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Atthi paccaya(존재 조건)
Atthi paccayo (존재 조건) = 분명하게 존재하여 도움을 줌.
· 높은 산과 같다. 높은 산 때문에 나무와 숲이 푸르고 울창하다.
· 음식과 영양분이 충분한 것이 몸과 마음 무더기들에 도움을 주듯이 ① 함께하는 것으로 존재함, ② 먼저 생긴 것으로 존재함, ③ 나중에 생긴 것으로 존재함, ④ 음식으로서 존재함, ⑤ 물질생명기능으로서 존재함이라는 다섯 가지 등의 조건법들이 있기 때문에 결과 법들에게 도움을 준다.
21. 존재 조건이란
1) 정신의 무더기 네 가지⁹⁰⁾는 서로서로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⁰⁾ 수온, 상온, 행온, 식온
2) 근본물질⁹¹⁾ 네 가지는 서로서로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¹⁾ 지대, 수대, 화대, 풍대
3) 입태⁹²⁾하는 순간의 정신과 물질들⁹³⁾은 서로서로 존재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²⁾ 오온이 있는 존재로서의 입태를 의미한다.
⁹³⁾ 재생연결 때의 정신법과 심장토대라는 물질
4) 마음과 마음부수의 법들⁹⁴⁾은 마음 때문에 생겨난 물질들⁹⁵⁾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⁴⁾ 정신의 무더기 4가지
⁹⁵⁾ 마음에 의한 물질, 재생연결 때의 업에 의한 물질
5) 근본물질은 파생된 물질⁹⁶⁾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⁶⁾ 물질 28가지 가운데 근본물질 4가지를 제외한 24가지 물질
6) 눈이라는 감각장소⁹⁷⁾는 안식계에게, 또한 그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⁹⁸⁾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⁷⁾ 이하 6근을 나타내는 '감각장소'는 '감성물질'로 이해할 수 있다.
⁹⁸⁾ 이하 '6식과 결합한 법들'은 '모든 마음과 공통으로 항상 결합하는 7가지 마음부수들'을 나타낸다.
7) 귀라는 감각장소는 이식계에게, 또한 그 이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8) 코라는 감각장소는 비식계에게, 또한 그 비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9) 혀라는 감각장소는 설식계에게, 또한 그 설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0) 몸이라는 감각장소는 신식계에게, 또한 그 신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1) 형상이라는 감각장소⁹⁹⁾는 안식계에게, 또한 그 안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⁹⁹⁾ 이하 6경을 나타내는 '감각장소'는 '감각대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12) 소리라는 감각장소는 이식계에게, 또한 그 이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3) 냄새라는 감각장소는 비식계에게, 또한 그 비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4) 맛이라는 감각장소는 설식계에게, 또한 그 설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5) 감촉이라는 감각장소는 신식계에게, 또한 그 신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6) 형상이라는 감각장소, 소리라는 감각장소, 냄새라는 감각장소, 맛이라는 감각장소, 감촉이라는 감각장소는 의계에게, 또한 그 의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 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17) 어떤 물질(심장토대)을 의지하여 의계, 또한 의식계가 생겨난다. 그 물질은 의계와 의식계, 또한 그 의계, 의식계와 결합한 법들에게 존재조건으로 조건이 된다.
- 우 실라 사야도, '분명한 앎', 빤짜간다바라밀공덕회(2021)
1.
다섯 가지 조건법에서 '음식으로서 존재함'은 구체적 물질 18가지 중 하나인 음식의 물질(āhāra-rūpa, 영양소ojā)를 뜻한다.
아비담마에서 '음식'은 4가지가 있다. 물질적인 음식 1가지와 정신적인 음식 3가지다.
① 덩어리진 먹는 음식(kabalīkāra-āhāra) → 육체적인 몸을 지탱
② 감각접촉의 음식(phassa-āhāra) → 느낌을 지탱
③ 마노의 의도의 음식(mano-sañcetanā-āhāra) → 삼계에 태어나는 것을 지탱
④ 알음알이의 음식(viññāṇa-āhāra) → 정신·물질 합성체를 지탱
빳타나에서 결과법에서 도움을 주는 조건법인 음식은 물질적인 음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결과법인 대상에 따라 물질적인 음식만을 지칭할 수도 있고, 정신적인 음식까지 포괄하여 지칭하는 것일 수도 있다.
2.
다섯 가지 조건법에서 ‘물질생명기능으로서 존재함’은 구체적 물질 18가지 중 하나인 생명의 물질(jīvita-rūpa)을 말하는 것이다.
아비담마에서 생명 기능의 역할을 하는 법은 물질의 법, 정신의 법 각각 1가지씩 2가지가 있다.
물질의 법은 위에서 말한 jīvita-rūpa이고, 정신의 법은 마음부수 중 하나인 생명기능(jīvitindriya)이다.
이 물질과 정신의 생명기능 모두 자기와 함께 생긴 법들을 살게 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 기간은 한 찰나이다. 물질의 생명기능은 물질이 존속하는 17심찰나 동안, 정신의 생명기능은 정신이 존속하는 1심찰나 동안 기능한다.
여기서 ‘살게 한다’는 빠알리어로 jīvanti라고 한다.
사야도께서는 생명기능이 함께 생긴 법들을 살게 하고 보호하는 것을 사실대로 말하면 일어나고 머무르는 아찰나까지라고 가르쳐주신다.
무너지는 아찰나에는 함께 생긴 법들을 살게 하거나 보호하지 못한다. 자신도 무너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사실대로 말하면 살게 하는 기능을 하는 것은 머무는 아찰나까지겠지만, 우리는 통칭하여 무너지는 아찰나까지 한 찰나 동안 기능한다고 표현한다.
참고로 이 생명의 물질(jīvita-rūpa)은 업에서 생긴 물질에만 있다.
다른 마음에서 생긴 물질, 온도로 생긴 물질, 음식에서 생긴 물질에는 생명의 물질(jīvita-rūpa)이 없다고 한다.
3.
사야도께선 네 가지 근본물질들을 단순하게 '지수화풍'으로만 아는 것이 아닌, 각자 다른 원인으로 생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일러주신다.
업으로, 마음으로, 음식으로, 온도로 생기는 땅의 요소, 물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가 따로 있는 것이다.
이것 역시 자세히 관찰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의문인식과정, 마음으로 자세히 관찰한다.
4.
대상의 물질은 형색, 소리, 맛, 냄새, 땅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의 7가지이다.
색·성·향·미라는 감각장소, 감각대상은 무엇의 형색, 소리, 냄새, 맛인가?
사대의 형색, 소리, 냄새, 맛이다.
이 네 가지 대상의 물질(gocara-rūpa)은 파생된 물질(upādā-rūpa)이다.
감각기능에 부딪친 대상(파생된 물질)이 약하기 때문에 느낌은 중립적이다.
따라서 안식, 이식, 비식, 설식은 대상을 알 때 '평온' 느낌을 가진다.
감촉(phoṭṭhabba)은 28가지 물질에서 별개의 단위, 별개의 법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감촉은 땅의 요소, 불의 요소, 바람의 요소 그 자체이다.
무엇 때문에 요소(dhātu)라고 하는가?
자신의 고유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요소라고 한다.
법(dhamma)을 자신의 고유성질(자성)을 가졌다고 해서 법이라고 한다는 것과 같은 표현이다.
땅의 요소는 딱딱하고 부드러운 촉감으로 느껴진다.
불의 요소는 덥거나 차가움으로 느껴진다.
바람의 요소는 팽창이나 압박으로 느껴진다.
물의 요소는 '응집력'이 특징인데, 이것은 감촉으로 느끼지 못하고 마노의 문으로만 느낄 수 있다.
따라서 다섯 감각의 문의 대상이 아닌 마노의 대상, 법이라는 대상(dhammārammaṇa)이다.
신식의 대상은 파생된 물질이 아닌 땅, 불, 바람의 요소라는 근본물질(bhūta-rūpa) 그 자체이다.
감각기능에 부딪친 대상(근본물질)이 강하기 때문에 신식의 느낌은 '고통'이나 '즐거움'으로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