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담마 길라잡이 초급과정 12강
아신 빠라구 스님
제1장 마음의 길라잡이
III 무색계 마음들 - 12가지
arūpāvacara- cittāni
§22. 무색계 유익한 마음들 (arūpāvacara-kusalacittāni) - 4가지
(1) 공무변처에 속하는 유익한 마음
(2) 식무변처에 속하는 유익한 마음
(3) 무소유처에 속하는 유익한 마음
(4) 비상비비상처에 속하는 유익한 마음
- 이 네 가지는 무색계 유익한 마음이다. (p182)
4.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 nevasaññānāsaññāyatana 네와사냐나사냐야라나)
(1) 의미
'nevasaññānāsaññā는 na(아니다)+eva(결코)+saññā(인식)+na(아니다)+asaññā(인식 아님)로 분석이 되는데 여기서 보듯이 이 경지는 인식이 극도로 미세해져서 인식 등의 마음부수들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지이다.'(p184)
na(나)는 '아니다'는 뜻 이고 saññā(사냐)는 '인식'이라는 뜻인데 책에서 eva(에와)는 '결코'라고 해석했지만 '~도'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즉 nevasaññā(네와사냐)는 '인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뜻이다.
na(나)는 '아니다'라는 뜻이고 asaññā(아사냐)는 '인식이 없다'는 뜻으로 nāsaññā(나사냐}는 '인식이 없는 것도 아니다'는 뜻이다.
nevasaññānāsaññā(네와사냐나사냐)는 인식이 너무 미세해서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없는 것도 아니어서 없는 것도 아닌 상태를 말한다.
āyatana(아야라나)는 처(處)라는 뜻으로 의지해야 할 대상을 말한다.
(2) 미세해지는 마음부수들
인식이 있기는 있지만 분명하지 않으므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 선, 경지라는 의미로 비상비비상처라고 한다.
'비록 인식 하나만이 언급되었지만 이 마음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마음부수법들도 그런 극히 미세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도 존재한다거나 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할 수 없다.'(p184)
인식 뿐 아니라 감각접촉, 의도 등등의 이 마음에서 함께 일어나는 모든 마음부수들도 극도로 미세해져 있는지 없는지 알기 어려운 상태이다.
(3) 정형구
'경에서는 "무소유처를 완전히 초월하여 비상비비상처를 구족하여 머문다."라고 정형화 되어 나타난다.'(p184)
무소유처의 3번째 마음을 대상으로 삼고 이 마음을 완전히 초월하고 극복할 때 4번째 마음인 비상비비상처를 구족하여 머물게 되는 것이다.
즉 비상비상처를 올라가기 위해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개념 대상이 아니라 마음, 즉 무소유처의 마음상태를 알아차리면서 대상으로 삼는다.
(4) 비상비비상처에서 '인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는 의미
'비상비비상처의 증득은 인식을 포함했다고도 제외했다고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지은 것이다.
이런 유형의 마음에는 인식(saññā)의 마음부수가 너무나 미세하기 때문에 그것이 더 이상 인식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경지는 인식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p184)
책에서는 인식이 너무 미세해서 더 이상 인식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경전에서는 이런 의미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인식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면 인식이 일어날 수 없다.
인식의 기능은 수행하고 있으나 너무 미세하여 분명하지 않으므로 모를 뿐이다.
일반적인 인식 마음이라면 그 마음을 대상으로 삼고 생김, 머뭄, 사라짐의 찰나로 위빠사나 수행을 할 수 있다.
생기고 사라짐을 알기 때문에 무상 고 무아라는 위빠사나 수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상비비상처에서의 인식은 너무 미세하여 이 마음을 대상으로 수행을 할 수 없다.
수행을 해도 무상 고 무아라는 지혜가 일어나게 수행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경전에서 비상비비상처에서 인식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는 의미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너무 미세해서 위빠사나 수행의 대상으로 삼아 지혜가 일어날 수 없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다른 마음부수들도 미세하여 분명하지 않으므로 위빠사나 수행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인식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설명할 수 없는 형태로 남아있다.'(p184)
-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지도 않다.
(5) 비상비비상처의 비유
경전에서 비상비비상처의 비유를 살펴보면,
'앞에 재가신자가 가고 뒤에 스승이 따라 가고 있을 때 앞에 발뒷꿈치 정도 잠길 물을 보았다.
그 물을 보고 재가신자가 뒤의 스승에게 물이 있다라고 말하자 스승이 목욕이 하고 싶어서 목욕을 하겠으니 옷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앞의 재가신자가 스승에게 다시 말을 바꾸어 물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
이 경우 먼저 물이 있다고 말한 것은 어느 정도의 물은 있다는 뜻이고 뒤에 물이 없다고 한 것은 스승이 목욕할 수 있는 정도의 물은 없다고 대답한 것이다.
이와 같이 비상비비상처에서도 인식이 기능을 하면서 있지만 분명하지 않아 위빠사나 수행대상으로 삼았을 때 지혜를 일으킬 수는 없는 상태이다.
(6) 수행방법
'이 네 번째 무색계선은 세 번째 무색계 선인 무소유처의 마음을 그 대상으로 가진다.' (p184)
세번째 선에 들어 머물다가 이보다 더 미세하고 더 높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무소유처의 마음을 수행의 대상으로 수행한다.
이 무소유처의 마음을 계속 보고 '무소유처 마음이 정말로 평온하다네. 정말로 귀하다네'라고 칭찬하면서 거듭 알아차리면서 수행을 하게 된다.
이렇게 수행을 하다보면 수행이 완성이 되어 3번째 마음을 완전히 초월하여 비상비비상처 상태로 들게 된다.
비상비비상처 수행을 할 때 세번째 마음을 칭찬하면서 올라가게 된다,
그라나 4번째 마음은 3번째 마음을 극복하고 초월해야 올라갈 수 있을텐데 칭찬하게 된다면, 3번째 마음을 애착하고 좋아하는 것은 아닌지, 극복하고 버릴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경전에서는 무소유처 마음을 칭찬하면서 비상비비상처 경지로 드는 것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어떤 왕에게 한 조각가가 너무나 아름다운 코끼리를 조각상을 보냈다.
이 때 왕이 코끼리 모양 조각을 보고 기술이 너무 훌륭하고 코끼리 모습이 너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왕에게 직접 조각하는 일을 하겠냐고 헸을 때는 직접 조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라고 비유하고 있다.
이와 같이 3번째 마음은 좋은 상태라고 인정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상태가 있다고 알고 있으므로 더 높은 경지를 원하게 된다.
현대로 비유하자면 내가 마지막 버전의 아이폰을 칭찬하면서 잘 쓰고 있었지만 더 좋고 새로운 기능의 최신 버전의 아이폰이 출시된다면 이전 것을 버리고 새로운 버전을 사고 싶은 것과 같다.
§23. 무색계 과보의 마음들 (arūpāvacara-vipākacittāni) - 4가지
(5) 공무변처에 속하는 과보의 마음
(6) 식무변처에 속하는 과보의 마음
(7) 무소유처에 속하는 과보의 마음
(8) 비상비비상처에 속하는 과보의 마음
- 이 네 가지는 무색계 과보의 마음이다. (p185)
공무변처를 수행을 하다가 공무변처의 선을 가지고 돌아가신다면 공무변처의 재생연결식이 과보로 나타나게 되어 공무변처에 재생하게 된다.
식무변처, 무소유처, 비상비비상처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24. 무색계 작용만 하는 마음들 (arūpāvacara-vipākacittāni) - 4가지
(5) 공무변처에 속하는 작용만 하는 마음
(6) 식무변처에 속하는 작용만 하는 마음
(7) 무소유처에 속하는 작용만 하는 마음
(8) 비상비비상처에 속하는 작용만 하는 마음
- 이 네 가지는 무색계 작용만 하는 마음이다.
이와 같이 모두 12가지 무색계 유익한 마음, 과보의 마음, 작용만 하는 마음이 끝났다.
(p185-186)
작용만 하는 마음은 아라한이 된 분들에게 일어난다.
마른 위빠사나 수행만으로 아라한이 된 분들이 사마타 수행을 할 때는 빠른 속도로 선정을 얻을 수 있는데 제5선을 얻은 후 무색계 선정을 얻게 될 때 작용만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일반 범부들은 번뇌를 바탕으로 무언가를 원하는 마음으로 선을 닦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경우는 애착과 집착으로 선을 닦는 것이다.
이와 같이 번뇌를 바탕으로 선을 닦으므로 업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아라한들은 번뇌가 이미 제거되었으므로 번뇌를 바탕으로 선을 닦는 것이 아니다.
아라한들은 모든 선을 증득할 때 작용만 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된다.
§25. 무색계 마음의 요약
무색계의 마음은 대상의 분류에 따라 네 가지이며 덕스럽고 익었고, 작용만 하는 것의 분류에 따라 다시 12가지이다. (p186)
(1) 무색계 선의 대상
'대상의 분류에 따라 : 각각의 무색계 마음은 두 가지 대상(ārammaṇa)을 가진다.
하나는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 (ālambitabba)이고, 다른 하나는 초월되어야 할 대상 (atikkamitabba) 이다. ' (p186)
무색계 대상은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과 초월되어야 할 대상을 가진다.
도표 1.6 (p187)을 보면
공무변처는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이 허공(개념)이고 초월되어야 할 대상은 까시나(개념)이다.
식무변처는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이 공무변처의 마음이고 초월되어야 할 대상은 허공(개념)이다
무소유처는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은 없음(개념)이고 초월되어야 할 대상은 공무변처의 마음이다
비상비비상처는 직접 인지되어야 할 대상이 무소유처의 마음이고 초월되어야 할 대상은 없음(개념)이다.
(2) 무색계 선의 특징
'무색계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색계선과 다르다.
첫째, 색계선은 까시나 등의 다양한 대상을 가지지만 무색계선은 각자에게 특별한 오직 한 가지 대상만을 가진다.' (p186)
색계 선을 닦을 때는 다양한 40개 명상 주제 중 선을 닦을 수 있는 주제로 자신에게 알맞게 정해서 닦을 수 있지만 무색계 선의 경우는 한 가지 대상만을 가질 수 있다.
'둘째 , 색계선의 초선은 다섯 가지 禪의 구성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제2선은 네 개를 가지는 등 서로 다르다.
더 높은 선의 경지를 얻고자 하는 수행자는 같은 대상을 가지고 연속적으로 더 거친 요소를 제거하면서 제5선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나 제5선에서 첫번째 무색계선인 공무변처로 나아가고 하나의 무색계선에서 그 다음의 무색계선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초월해야 할 禪의 구성요소들이 없다.
그 대신 수행자는 연속적으로 더 미세한 대상을 초월함으로써 나아간다.
그러므로 무색계 선의 마음은 모두 제 5선의 평온과 집중이라는 두 가지 禪의 구성요소를 가진다. 이런 이유로 네 가지 무색계 선은 색계 제5선에 포함되는 것으로 설해지기도 한다. ' (p186-187)
색계 선에서 다음 단계를 닦을 때는 하나씩 거친 선의 구성요소를 내려놓으면서 제거하면서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색계 선을 표현할 때 경전에는 '선의 요소를 초월하는 선'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무색계 선에서는 평온과 집중의 선의 요소를 제거하거나 초월할 수가 없다.
대신 대상을 초월하면서 다음 경지로 올라간다.
그래서 무색계 선은 '대상을 초월하는 선'이라고 표현한다.
무색계 선의 색계 제5선과 동일한 평온과 집중의 선의 요소를 가지고 있어서 때로는 색계 제5선과 동일하게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제5선의 마음을 색계 제5선의 마음 3가지와 무색계 마음 12가지를 합하여 15가지 마음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셋째, 그러나 마음으로 볼 때 그들은 서로 다르다.
그들은 제5선과는 다른 경지에 속하고 다른 유형의 대상들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禪으로 볼 때는 이들이 제5선의 한 유형으로 간주되는 것이다.'(p187)
(3) 고귀한 마음 (mahaggata-citta 마하가따-찌따)
'15가지 색계 마음과 12가지 무색계 마음을 고귀한 마음(mahaggata-citta)이라 부른다.' (p187)
고귀한 마음은 15가지 색계 마음과 12가지 무색계 마음을 모두 일컫는 용어로 총 27가지 마음을 말한다.
(4) 세간적인 마음 (lokiya-citta 로끼야-찌따)
'지금까지 논의된 81가지 마음은 세간적인 마음(lokiya-citta)이다.
이들은 삼계, 즉 욕계, 색계, 무색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 (p188)
욕계 마음 54가지, 색계 마음 15가지, 무색계 12가지 총 81가지 마음을 세간적인 마음 (lokiya-citta 로끼야-찌따) 이라고 한다.
범천 세계에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세간적인 마음에 속하고 윤회의 고통을 버릴 수 없는 세간적인 경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강의 후 문답>
문) 비상비비상처와 멸진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답) 비상비비상처는 미세하지만 마음과 마음부사가 일어나고 있는 상태이지만 멸진정은 잠깐이지만 마음과 마음부수가 일어나는 것이 멈춰져 있는 상태이다.
8선정까지 닦은 사람이 일주일 이내로 기한을 정해서 멸진정에 들어 머물 수 있는데 이 경우 흐름이 멈추어져 있어 마음이나 마움부수가 일어나지 않게 된다.
문) 비상비비상처에서도 미세한 갈애가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가요?
답) 비상비비상처에서도 미세한 갈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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