함께하는 마음은 흔히 알아차림(sampajañña)으로 일컫는다. 지혜는 '있는 그대로를 알고 보는 것'이다.
아비담마 길라잡이에 사례로서 언급된 바 있는 어른들의 인도로 스님께 보시를 올리는 어린 아이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될 것이다.
아이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지만, 어른들의 인도로 선업을 행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유익한 업의 길 10가지가 지혜가 함께할수도, 함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이해한다.
따라서 10가지 업의 길 모두 뿌리박은 원인은 2가지, 혹은 3가지의 원인을 가지게 될 것이다.
2)
몸과 말로 짓는 업의 길과 일치하는 마음부수와 관련하여, 24-1 문단의 해설은 바른 행위와 바른말, 그리고 절제와 관련된 의도를 열거한다.
이는 2장에서 배운 아름다운 때때로들에 해당하는 절제(virati) 3가지 마음부수의 설명을 보면 그대로 이해할 수 있다.
몸과 말로 짓는 업의 빠알리어 원문에는 모두 virati가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다.
§6. 절제(virati) - 3가지
'절제'로 옮긴 virati는 vi(분리해서)+√ram(to rejoice)에서 파생된 여성명사로서 문자적으로는 '기뻐하는 것에서 벗어난다'이며 '끊음, 절제, 자제'를 뜻한다... virati는 주로 주석서와 아비담마에서 전문용어로 쓰여 팔정도 가운데서 바른 말(정어), 바른 행위(정업), 바른 생계(정명)의 셋을 지칭한다.
절제는 세 가지 아름다운 마음부수로서 말과 행동과 생계로 나쁜 행위를 엄격히 절제하는 역할을 한다. 세간적인 마음에서 절제는 사람이 나쁜 행위를 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것을 억제하는 경우에 작용한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사람이 나쁜 행위가 일어날 기회도 주지 않고 그런 나쁜 행위를 짓지 않으면 그것은 절제(virati)가 아니라 청정한 계행(sīla)에 속한다.(PdṬ.103) 출세간의 마음들에서 세 가지 절제는 함께 일어난다.
한편 『담마상가니』의 주석서인 『앗타살리니』에서는 ① 자연적인 절제 ② 계율을 통한 절제 ③ 근절을 통한 절제 등 세 유형의 절제를 들고 있다.
① 자연적인 절제(sampatta-virati)란 나쁜 짓을 저지를 기회가 생겼을 때 자신의 사회적인 지위나 나이, 교육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그것을 절제하는 것을 뜻한다. 도둑질을 하다가 붙잡히면 자신의 명성에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금지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② 계율을 통한 절제(samādāna-virati)란 자신이 계율을 지키기 때문에 나쁜 짓을 절제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불살생, 불투도, 불사음, 불망어, 불음주의 오계를 들 수 있다.
③ 근절을 통한 절제(samuccheda-virati)란 출세간의 도의 마음과 연결된 절제로서 나쁜 짓에 대한 모든 성향을 근절하면서 일어난다. 앞의 두 가지 절제는 세간적이고 이것은 출세간적이다.
『청정도론』에서는 절제(virati)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청정도론 XIV]: "155.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duccarita)로부터 절제하는 것이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virati)이다. 이 방법은 나머지 [말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 그릇된 생계의 절제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들 셋의 특징은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의 대상을 범하지 않거나 어기지 않는 것이다.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 등의 대상으로부터 움츠리는 역할을 한다. 이들을 행하지 않음으로 나타난다. 믿음, 양심, 수치심, 소욕(appicchatā) 등의 덕이 가까운 원인이다. 마음이 악행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다시 『청정도론』 제16장에서는 사성제 가운데서 8정도를 설명하면서 바른 말(정어), 바른 행위(정업), 바른 생계(정명)를 설명하고 있다. 8정도의 나머지 다섯 가지 구성요소, 즉 바른 견해(정견), 바른 사유(정사유), 바른 정진(정정진), 바른 마음챙김(정념), 바른 삼매(정정), 가운데 바른 견해는 통찰지(paññā)에, 바른 사유는 일으킨 생각(vitakka)에, 바른 정진은 정진(vīriya)에, 바른 마음챙김은 마음챙김(sati)에, 바른 삼매는 집중(ekaggatā)에 각각 포함이 된다...
(1) 바른 말(정어, sammā-vācā):
'말'을 뜻하는 'vācā'는 √vac(to speak)에서 파생된 여성명사이다. 여기서 바른 말은 10선업 가운데서 말로 짓는 네 가지 바른 말, 즉 거짓말(망어, musā-vāda), 중상모략(양설, pisuṇa-vācā), 욕설(악구, pharusa-vācā), 잡담(기어, samphappalāpa)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청정도론 XVI]: "78. 그렇게 보고 생각하는 자가²⁶⁴⁾ 그릇된 말을 절제하는 것이 바른 말이다. 이것은 [바른 사유와] 연결되어 있고, 그릇된 말버릇을 부순다. 이것의 특징은 껴안는 것(pariggaha)이다. 절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릇된 말을 버림으로 나타난다."
여기에 대해서 『청정도론』의 복주서는 "거짓말 등은 속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거칠어서 함께 생긴 법들을 보듬지 못한다. 그러나 바른 말의 고유성질은 그것과 반대되기 때문에 사랑(siniddhabhāva)으로 함께 생긴 법들을 보듬는다."(Pm.ii.215)라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²⁶⁴⁾ "...바른 견해로 보고, 바른 사유로 마음을 그 대상인 열반에 둘 때라는 뜻이다."(Pm.ii.215)
(2) 바른 행위(정업, sammā-kammanta):
'행위'로 옮기는 kammanta는 kamma(업, 일, √kṛ, to do) + anta(끝)로 분석되는 중성명사로 여러 뜻으로 쓰이지만 이처럼 '바른 행위'로 쓰이면 살생(pāṇātipāta)과 도둑질(adinnādāna)과 삿된 음행(kāmesu micchācāra)의 세 가지 몸으로 짓는 해로운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청정도론 XVI]: '79. 그렇게 절제하는 자가 살생 등을 절제하는 것이 바른 행위이다. 이것은 [바른 말]과 연결되어 있고, 그릇된 행위를 끊어버린다. 이것은 나쁜 행위를 부순다. 이것의 특징은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절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릇된 행위를 버림으로 나타난다."
(3) 바른 생계(정명, sammā-ājīva):
'생계'로 옮긴 ājīva는 ā(향하여)+√jīv(to live)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불교에서는 '생계, 살아가기, 생명의 부양' 등의 뜻으로 쓰인다. 『디가 니까야』 제 1권 「범망경」 (D1) 등 여러 경에서 출가자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여러 가지 들고 있다. 『앙굿따라 니까야』 「장사 경」 (A5:177)은 재가자들이 해서는 안 되는 장사, 즉 그릇된 생계로 무기 장사, 사람 장사, 동물 장사, 술 장사, 독약 장사의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청정도론 XVI]: "80. 바른 말과 바른 행위가 청정해지도록 그릇된 생업으로부터 절제함이 바른 생계이다. 이것은 [바른 말과 바른 행위와] 연결되어 있고, 음모 등을 끊는다. 이것의 특징은 깨끗이 함이다. 합리적인 생계(ñāya ājīva, 필자 주 - ñāya는 '방법, 시스템, 올바른 방식' 등의 뜻이다)를 일으키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릇된 생계를 버림으로 나타난다."
§15. 분석
...(2) 세 가지 절제는 모든 출세간의 마음에서 반드시, 한꺼번에 얻어진다. 세간적인 욕계 유익한 마음에서는 가끔, 따로따로 [얻어진다.](8+8=16)...
1. 세 가지 절제: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는 출세간의 도와 과의 마음에서는 반드시 함께 일어난다. 그러나 세간의 마음에서는 오직 욕계의 8가지 '유익한 마음'에서 의도적으로 나쁜 말, 나쁜 행위, 나쁜 생계로부터 절제하려는 마음이 일어날 때 생긴다. 그러므로 8가지 욕계의 '아름다운 작용만 하는 마음'으로나 '과보의 마음'으로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색계와 무색계에서도 나타나지 않는다. 색계와 무색계의 마음은 모두 선정과 연결된 마음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말과 행위와 생계를 범하는 것은 각각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세간의 마음에서 이 세 가지 절제는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여 함께 일어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만 일어난다. 즉 하나가 일어나면 다른 둘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살생을 금하는 마음이 일어날 때는 도둑질을 금하고, 삿된 음행을 금하는 마음 등은 한 심찰나(cittakkhaṇa)에 같이 일어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출세간에서는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계는 동시에 함께 일어나며, 바른 말과 바른 행위와 바른 생계의 모든 측면을 다 구족하여 있다. 즉 바른 말이 일어나면 모든 그릇된 말을 없애며 바른 행위는 모든 그릇된 행위를 제거하며 바른 생계는 그릇된 생계를 모두 다 제거하기 때문이다.
...
(4) 3가지 절제(정어·정업·정명)는 세간적인 마음에서는 따로따로(필자 주 - 대상이 다르다) 가끔 일어나지만 출세간 마음에서는 항상 함께 일어난다.
(5) 연민과 함께 기뻐함은 따로따로 가끔 일어난다.
...[청정도론 XIV]: "133. ...연민, 함께 기뻐함,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virati), 말로 짓는 나쁜 행위의 절제, 그릇된 생계의 절제 - 이 5가지는 고정되지 않은 것(aniyata)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가끔 일어나고, 또 일어나더라도 이들은 서로 같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3가지 절제와 2가지 무량의 5가지는 함께 일어나지 못한다는 말이다.)
위 5가지가 따로따로 일어나는 이유는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상이 달라 한 찰나의 마음에 같이 일어나지 못하고 따로따로 일어난다.
연민의 대상은 남의 고통이다.
함께 기뻐함의 대상은 남의 행복, 성공이다.
말과 행동과 생계 역시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한다.
영역과 대상이 달라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여 함께 일어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일어난다.
예를 들어 욕계 유익한 마음 8가지에는 절제의 3가지와 무량의 2가지 마음부수가 모두 포함되어 같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 기쁨과 지혜가 함께하고 자극이 있거나 없는 2가지 마음은 함께 일어나는 마음부수의 숫자가 최대 38개이다.
위 5가지 마음부수는 '가끔' 일어나는 고정되지 않은 것이므로, 이들이 모두 일어나지 못할 때 마음부수의 숫자는 33개이다.
이들 중 하나가 일어나더라도 5가지 중 오직 1개만 일어날 수 있다. 이것이 '따로따로' 일어난다는 뜻이다.
따라서 최대 38개 마음부수가 함께 일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당 마음들에서는 최대 34개의 마음부수가 일어날 수 있다.
3. 해로운 마음을 일으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돌보지 않으며, 될 대로 되라고 방치하는 것과 같다.
해롭거나 유익한 업의 길을 보며 불자들은 어떤 것을 기억하고 잊지 않아야 할까?
해로운 마음이 일어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이다.
나쁜 짓을 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될 대로 되라는 것과 같다.
업의 법칙은 가치중립적이다. 법칙은 사실만을 드러낸다.
그러나 존재는 이를 본인의 이익을 위해 가치지향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고통과 괴로움은 본인이 지은 것이다. 그것의 원인은 과거와 지금 이 순간에 있다.
현재와 미래의 모든 즐거움과 행복은 본인이 지은 것이다. 그것의 원인 역시 과거와 지금 이 순간에 지어진다.
욕계의 속행의 마음에서 지은 업은 괴로움을 가져올 수도, 행복을 가져올 수도 있다.
본삼매의 속행의 마음에서 지은 업은 광대한 행복의 과보들을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와 다른 존재의 이익을 위하고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스스로 어떤 상황에서라도 선업을 짓기를 바라고 행해야 한다.
그것도 의무감이 아닌, 스스로 편안하고 기뻐서 행하는 수승한 업이면 더욱 좋다. 저열한 선업을 짓기에는 그 선업을 행할 기회들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은 악한 일은 금하고, 선한 일을 두루 행하며, 깨끗하고 청정한 마음을 지니는 것이라고 한다.
왜 부처님들은 선한 일을 언급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으시고, 깨끗하고 청정한 마음을 강조하셨을까?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을 우리들에게 일러주시는 것이라고 필자는 이해한다.
선한 일 역시 인색이나 후회 등의 저열한 마음가짐으로 행하면 저열한 업이 된다.
그러나 스스로 기뻐서 희열로써 행하는 업은 깨끗하고 청정한 마음이고,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동일한 선업의 기회에 대해 지혜로운 자는 최상의 결과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