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습니다.
잃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 마세요.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습니다.
얻었다고 너무 날뛰지 마세요.
이 생을 잃으면 내생을 얻는 것이고,
병을 얻어 건강한 육신을 잃으면
그 동안 경시했던 내 몸을 더욱 중시하는 마음이 생기지요.
오른 손을 잃으면 왼 손이 그 일을 대신하고
聽力을 잃으면 視力이 강해지지요.
죄될 일을 놓으면 복을 얻고,
복될일을 잃으면 죄가 얻어지는거요.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와요.
잡념을 놓으면 일심이 생기고,
일심을 잃으면 망념이 가득해져요.
너무 먹으면 몸이 무거워지고,
적게 먹으면 몸이 가벼워져요.
잃은 하나와 얻은 하나의 차이는 어떨까요?
잃은 것이 내게 득이 되는 것이라면
크면 클수록 좋을 것이고,
얻는 것이 내게 해로운 것이면
작으면 작을수록 좋을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들의 얄팍한 계산 속입니다.
그런데 잃은 것이 크든 작든,
얻는 것이 크든 작든
그 기준이라는 게 어떤 것일까요?
따지고 보면 그것은 수십 년 살아 오면서
습득된 내 욕심의 기준일 것입니다.
亡者가 입는 수의에 호주머니가 없듯
태어나면서 갖고 온 내 손도 빈 손이었고요,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 갖고 갈 손도 빈 손입니다.
빈 손에 잡히는 정도라야
제 손 크기 밖에 더 되겠습니까?
- 나상호 "자전거 타고 가며 보는 세상"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