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향pattidāna은 선업을 행한 뒤 그 공덕몫patti을 다른 이에게 나누어 주는 것dāna이다.
일반적으로는 회향이 가능한 선업은 보시 선업이라고 말한다.
지계와 수행 공덕은 직접 행하여 지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계와 수행의 선업도 회향이 가능하다는 소수의견도 있다.
「합송경」 의 복주서(DAṬ.iii.206)나 『자따까』 의 깟사빠 부처님 당시 수다원 거사와 범부 이발사의 이야기(J190)에서는 보시 외에도 지계 공덕, 수행 공덕을 회향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2.
보시 등 선업 공덕을 짓고 난 후 그 공덕몫을 어떻게 여러 존재들에게 회향해야 할까?
회향과 회향기뻐함pattānumodana, 함께기뻐함muditā을 공부하다 보면 여러 가지 형태의 회향을 알 수 있다.
- 자식의 의무 중에는 돌아가신 부모님께 공덕을 회향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 아귀, 인간, 천신 등의 존재들은 자신을 지정해서 회향한 공덕몫을 기뻐하며 공덕을 기뻐할 수도 있고, 회향하지 않은 다른 존재의 선업을 보고도 함께 기뻐하며 그 자신의 공덕을 생기게 할 수도 있다.
- 따라서 인색과 자만의 때가 섞이지 않은 마음으로 자신의 선업 공덕을 여러 존재에게 알리는 것은 다른 존재들에게 이러한 회향기뻐함, 함께기뻐함의 공덕을 더욱 증장시킬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주는 선한 행동이 될 것이다.
- 물론 이러한 회향을 받거나 선업을 인지하여 기뻐함을 지을 수 있는 다른 존재들 역시 공덕 대상을 인지했지만 질투, 자만과 같은 불선법이 함께한 마음을 낸다면 선업 공덕을 증장시킬 아까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 천신에게 공덕을 회향함으로써 자애의 마음을 내는 것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인간 사이의 관계처럼 천신의 공경과 자애, 보호를 불러일으키고 여러 가지 길상과 행운을 갖추게 하는 과보가 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공덕을 회향하는 선남자에게 기회가 있을 때 도움을 주려고 할 것이다.
- 염라대왕에게 선업 공덕을 회향한다면 불선업으로 지옥에 떨어졌을 때 그 악업이 작다면 염라대왕들 앞에서 조사를 받고 구제되어 지옥에서 벗어날 기회가 주어진다. 염라대왕들은 지옥에 떨어진 중생들의 허물을 찾고 죄를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옥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기 위해 선업을 상기시키는 선한 왕들이기 때문이다. 지옥에 떨어진 중생의 악업이 크다면 곧바로 지옥에 떨어진다. 악업이 작아 조사받는 중생은 자신의 선업을 스스로 기억해 내거나, 염라대왕이 이 중생에게 회향받은 공덕몫이 있다면 그 선업을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선처에 태어날 수 있다. 이를 위해 생전에 염라대왕에게 공덕을 회향한다.
이렇듯 회향은 다른 종류의 보시행이라고 할 수 있고, 스스로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것이며, 다른 이들을 직접적으로 돕거나 그들의 공덕을 증장시킬 수 있고, 스스로 더욱더 선업을 많이 짓게 만드는 선순환의 습관을 만드는 것이며, 악처나 악업의 과보에서 벗어나게 하는 보험의 역할까지 하는 매우 훌륭한 행위이다.
3.
이렇게 훌륭한 행위인 회향을 모든 존재에게 빠지지 않고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선업을 행하고 아래의 회향문에 따라 회향한다면 여러 존재에게 빠짐없이 회향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행한 저의 선업 공덕을(독송 공덕을; 보시와 계와 수행 공덕을) 부모님과 스승님, 친척, 친구, 도반들에게 회향합니다.
또한 저를 보호하는 천신들, 집을(정사를, 선원을) 보호하는 천신들, 지역을 보호하는 천신들, 도시를 보호하는 천신들, 주위를 둘러싼 여러 산들의 산신, 지신, 목신, 약초신, 풀초신과 강과 바다를 보호하는 천신들에게 회향합니다.
또한 모든 나라의 왕들, 염라대왕들, 비 천왕들, 구름 천왕들, 바람 천왕들, 다따랏타 · 위룰하까 · 위루빡카 · 꾸웨라라는 사대천왕들과 그 권속들인 간답바, 꿈반다, 용, 금시조, 야차 천신들과 제석천왕들과 대범천을 비롯한 31천의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존재에게 회향합니다.
이 모든 존재가 기뻐하며 '사두'를 불러 여러 위험 사라지고, 몸과 마음 건강하고 행복하게 세간과 출세간의 모든 행복을 누리길 기원합니다.
고르게, 고르게, 고르게 나누어 가지십시오. 사두, 사두, 사두.
고르게, 고르게, 고르게 나누어 가지십시오. 사두, 사두, 사두.
고르게, 고르게, 고르게 나누어 가지십시오. 사두, 사두, 사두.
- 비구 일창 담마간다 지음, '가르침을 배우다', 도서출판 불방일(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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