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시골에서 자라며 참외나 수박 닭서리 등을
안 해본 사람들이 있을까 보냐마는 심하면 개와 돼지
염소 등을 서리했을 적도 있을 텐데 이쯤 되면 이건
서리가 아니라 절도죄에 해당이 된다 하여야 할 것이다.
한데 닭서리를 한번 재미삼아 했는데도 경찰에
고발되어 특수절도 전과가 붙은 몇몇 친구가
있으니 참으로 억울하고 기가 막힌 사실이라
이를 풀어보고자 한다.
친구 중에 당시 00리에 살던 Y라는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야 말로 의지의 한국인이라 할 정도로
대단한 친구다.
당시 가정형편상 중학교를 졸업하고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시골에서야 늘상 그렇듯이
겨울철에 저녁을 먹고 나면 아지트(?)에 모여
나이롱뽕이나 치며 놀다가 밤중이 되어 출출하면
이것저것 먹을 것이 생각나는데 이날따라 하필
이 친구를 비롯 세 명의 친구가 꼴찌를 하는
바람에 닭서리당번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는 사람의 집을 설정 닭을 세 마리
쌔벼다가 맛있게 끓여 먹었다는 말씀...
한데 비밀은 새어나가기 마련이라 며칠 후
소문이 나서 닭 주인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고
급기야 닭의 주인이 이들을 경찰에 고발한 것...
며칠이 지난 후 파출소에서 출동하여 조사를
하려고 하였으나 하필 이 친구 세 명은 약간
장기간의 출타를 하게 되었고 이 일은 그냥
흐지부지 되었다.
그리고 약 칠 팔년의 세월이 흘러 군에를 다녀온
이 Y라는 친구는 부모를 졸라 대학을 가게 해
달라고 하였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상 불가하다고
하자 그럼 내가 벌어서 대학을 가겠다고 한 후
가출하여 당시로서는 뾰족하게 돈을 벌 방법이
없어 강원도의 탄광으로 들어가 광부가 되어
2년간 굴속에 틀어박혀 세상과의 인연을 끊은 채
오로지 돈을 버는데만 열중하였고.....
어느 정도의 자금이 모이자 바로 서울로
올라와 학원에서 대입검정고시공부를 하여
6개월만에 합격을 하였으며 그 해 치룬
대입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고려대 경영학과에
합격을 하였지만 입학금이 턱없이 부족해
서울시립대에 장학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여기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친구의 과거담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기가 막힌 사연이 있었음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과거 대학생방범대라는 아르바이트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전농동 파출소에서 알바를 하던 중이었는데
심심해서 파출소에 설치된 컴퓨터로 자신의
전과사실을 조회해본 이 친구 곧바로 기절+졸도를 하고 말았다.
분명 아무것도 없이 깨끗할 줄로만 알았던
자신에게 향군법위반 2건과 웬 특수절도 전과 한 개?????
이날부터 이 친구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매일 울부짖으며
학업도 포기한 채 술타령만을 하고 지새우는 것이었다.
이를 보다 못해 이 친구의 누나에게서 내게 전화가 왔다.
당시 이 친구는 누나의 집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것..
"야 준용아 큰일 났다!! 00이가 공부도 안하고 매일
술타령에 울고만 있어 이유를 물어봐도 전과자가
어떻고 횡설수설하며 말도 안하고 답답해 미치겠으니
네가 어떻게 한번 와서 자초지종 좀 들어봐라"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는 당시 미아리에 있는
누나의 집으로 가서 친구를 만나
"야 임마 너 어쩌려고 이래?
도대체 이유가 뭐야?
응? 시원하게 내게 말 좀 해봐라"
그러자 이 친구 이 세상 모두 포기하고
곧 하직 할 것만 같은 표정으로 도대체 내게
붙은 전과3범의 기록이 무슨 이유로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과자는 이 세상에서
설 곳(취직이나 입사시험 제한)이 없는데 공부는
해서 뭐 하느냐며 또 다시 꺼이꺼이 울부짖는다.
참으로 기가 막힌 나는 즉석에서
치안본부 컴퓨터실로 연결 사건의 내막을
알아보았고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
먼저 향군법 2건에 대해
당시 강원도탄광으로 무단가출하여
세상과는 등진 채 땅굴 속에서만 두더지처럼 살다보니
예비군훈련을 2년동안 안 받아서 주민등록도
직권말소가 되어 훈련 불참기피 한 건에 말소가
되다보니 편성기피 한 건 이러다 보니
향군법전과 2범 특수절도에 대해 알아보니
옛날 10대 후반에 아까 이야기 했던 남의
닭을 잡아먹은 것이 있는데 이것이 고발되어 한 건,
참고로 같이 닭서리를 했던 세 명 모두 현재까지
특수절도 전과기록을 평생 가지고 다닌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없어지지 않냐구?
웃기지 마쇼 죽어야 없어집니다.
물론 전과사실을 발설은 안하지만 경찰 컴퓨터에는
그대로 남아 있어서 추후에 무슨 범죄로 인해
사건조사를 할 때 과거의 전과기록을 참고로
한다는 사실 우리 모든님들 잊지 마세요
그러나 여기에서 처분 결과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 친구가 알 턱이 없었다.
내가 알아본 처분 결과는 [기소유예]였다.
참고로 기소유예란 한 사건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보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없으며 직업이 확실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며 사안의 경중으로 볼 때
범죄행위라고 인정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판단될 때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 원칙을 가진
검사가 재량으로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본 사건은 위의 건에서 설명한
모든 것에 부합되므로 범죄라기보다는
어릴 적 장난삼아 해본 [약간의 부도덕한 행위]라고
할 만하므로 걱정해도 되지 않아도 되니
이제 제발 정신차리라고 약 일주일을
쫓아다니며 안심을 시켜 겨우 원위치로 돌려놓을 수가 있었다.
어릴 때 장난삼아 해본 닭서리가 이렇게
평생을 쫓아다니는 특수절도 전과자라니????
이제 특수절도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한다.
절도의 종류에는 단순절도와 특수절도가 있다.
단순절도의 예를 들자면 길을 가다가 옆에
탐나는 물건이 있어 슬쩍 집어오는 행위는 단순절도이다.
그러나 여럿이 공모하여 특히 야간에 시정장치(잠금장치)를
풀고 절취하는 행위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특수절도이며 이때 주인에게 발각되어 흉기를
들이대면 강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 모든님들 죄짓고 살지 맙시다...
