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천선원 법회 중 한 법우님께서 수행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느냐고 우 실라 사야도께 질문하신 적이 있다.
사야도의 답변은 정신, 물질, 연기에 대해서 알고 외워야 할 것은 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알아야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것이 아비담마를 공부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외우기까지 해야 하는 걸까?
1.
법(dhamma)이 무엇인가?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자기 고유의 성질, 고유성질(sabhāva)을 가진 것이 법이다.
이러한 법들의 고유성질은 어떻게 명료하게 밝혀지는가?
① 특징(lakkhaṇa), ② 역할(rasa), ③ 나타남(paccupaṭṭhāna), ④ 가까운 원인(padaṭṭhāna)으로 법마다 그 한계를 명확히 규정한다.
일체법(sabbe-dhammā)은 82법이다.
위빳사나 수행은 정신과 물질을 관찰하는 수행이다.
여기서 '관찰하는 방법'이 핵심이다.
수행은 나타나는대로 보는 것, 내가 보고싶은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봐야 하는 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보겠다고 주의를 기울이며 보기 위해, 개념으로 배우고 뜻으로 아는 것이 아비담마 공부이다.
법마다 특징, 역할, 나타남, 가까운 원인을 알고 본다.
자기가 저절로 알고 볼 수 없다. 나타난 대로 보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잘못 보면 무상·고·무아를 보기 어렵다.
즉, '이렇게 봐야 합니다'하고 수행 당시에 알고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법마다 이 네 가지 정의를 외워야 한다.
2.
마음과 마음부수는 함께 일어나고 함께 멸하며, 같은 토대를 가지고 같은 대상을 취한다.
사야도는 마음이 일어날 때 이 마음이 어떤 마음부수와 조합(saṅgaha)되어 일어나는가를 알면 좋다고 말씀하신다.
마음과 마음부수들을 관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마음부수법들에 초점을 맞추어 이들이 89/121가지로 분류되는 마음 중에서 어떤 마음들과 결합되는가를 고찰한다. 이를 일러 삼빠요가(sampayoga)²⁷⁶⁾라고 부른다.
²⁷⁶⁾ saṁ(함께)+pra(앞으로)+√yuj(to yoke - 필자 주: 속박하다. 결합시키다. 멍에를 씌우다. 한 데 묶다.)에서 파생된 남성명사임.
그다음에 89/121가지로 분류되는 마음은 또 어떤 마음부수법들과 조합되어 있는가를 고찰하는데 이를 상가하(saṅgaha)²⁷⁷⁾라고 부른다.
²⁷⁷⁾ saṁ(함께)+√grah(to take)에서 파생된 남성명사임.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 역자들은 전자를 '결합', 후자를 '조합'으로 옮기고 있다.
- 대림스님·각묵스님 옮김, 『아비담마 길라잡이』 제1권 p.278, 초기불전연구원(2017)
예를 들어 성냄에 뿌리박은 자극받지 않은 마음이 일어날 때 마음부수는 한 번에 최소 17개, 최대 18개, 경우의 수로는 20개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이렇게 알면 적의와 성내는 마음에는 희열이 없기 때문에, 반대로 희열이 있을 때 성내는 마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음을 알고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